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 관한 호불호
그에 관한 호불호
  • 피러한(한억만)목사
  • 승인 2018.11.3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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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은 요즘 방송에서 가장 잘 나가는 사람 중 하나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요리사가 그 사람밖에 없는 것 같이 그는 한국 식품계의 슈퍼스타가 되었다.   백종원의 회사 <주>더본코리아는 이미 20여개 브랜드가 있고 국내에 1,300여개, 해외엔 80여개 매장을 갖고 있음에도 계속 확장하고 있다.  마치 먹방, 쿡방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여 백종원은 누가 뭐라 해도 최대 수혜자가 되고 있다고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그의 인기는 오늘도 수많은 채널을 넘나들고  그가 소개한 업소는 대박업소로 둔갑하면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막강한 영향력을 의도치 않게 갖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이런 의문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백의 신드롬’은 과연 누구에게 가장 이익이 될까.  반면에 그가 이익을 얻은 만큼 다른 수많은 유사업종들에겐 도전과 함께 황폐화되고 있는 현실적인 염려다.   그가 흩고 지나간 지역의 어느 식당주인은 “특정 업소는 좋을지 몰라도 나머지 식당들을 슬프게 만드는 ‘3대 천왕’은 내겐 솔직히 ‘3대 악마’ 같았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소개된 업소도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방송을 타면 몰려든 관광객들로 인해 토박이 단골들은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고 한다. 

그리고 방송이 나간 후 시간이 지날수록 줄을 섰던 외지인도 서서히 시들해 지기에 어떤 식당에선 방송을 거절한 곳도 많다고 한다.      국회에서 어느 의원은 “‘더본코리아’는 현재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으로 지정받아 신규 사업 진행에서 어떤 법적 제약도 받지 않고 오히려 세제 혜택 등을 누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물론 백종원은 맛 집들의 노하우를 결국 ‘더본코리아’ 성장에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이전부터 제기되어 왔었다.  또한 편의점에서 히트시켰던 ‘백종원 도시락 시리즈’도 그의 명성을 이용한 음식이란 비판도 물론 있다.   ‘더본코리아’는 광고도 안한다. 정확히 말해서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그는 고액의 출연료를 받고  방송에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사업까지 탄력을  받고 있으니  그가 의도하든 안하든 1석3조의 행운아가 되었는데 뭐 하러 광고하겠는가.     

물론 백종원을  통한 요식업에 대한 긍정적 영향을 우리는 부인할 수 없다.  “힐링 캠프”로 인해 음식에 집중하도록 식당에 TV를 철수하거나, 음식 30% 분위기 70% 이론에 따라 음악 틀어주는 곳이 늘어나면서 그는 외식문화를 새롭게 만들고 있다.  또한 "백종원의 푸드 트럭"으로 청년들이 현실적인 대안과 함께 자신감을 얻어 창업 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생겨났지만 그 점에 대해선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무엇보다도 ‘백종원 신드롬’을 통해 시대에 맞는 음식 아이 템을 얻게 된 것은 참신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전에 식당이란 모름지기 음식을 첫 번째로 꼽았지만, 그는 음식 맛은 물론이지만  더불어 마케팅, 상권 그리고 가게만의 특색 등 한 차원 높은 식당 아이 템을 제시하면서 동일업종 주인들에겐 당연히 고민될 일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신선한 바람이라 여기지 않을 수 없는 좋은 현상이다.  누구도 인정할만한  이러한 순기능이 많음에도 우리가 그의 활동과 영향을 우호적으로 봐주기 사람과 함께 염려하는 이도 많은 것은  보이지 않는 역기능적인 면 때문이다.  가장 먼저 염려하는 요소는 획일적인 브랜드다.  그는 자신의 능력과  브랜드를 갖고 방송이라는 비행기를 타고 더욱 견고하게 올라가고 있다.  그러면 그럴수록 주변 식당들은 백종원 풍선 효과로 인해 시장은 잠식될 수밖에 없다.   비록 소규모지만 오랫동안 한국 전통음식의 진정한 손맛을  이어가는 수많은 영세식당들이 존재하기가 어려워진다. 

이것은 마치  음식계의 아파트와 같다는 점에서 되풀이 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가 아파트라는 집합주택을 선택한 것은  인구밀도와 투자수요가 맞아떨어지면서 붐이 불기 시작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아직까지도 그 바람은 멈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외적인 여러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아파트의 한계와 폐해는 더욱 드러나고 있다.   그것은 획일적인 아파트 보다는 한국 전통 가옥이나 특정지역의 특성을 지닌 건축이 오히려 미학적으로 멋을 가지듯,  식당도 판에 박힌 유명 브랜드보다는 고유한 맛과 멋을 간직한 음식이 더욱 그리워지며 또한 보존할 필요성에 대해서 말할 필요가 없다.     

물론 백종원 브랜드는 보편적인 음식 맛과 위생은 보장될지 모르지만  덕분에 그러한 획일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시장을 잠식할수록  그로 인한  다수의 한국외식시장의 앞날은 불 보듯 펀한 일이다.   지금 당장은 판에 짜여진 레시피를 갖고 식당 창업주들에게 쉽게 시작하게 할지 몰라도  모름지기 음식이란 수많은 시간을 통해 저절로 터득되어야 참 맛이 있을 텐데 그런 과정이 없어지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다.   그래서 설령 백종원보다 여러 면에서 못 미친다 해도  많은 식당주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야 장기적으로 볼 때 그것이 더욱 바람직한 일이 아니겠는가.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자본주의의 폐해가 산업 전반에 걸쳐 우린 이미 경험해 왔는데 그 일이 식당과 음식까지 올 줄은 정말 몰랐다.     

세상엔 언제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공존함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보이는 것에 열광하고 그것이 진정한 힘으로 안다.   사람의 마음이나 인격을 비롯하여 바람, 공전과 자전, 조류 등은 보이지 않지만  자연을 자연 되게 하는 실제적 실체이므로  결국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의 표출일 뿐이다.   세상은 언제나 드러난 사람과 드러나지 않는 사람으로 구별된다.  파레토 법칙보다 더 극명하게 현대사회는 더욱 더 드러나는 몇 사람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상 그들의 역할도 존재감이 없는 것 같은 다수가 있기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선진국은  경제적 우위가 아니라 드러나지 않는 다수와 드러나기 어려운 약자까지 배려한 국가를 말한다.  세상엔 숨은 고수들이 많지만 드러난 사람들이 더 인정받는 일은 어쩔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뚝배기처럼 투박하고 백자처럼 진솔한 느낌이 좋기에 그가 잘될수록 나는 반감이 든다.   급기야 나는 생뚱맞게 이런 생각까지 해 봤다는 것이 우습다.  어느 날 박종원이 기자회견을 자청한 후 폭탄선언을 한다.  “내 이름이 알려질수록 요식업의 민폐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나는 모든 방송활동을 접고 사업에만 전념하겠다.”  그가 말대로 그렇게 실행한다면 모르긴 몰라도 개인사업도 잘되겠지만 더불어 많은 사람도 살 길이 더 열릴 것이다.  인생은 소수를 위한 영악함이 아니라 다수가 잘되게 하는 영민함이 결국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 9일 피러한(한억만)이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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