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이 애굽에 노예로 팔려간 섭리(1)
요셉이 애굽에 노예로 팔려간 섭리(1)
  • 이재록목사
  • 승인 2018.03.2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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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강해(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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벧엘에서 언약의 증표를 세운 야곱 일행은 그곳에서 출발하여 에브랏 근처에 이릅니다. 이때 야곱에게 또다시 애통할 사건이 일어납니다. 해산할 때가 되어 진통을 시작한 라헬이 난산 끝에 죽음을 맞은 것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듯 숨을 거두기 전 아이를 ‘내 슬픔의 아들’이라는 뜻의 ‘베노니’로 불렀습니다. 라헬을 잃고 슬픔에 잠긴 야곱은 차마 아이를 그렇게 부를 수 없어 ‘오른손의 아들’이라는 뜻의 ‘베냐민’으로 이름 지었습니다.

야곱은 에브랏이라는 곳에 라헬을 장사하고 묘비를 세운 후 길을 떠납니다. 야곱 일행이 헤브론으로 돌아오던 중 에델 망대를 지나 장막을 쳤을 때의 일입니다. 야곱이 라헬을 잃은 슬픔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레아가 낳은 장자 르우벤이 서모 빌하와 통간했다는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충격적인 소식을 듣습니다. 그들의 소행은 사형이라는 중징계를 내려도 마땅합니다. 하지만 야곱은 이 소식을 듣고도 분노하거나 사람들 앞에 드러내지 않고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그 뜻대로 되기를 바랐습니다.

야곱은 그들이 마음 중심에서 돌이켜 회개하기 원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범죄를 드러내 벌하거나 책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깨우쳐 주면서 스스로 돌이키기를 기다렸습니다. 이것이 바로 공의를 뛰어넘는 사랑입니다. 야곱의 이러한 모습은 그가 연단을 통해 얼마나 하나님의 마음을 닮게 되었는지 보여 줍니다.

이 사건을 통해 야곱은 인생이 얼마나 덧없고 허무한지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새겼습니다. 또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는 마음으로 더 굳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아버지 이삭과 재회하다

야곱은 에서와 화해한 후에도 곧장 아버지 이삭을 만나러 가지 않고 세겜 땅에 정착하여 오랜 시간 머물렀습니다. 연단을 마친 야곱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때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편에서 정하신 때를 마음에 주관받아 행했습니다. 20년 동안 뵙지 못한 아버지가 그립고, 자신의 성공을 보여 드리며 그동안의 불효를 조금이나마 씻고 싶어도 인내하며 때가 오기를 기다렸던 것입니다.

야곱이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를 경계하던 에서의 마음은 더욱 풀어졌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야곱은 하나님의 주관하심을 따라 이삭에게 나아갑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때를 주관해 주시니 야곱과 이삭이 다시 만나고 가족이 화평을 이룬 가운데 이삭은 평안히 임종을 맞을 수 있었습니다. 이삭은 180세에 기운이 진하여 삶을 마감했고 에서와 야곱은 아버지의 시신을 마므레 앞 막벨라 굴에 장사했습니다(창 49:29~31).

가나안 땅을 떠난 에서 가족 “에서 곧 에돔의 대략이 이러하니라 에서가 가나안 여인 중 헷 족속 중 엘론의 딸 아다와 히위 족속 중 시브온의 딸 아나의 소생 오홀리바마를 자기 아내로 취하고 …”(창 36:1~43).

에서는 장자의 축복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팥죽 한 그릇에 장자권을 팔겠다고 쉽게 말을 내었고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았던 것입니다. 자신이 장자라는 의식이 있었다면 마땅히 자기 민족 중에서 아내를 찾아 혈통을 계승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가 아내로 맞이한 아다와 오홀리바마는 우상 숭배가 만연한 가나안 부족 여인들이었습니다. 뒤늦게야 에서는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은 것이 장자권 승계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아브라함의 혈통인 이스마엘의 딸 바스맛과 결혼합니다. 그리고 세 아내로부터 다섯 아들을 두었습니다.

그런데 에서는 또다시 하나님의 축복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땅, 곧 아버지 이삭과 함께 거하던 땅을 떠나 자기 보기에 좋은 곳으로 이주했습니다(창 36:6). 스스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고 타처로 간 것입니다.

명목뿐인 장자권은 중요치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장자가 되려면 하나님의 약속하신 땅을 지키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아야 합니다. 에서는 이 사실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에서는 스스로 모든 가족과 재산을 이끌고 세일 산으로 이주합니다. 세일은 사해 남방의 산악 지대로서 그 땅에는 호리 족속이 살고 있었습니다(신 2:12).

에서의 후손들은 원주민 호리 족속을 멸하고 세일 산에 정착하여 ‘에돔’이라는 큰 민족을 이루었습니다. 에돔은 ‘붉은’이라는 뜻으로 피부가 붉은 에서의 별명이자 그의 후손을 가리키는 말입니다(창 25:30).

비록 에서가 자기 보기에 좋은 곳을 찾아 이방인들이 사는 지역으로 떠났지만 그의 계보는 대대로 이어져 번성하며 에돔 왕국을 이루었습니다(창 36:9~19, 31~43). 에서가 아브라함과 이삭의 후손이기에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신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단지 육적인 축복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에서의 후손, 곧 에돔 족속은 세일 산의 원주민들과 통혼하면서 하나님과 상관없는 이방 족속이 되고 맙니다. 하나님 역사의 중심에 서는 선민이 아닌, 선민 이스라엘의 주변 족속으로서 인간 경작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쓰임을 받습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선택이었습니다. 비록 장자의 축복은 야곱에게 돌아갔고 선민으로서의 섭리는 이스라엘 족속에게 있었지만, 에서와 그 후손들이 하나님을 떠나지 않았다면 하나님의 은총도 그들에게서 떠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선민 이스라엘과 더불어 하나님을 섬기는 형제 나라로서 축복을 누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을 떠나 육으로 빠졌기에 결국 하나님과 상관없는 족속이 되고 맙니다. 이처럼 에서를 비롯해 그 후손들은 스스로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져 나감으로 축복을 저버렸습니다. 그러니 사람의 중심과 앞일을 다 아시는 하나님께서는 처음부터 에서가 아닌 야곱을 선민 이스라엘의 조상으로 택할 수밖에 없으셨던 것입니다.

요셉이 애굽에 노예로 팔려간 섭리

“야곱이 가나안 땅 곧 그 아비의 우거하던 땅에 거하였으니 야곱의 약전이 이러하니라 요셉이 십칠 세의 소년으로서 그 형제와 함께 양을 칠 때에 그 아비의 첩 빌하와 실바의 아들들로 더불어 함께 하였더니 그가 그들의 과실을 아비에게 고하더라 요셉은 노년에 얻은 아들이므로 이스라엘이 여러 아들보다 그를 깊이 사랑하여 위하여 채색옷을 지었더니 … 요셉이 그들에게 가까이 오기 전에 그들이 요셉을 멀리서 보고 죽이기를 꾀하여 서로 이르되 꿈꾸는 자가 오는도다 … 때에 미디안 사람 상고들이 지나는지라 그들이 요셉을 구덩이에서 끌어올리고 은 이십 개에 그를 이스마엘 사람들에게 팔매 그 상고들이 요셉을 데리고 애굽으로 갔더라 …”(창 37:1~36)

하나님께서는 야곱을 연단하여 그릇을 만드신 후에 비로소 약속하신 땅으로 돌아오게 하여 그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섭리를 펼쳐나가십니다. 바로 선민 이스라엘 민족을 이루는 일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 과정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한 인물이 필요함을 아셨습니다.

장차 야곱과 그의 자손들이 애굽에 들어가 큰 민족을 이루는 데 필요한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 놓을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인물로 야곱의 열한 번째 아들인 요셉을 택하십니다. 영적으로는 요셉이 야곱의 장자일 뿐 아니라 열두 아들 중에 그의 중심이 가장 합당했기 때문입니다. 하란에서 출생하여 어린 나이에 가나안 땅으로 이주한 요셉은 일찍 어머니 라헬을 잃었습니다. 그가 어느덧 열일곱 살 소년이 되었습니다(창 37:2). 아버지 야곱을 닮아 지혜롭고 용모도 준수했으며, 하나님에 대한 신앙도 깊었습니다. 또 아버지의 가르침을 명심해 그대로 행해 나가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야곱은 열두 아들 중에 특별히 요셉을 더 사랑하였습니다. 노년에 얻은 아들일 뿐만 아니라 가장 사랑하는 아내 라헬을 통해 얻은 첫 아들이었기에 늘 곁에 두고 가르치며 다른 아들들과 달리 채색옷을 지어 입힐 정도로 각별한 사랑을 주었습니다. 야곱의 입장에서는 요셉을 사랑해서 한 일이지만 이것이 요셉에게는 오히려 화가 되었습니다. 형들로 하여금 요셉을 시기 질투하며 미워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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