벧엘의 하나님
벧엘의 하나님
  • 크리스챤월드리뷰
  • 승인 2018.03.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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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강해(106)
이재록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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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가 야곱에게 낳은 딸 디나가 그 땅 여자를 보러 나갔더니 히위 족속 중 하몰의 아들 그 땅 추장 세겜이 그를 보고 끌어들여 강간하여 욕되게 하고 … 제 삼 일에 미쳐 그들이 고통할 때에 야곱의 두 아들 디나의 오라비 시므온과 레위가 각기 칼을 가지고 가서 부지중에 성을 엄습하여 그 모든 남자를 죽이고 …”(창 34:1~31)

악을 악으로 갚은 결과

야곱의 가족이 가나안 땅 세겜 성 앞에 머물고 있을 때, 그의 가정에 또 한 차례 불행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딸 디나가 그 지역의 여자를 보러 나갔다가 강간을 당하고 만 것입니다(창 34:1~2). 디나를 강간한 사람은 히위 족속 하몰의 아들로, 그 땅 추장인 세겜이었습니다.

야곱이 얍복 강에서 철저히 깨어지고 변화된 증거는 딸 디나 사건을 통해 잘 나타납니다. 세겜이 딸을 더럽혔다는 소식을 들은 야곱은 가슴이 무너지는 일이었지만 들에서 가축을 치는 아들들이 돌아올 때까지 잠잠히 기다렸습니다. 그들이 돌아오면 설득하여 사람의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방법대로 맡기려 했던 것입니다.

예전의 그였다면 분을 이기지 못하고 당장 어떻게 해 보려 했을 것입니다. 들에 나간 아들들을 기다리지 못하고 급히 사람을 보내어 불러들였겠지요. 그러나 야곱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딸이 큰 수치를 당했는데도 악을 악으로 갚으려는 마음이 없었습니다. 주변 상황이나 사리를 분별하지 못한 채 당장의 기분이나 감정에 이끌리지도 않았습니다.

한편, 세겜은 디나를 욕보였지만 그녀에게 마음이 끌렸습니다. 그래서 디나의 마음을 위로하고 아버지 하몰에게 그녀를 아내로 삼게 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디나와의 혼담을 위해 야곱을 찾아온 하몰은 “내 아들 세겜이 디나를 사랑하고 있으니 결혼하게 해 달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결혼을 허락하면 야곱의 가족에게 그 땅에서 기업을 얻게 해 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세겜도 결혼만 허락해 주면 아무리 큰 혼수와 예물이라도 원하는 대로 주겠다고 말합니다. 이 모습만 보아서는 세겜이 디나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육의 사람은 결국 자기 유익과 입장을 먼저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겉으로는 상대를 위해 주는 것 같지만 마음에는 또 다른 속셈이 있는 것입니다. 세겜의 경우 디나를 아내로 삼고 나아가 야곱의 집안과 자기 성 사람들이 통혼하게 되면 결국 야곱의 소유가 자신들의 것이 되리라는 속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에 야곱의 아들들은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 자신들처럼 세겜 성의 모든 남자가 할례를 받으면 그들과 통혼하며 한 민족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세겜뿐만 아니라 세겜 성에 사는 모든 남자를 쳐서 보복하려는 목적이 숨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속셈을 모르는 세겜과 하몰은 그 제안을 좋게 여깁니다.

하몰과 세겜은 많은 사람이 왕래하는 성문에서 성 사람들의 구미를 끌 만한 말로 그들을 설득합니다. 그들이 할례를 받으면 야곱의 집안과 통혼할 수 있고 이로써 자연스럽게 한 민족을 이루어 야곱의 소유도 자신들의 소유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해관계를 생각한 세겜 성 남자들은 그 제안을 받아들여 모두 할례를 받았습니다. 그 후 사흘째 되던 날 세겜 남자들이 가장 고통이 심할 때 일이 발생했습니다.

디나의 동복 오빠인 시므온과 레위가 사람들을 이끌고 성을 기습한 것입니다. 시므온과 레위는 디나를 욕보인 세겜과 그의 아비 하몰은 물론 성안의 모든 남자를 죽입니다. 보복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야곱의 여러 아들들이 합류하여 닥치는 대로 가축과 재산을 빼앗으며 아녀자들을 사로잡고 가재도구까지 노략해 왔습니다. 누이가 당한 수치를 복수한다는 명목이었지만 한 성의 남자들을 모조리 죽이고 노략질한 것은 너무나 큰 악입니다. 야곱의 아들들이 세겜 성 남자들을 속여 죽이고 복수한 것은 또다시 그곳 사람들에게 복수의 빌미를 제공한 셈입니다. 다행히 하나님께서 야곱을 생각하여 주변 고을들로 하여금 크게 두려워하게 함으로 더 이상 피의 보복은 없도록 하셨습니다. 이는 공의에 맞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곧 세겜의 잘못이 먼저였기에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주관하여 야곱 일가를 해치지 못하게 하신 것입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역사해 주지 않으셨다면 수적으로 열세인 야곱 일가는 생명을 부지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비록 디나가 당한 일은 씻기 어려운 수치였지만 야곱의 아들들이 정말 선했다면 악을 악으로 갚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방법을 따랐어야 했습니다.

라헬의 죽음과 이삭을 재회한 야곱

“하나님이 야곱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거기 거하며 네가 네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네게 나타났던 하나님께 거기서 단을 쌓으라 하신지라 … 그들이 벧엘에서 발행하여 에브랏에 이르기까지 얼마 길을 격한 곳에서 라헬이 임산하여 심히 신고하더니 그가 난산할 즈음에 산파가 그에게 이르되 두려워 말라 지금 그대가 또 득남하느니라 하매 그가 죽기에 임하여 그 혼이 떠나려 할 때에 아들의 이름은 베노니라 불렀으나 그 아비가 그를 베냐민이라 불렀더라 라헬이 죽으매 에브랏 곧 베들레헴 길에 장사되었고 … 야곱이 기럇아르바의 마므레로 가서 그 아비 이삭에게 이르렀으니 기럇아르바는 곧 아브라함과 이삭의 우거하던 헤브론이더라 …”(창 35:1~29).

야곱의 가족은 세겜 성 거민의 살육과 약탈 사건으로 인해 신변에 위협을 느꼈습니다. 이때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벧엘로 올라가 단을 쌓으라고 지시하십니다(창 35:1). 벧엘은 야곱이 에서를 피해 하란으로 도망할 때 하나님께서 나타나 언약의 말씀을 주신 곳입니다(창 28:10~22). 이제 야곱이 철저히 깨어지고 변화되어 축복받을 그릇이 되었기에 하나님께서는 다시 한 번 그를 벧엘로 불러 축복하시려는 것입니다.

벧엘에 이르러 단을 쌓다

야곱은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벧엘로 가기에 앞서 자신은 물론 가족과 종들에 이르기까지 신앙을 점검합니다. 이방 신상을 버리고 각각 자신을 정결케 하며 의복을 바꿔 입도록 했습니다. 가정 안에 신앙 개혁을 단행함으로 우상을 제거한 것입니다. 벧엘에 도착한 야곱은 단을 쌓고 그곳을 ‘벧엘의 하나님’이라는 뜻의 ‘엘벧엘’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나타나셔서 그의 이름을 다시금 이스라엘이라 확인해 주십니다. 이는 야곱을 이스라엘 민족의 시조로 세우고 약속한 말씀을 이루어 주시기 위함입니다. 이어 하나님께서는 “생육하며 번성하라 국민과 많은 국민이 네게서 나고 왕들이 네 허리에서 나오리라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준 땅을 네게 주고 내가 네 후손에게도 그 땅을 주리라”(창 35:11~12)고 축복하십니다.

야곱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던 자리에 돌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전제물을 부었습니다. 또 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곳을 벧엘이라 불렀습니다. 이는 하나님께 받은 약속을 온전한 언약의 증표로 세우려는 것입니다. 돌기둥을 세웠다는 것은 하나님 말씀은 변함이 없기에 말씀하신 대로 자신을 통해 이스라엘의 기초를 세우신다는 의미입니다. 그 위에 전제물과 기름을 부은 것은 자신에게 주신 약속을 번복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야곱은 하나님 말씀이 온전히 이루어질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기에 이렇게 믿음의 행함으로써 하나님과의 언약을 굳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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