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사랑하고 존중합시다
나부터 사랑하고 존중합시다
  • 한승진목사(황등중학교 교목)
  • 승인 2018.11.0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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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진목사(황등중학교 교목)
한승진목사(황등중학교 교목)

우리 교육은 답이 하나라고 강요합니다. 권위주의적 집단문화에서는 가능한 일입니다. 좀 더 나은 세상을 이룬다는 소박한 꿈이 어쩌면 우리를 가혹하게 옭죄고 있는 사슬입니다. 애초에 과도한 욕망을 소박한 꿈으로 착각한 것이라면, 우리가 그리는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교육이 처음부터 명문대에 대한 획일적 욕망인지도 모릅니다. 개선보다는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코 다른 누군가가 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사회 자체도 비형식적 교육의 장입니다. 제도적 교육은 자신의 질문을 내놓고 자신만의 답을 찾는 방향이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좀 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의 사회화의 길을 걷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일정 정도의 도전과 성취는 바람직한 일입니다. 중년을 넘어서 개성화의 길은 일종의 ‘탈학습(Unlearning)’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종국에는 기존의 사고와 관념에서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발견하는 문제입니다. 일상적 시간과 공간을 회복하는 교육이자 참된 자아를 찾는 교육이어야 합니다.

흐름에 휩쓸려 혼돈 속에 살거나 히말라야로 도피하거나 동일한 삶의 다른 양태일 뿐입니다. 교육의 대량생산에 따른 교육의 대량소비 속에서, 더 많이 가지겠다는 욕망에서 벗어나는 대안을 모색한 것이어야 합니다. 느리게 살기, 슬로우 라이프, 미니멀리즘 생활양식, 소비파업 등 빠른 삶을 개선하기 위한 느림의 속도 문제는 실패할 것입니다. 삶을 개선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또 다른 반혁명에 그칠 뿐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문제는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인식의 문제입니다. 외부로 향한 우리의 눈을 내면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을 개선할 수 없으며, 또한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 탈학습의 핵심입니다. 교육은 표면적으로 아이들에게 특별난 존재라고, 암묵적으로는 ‘잘 살아라’고, 방법론으로 ‘남 보다 더’를 전달합니다. 그러나 교육은 개인이 고유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일이라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지구상의 수많은 지성들이 내면의 진정한 개인으로 거듭나도록 촉구했습니다. 사회가 원하는 모습과 거리가 먼 삶을 살 수 있는 ‘용기’를 통해 얼마든지 ‘다른 삶’이 가능하며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까요?  

우리도 모르는 비밀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요. 좌절하지 마세요.  기죽을 거 없어요. 부딪혀 보는 거예요. 우리는 할 수 있어요. 잘해 왔고, 잘할 수 있어요. 할 수 있다고 세뇌시켜 보세요. 의외로 뇌는 단순해요. 뇌를 다스려 봐요. 자신에게 점수를 매기지 마세요. 한낱 숫자에 우리를 담기에는 우리는 광대하며 고귀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신에 대한 믿음이에요.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와도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 좋아질 거라는 믿음. 할 수 있다는 믿음. 이런 믿음들이 쌓여 멋진 우리가 될 거예요. 어제의 나도, 오늘의 나도. 내일의 나도. 모두 나이니, 소중하게 간직해요. 때로는 채찍질도 필요해요. 하지만 열심히 살아왔잖아요. 칭찬은 못할망정, 자신을 학대하지는 말아요. 안 그래도 지쳤는데 더 지치잖아요. 이제 채찍보다는, 당근으로 자신을 위로해줘요. 자신에게 전해줘요. 먼저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해요. 자신을 더 사랑하고 자신을 더 위로하고 자신을 더 안아줘 봅시다. 그리고 취해봅시다. 자신한테 흠뻑 취해봅시다. 간 쓸개 다 빼놓고 일한 자신에게 이렇게 말을 건네 봅시다. ‘미안하고 사랑한다’. 소처럼 일한 자신에게 말해 봅시다. ‘새처럼 떠나라.’ 내일이 없는 것처럼 일한 자신에게 말해 봅시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놀아라.’

저는 저 자신이 좋습니다. 참 좋습니다. 살아 있어서 좋습니다. 목숨뿐 아니라 정신도, 감각도 함께 살아 “안녕하세요.” 이웃에게 인사할 수 있어서 좋다. 발갛게 타오르는 노을을 볼 때나 방금 피어나는 꽃송이를 볼 때나 보이는 것, 들리는 것, 그 아름다움에 아하! 탄성을 지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살아 있는 모든 것들 사이에 흐르는 크고 작은 사랑 앞에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제가 참 좋습니다. 저는 저를 가리켜 ‘나’라고 부릅니다. 제 아내도 자신을 가리켜 ‘나’라고 합니다. 딸도 아들들도 자신들을 ‘나’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저희 집엔 여섯 명의 ‘나’가 있습니다. 이웃집 어르신이 오셨습니다. 어르신도 자신을 ‘나’라고 하십니다. ‘나’가 일곱이 됐습니다. 아들 친구가 왔습니다. ‘나’가 여덟이 되었습니다. 딸 친구도 왔습니다. ‘나’가 아홉이 되었습니다. 한 명만 더 오면 ‘나’가 열 명이 됩니다. 자희 집 화단에 핀 꽃과 나무들도 모두 ‘나’입니다. 그러니 존재하는 모든 건 ‘나’가 됩니다. 하늘에서 별들이 반짝이듯이, 세상엔 수많은 ‘나’가 저마다 숨을 쉬며 내 할 일을 하고 있어 우리가 사는 이 곳은 이렇게 아름답습니다.

빵가게엔 빵이 있습니다. 꽃집엔 꽃이 있고. 약국엔 약이 있습니다. 물 컵 속엔 물, 국그릇 속엔 국, 낮 속엔 낮, 밤 속엔 밤이 있습니다. 제 속엔 무엇이 있을까요? 성냥이 들어 있으면 성냥통, 분필이 들어 있으면 분필통, 밥이 들어 있으면 밥통. 제 입이 먹은 것, 코가 맡은 것, 제 눈이 본 것, 제 귀가 들은 것, 제 가슴이 느낀 것, 제 머리가 생각한 것, 모두 모두 들어 있는 저는 무엇일까요? 저는 슈퍼마켓? 없는 것 없이 다 들어 있는 저는 대형마트? 아니, 아니 저는 나. 작은 우주, 한 세상입니다. 소중한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이 기뻐하실 기쁨으로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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