검찰, '김윤옥 조사' 카드 꺼낼까…정치적 부담에 신중
검찰, '김윤옥 조사' 카드 꺼낼까…정치적 부담에 신중
  • 나운채 기자
  • 승인 2018.03.16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김윤옥 여사와 함께 지난해 5월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아파트 회의실에 마련된 논현1동 3투표소에서 투표를 위해 줄서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김윤옥 여사와 함께 지난해 5월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아파트 회의실에 마련된 논현1동 3투표소에서 투표를 위해 줄서 있다.

이명박(77)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뇌물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칼끝'이 그의 부인 김윤옥(71) 여사에게까지 향할지 주목된다.

 검찰은 김 여사가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희중(50) 전 청와대 1부속실장으로부터 돈을 건네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뇌물 수수자로 지목된 만큼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정치적 부담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1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이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 측에 건넨 20억원대 뒷돈 가운데 수억원 가량이 김 여사 측에 전달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의 사위 이상주(48) 삼성전자 전무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 전 회장 측으로부터 받은 수억원을 김 여사 측에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이 전 회장이 직접 수억원을 김 여사에게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성동조선으로부터 나온 불법 자금이 이 전 회장, 이 전무 등을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뇌물 범행의 구체적인 단계도 파악한 상태라는 것이다. 또 검찰은 지난 2008년 경영위기를 맞은 성동조선의 경영을 이 전 대통령 측에서 지원해줬다는 배경에도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김 전 실장이 김 여사 측에 10만 달러를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김 전 실장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억원을 미화로 받아, 청와대 여성 행정관을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전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2018.03.15.  photo@newsis.com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정황들에 비춰봤을 때 뇌물 범행의 수수자로 볼 수 있는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직접 소환이나 방문 등 조사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어도 조사 자체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한 지검의 검사는 "뇌물죄에 있어서 공여자와 수수자를 조사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방식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더라도 조사 자체는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과 정치권 일각에서 정치 보복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수사에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전직 대통령이 직접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데 이어 부인까지 잇따라 조사하는 것은 정치적인 부담이 클 수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검찰 소환 조사에서 김 여사의 뇌물 의혹과 관련해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전 실장과 관련된 10만 달러 의혹과 관련해서는 "받은 사실은 있다"라면서도 용처에 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 전 대통령이 부인에게까지 검찰 수사 범위가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차원의 답변이 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 실장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는 점을 먼저 고려해 자신의 선에서 마무리 짓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두루 고려 중인 검찰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 여사에 대한 조사 일정이나 필요성에 대해선 현재까지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