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이 애굽에 노예로 팔려간 섭리(2)
요셉이 애굽에 노예로 팔려간 섭리(2)
  • 이재록목사
  • 승인 2018.03.3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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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강해(108)
이재록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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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요셉마저 형들로부터 미움을 살 만한 행동을 합니다. 때마다 형들의 잘못을 아버지께 알린 것입니다. 그러나 요셉이 악한 마음으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요셉은 기본적으로 선한 마음을 가졌고 중심도 좋았습니다. 다만 그는 형들의 잘못을 아버지께 알려드리는 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버지를 사랑하고 형들이 더 잘하기 원하여 나름대로 의로움 속에 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의가 앞서니 형들의 잘못을 덕과 사랑으로 덮어 주지는 못했습니다. 자신은 옳은 일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형제들을 불편하게 하고 아버지와 형제들 사이를 이간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요셉의 꿈 이야기

아직 온전하지 못한 가운데 자기 의가 앞섰던 요셉에게는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마음과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것이 결정적으로 드러난 것이 형들에게 자신이 꾼 꿈 이야기를 자랑하듯 말하는 사건입니다. 요셉은 형들에게 “나의 꾼 꿈을 들으시오”(창 37:6)라고 말하는데 이처럼 명령조로 하는 말투부터가 그의 높아진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형들을 무시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꿈 내용은 요셉이 형들과 밭에서 곡식을 묶는데 형들의 곡식단이 자기 단에게 절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꿈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형들을 가리켜 ‘당신들’이라고 무시하는 듯한 말투를 냅니다. 꿈의 내용도 그렇지만 그 말투와 태도에 형들의 마음은 더 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연히 형들의 말이 곱게 나올 리 없습니다. 그들은 “네가 참으로 우리의 왕이 되겠느냐 참으로 우리를 다스리게 되겠느냐”(창 37:8)며 요셉을 더욱 미워하였습니다. 꿈 이야기를 했을 때 형들의 반응이 아니다 싶으면 다음에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요셉은 주변 상황이나 형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채 또다시 꿈 이야기를 합니다. 이번에는 “해와 달과 열한 별이 내게 절하더이다”(창 37:9) 했습니다. 누가 들어도 열한 명의 형제들뿐만 아니라 부모까지도 자기 앞에 절한다는 내용임을 알 수 있습니다. 더더욱 형들의 귀에 달갑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요셉은 형들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버지에게까지 꿈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요셉의 이야기를 들은 야곱은 그를 꾸짖습니다. “너의 꾼 꿈이 무엇이냐 나와 네 모와 네 형제들이 참으로 가서 땅에 엎드려 네게 절하겠느냐”(창 37:10)고 질책했습니다.

야곱이 요셉을 꾸짖은 이유는 꿈 내용 때문이 아니라 자랑하듯 말하는 요셉의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야곱이 생각할 때도 좀 도가 지나치다 싶었던 것입니다. 야곱은 요셉을 꾸짖으면서도 그 꿈을 마음에 두었습니다. 다만 요셉의 행동이 자칫 형들로부터 큰 미움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형들의 감정을 잠재워 볼까 꾸짖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때는 늦었습니다. 오랜 세월 아버지의 편애로 형들의 마음에는 요셉에 대한 미운 감정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거기다 요셉의 꿈 이야기까지 듣자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요셉을 꾸짖는 아버지의 몇 마디 말로 쌓인 감정이 풀어질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양 치는 형들을 찾아 나선 요셉

형들이 세겜에 가서 아버지의 양 떼를 치고 있을 때 요셉은 아버지 곁에 있었습니다(창 37:12). 여기서도 야곱이 요셉을 편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힘들고 험한 일에서 그는 제외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요셉에 대한 형들의 감정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날 야곱은 요셉에게 형들과 양 떼가 잘 있는지 살펴보고 오라고 합니다. 요셉은 그 말씀에 따라 세겜을 향해 떠납니다. 그런데 형들을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양에게 먹일 풀과 물을 찾아 늘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형들을 찾지 못하여 헤매던 요셉이 어떤 사람을 만나는데 그는 “무엇을 찾느냐”고 묻습니다. 요셉은 형들이 양 치는 곳을 가르쳐 달라고 합니다. 이 두 사람의 대화를 살펴보면 둘 다 뭔가 알고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보입니다.

들에서 만난 사람은 요셉에게 “여기서 왜 방황하고 있느냐?”라고 물은 것이 아니라, 마치 요셉이 지금 뭔가를 찾고 있는 것을 아는 듯이 “무엇을 찾느냐?”고 물었습니다. 요셉 역시 그 사람이 형들을 알 리도 없고, 형들이 있는 곳을 안다는 보장이 없는데도 너무 자연스럽게 형들이 있는 곳을 알려 달라고 합니다. 그러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형들이 도단으로 갔다고 알려 줍니다. 모든 일들이 짜 맞춘 듯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만약 이때 요셉이 그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들에서 헤매다가 결국 형들을 만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그러면 형들에 의해 애굽에 노예로 팔리는 일도 없었겠지요. 애굽에서의 13년간 연단도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이후 또 다른 사건을 통해 요셉의 연단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는 지금이 바로 그 ‘때’였습니다. 그러니 요셉은 지금 반드시 형들을 만나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요셉을 형들이 있는 곳으로 안내할 사람을 보내신 것입니다. 그는 바로 하나님의 명을 받은 천사였습니다. 물론 요셉의 눈에는 사람으로 보였지만 하나님의 능력으로는 천사라 해도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내실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어 요셉이 형들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야 요셉이 연단의 길로 접어들 수 있고 그것이 결국은 하나님의 섭리를 이루는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이 하나님 손에 의해 친히 받는 연단입니다. 꿈을 통해 원대한 비전을 받은 요셉은 이후 연단의 과정을 거쳐 자기 의나 상대를 무시하는 마음, 자랑하는 마음 등을 다 버리고 깊은 선의 차원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변화될 것을 아시기에 하나님께서는 요셉을 연단하신 것입니다. 따라서 그에게는 연단이 축복이요 형통함을 받는 길이었습니다.

요셉을 죽이려는 형제들과 말리는 르우벤

마침내 요셉이 형들이 있는 도단에 도착하면서 사건은 시작됩니다. 요셉이 가까이 오기 전에 형들이 먼저 그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들은 “꿈꾸는 자가 오는도다 자, 그를 죽여 한 구덩이에 던지고 우리가 말하기를 악한 짐승이 그를 잡아먹었다 하자 그 꿈이 어떻게 되는 것을 우리가 볼 것이니라”(창 37:20)고 말했습니다.

일단 요셉을 죽여 구덩이에 던진 뒤 그가 악한 짐승에게 잡아먹혔다고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형들이 요셉을 보고 비꼬듯이 ‘꿈꾸는 자’라 표현한 것은 요셉을 죽이려 했던 가장 큰 원인이 그의 꿈에 있음을 알려 줍니다. 이제 요셉은 꼼짝없이 죽게 될 상황입니다.

이때 큰형 르우벤이 나섭니다. 요셉의 생명만큼은 건드리지 말자며 “피를 흘리지 말라 그를 광야 그 구덩이에 던지고 손을 그에게 대지 말라”(창 37:22)고 했지요. 르우벤 역시 요셉에 대한 감정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그의 생명을 구하려 한 것은 자신이 서모 빌하와 통간했을 때 아버지가 벌하지 않고 참아 준 은혜를 입은 데 있습니다(창 35:22). 요셉이 죽을 경우 아버지가 겪게 될 고통을 생각하니 도저히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 제안이 형제들에게 그럴 듯하게 들렸습니다. 그 제안대로 요셉을 구덩이에 던져두기만 해도 자신들의 목적은 달성될 수 있었습니다. 굳이 손에 피를 묻히지 않아도 얼마 후면 죽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형제들은 요셉을 잡아 채색옷을 벗기고 산 채로 구덩이에 던져 넣었습니다. 다행히 물이 없는 빈 구덩이였습니다. 이 또한 하나님께서 요셉의 목숨을 보전시키려고 간섭하신 증거입니다.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허락지 않으시면 결코 그 생명에 손을 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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