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꽃을 피워낼 때까지
아름다운 꽃을 피워낼 때까지
  • 한승진목사(황등중학교 교목)
  • 승인 2018.11.3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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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진목사(황등중학교 교목)
한승진목사(황등중학교 교목)

사람과 나무, 나무와 사람은 서로를 서로에 빗대는 속담이 많습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은 떡잎과 어린아이에게서 같은 가능성을 보고 있고, ‘곧은 나무 먼저 베인다’는 속담은 ‘겉으로는 강직한 듯한 사람이 의외로 약해 잘 굴복함’을 비유적으로 뜻하는데, 실제로 벌목에 있어 곧은 나무는 목재적 가치가 높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베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또, ‘가지 많은 나무가 잠잠할 적 없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이 속담은 ‘가지가 많고, 잎이 무성한 나무는 약한 바람에도 흔들려서 잠잠할 때가 없다’는 말인데, ‘자식을 많이 둔 부모는 근심과 걱정이 끊일 날이 없다’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제 사람을 곧 나무로, 나무를 곧 사람으로 보는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봅니다. 나무의 시작은 떡잎이 아니라 ‘열매’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열매를 맺다’라는 관용구를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노력한 일의 성과가 나타났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열매’라는 명사는 ‘맺다’, ‘익다’, ‘달콤하다’와 같이 긍정적인 단어와 너무나도 잘 어울립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복숭아나무의 열매인 복숭아를 상상해봅니다,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비치고, 새벽녘에 맺힌 이슬이 식욕을 자극하는 연분홍 색상의 윤곽을 따라 흐르고,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한 과육이 입 안 가득 고입니다.

복숭아 열매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태양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고, 비바람을 견뎌내며 수분을 머금고, 병충해의 위협으로부터 저항한 끝에 얻어내는 값진 산물이 바로 그 달콤함입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뜻의 사자성어 ‘고진감래(苦盡甘來)’가 달콤한 열매의 속성을 잘 나타냅니다. 열매에도 종류가 여럿 있습니다. 씨방만으로 구성된 ‘참열매’는 대표적으로 복숭아나 귤 등이 있고, 씨방만으로 구성되지 않은 ‘헛열매’는 배, 사과 등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폐과’와 ‘열개과’입니다. 폐과는 열매가 다 자라도 터지지 않고 껍질이 씨를 싼 채로 떨어지는데, 밤이 대표적으로 여기 속합니다. 열개과는 성숙하면 과피(껍질)가 갈라지는 데, 대표적으로 완두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열매의 종류를 이야기하는 것은 지금 내가, 우리가 하고 있는 것들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일, 같은 교육을 받아도 같은 땅에 묻혀있을 뿐, ‘나’라는 열매는 제각각입니다.

열매는 땅에 묻히기만 한다고 싹을 틔우지 않습니다. 북아메리카 원산지인 뱅크스소나무는 산불을 통해서 싹을 틔우기도 합니다. 뱅크스소나무의 솔방울은 단단하게 닫혀 있어 종자가 쉽게 나오지 못합니다. 산불은 고온이라는 자극을 줘 꽉 닫혀있던 솔방울이 열릴 수 있게 도와줍니다. 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기계발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잘 풀리고 있지 않다면, 환경을 바꿔보라’는 말을 던지곤 합니다. 이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환경보다는 ‘자극’을 바꿔보는 건 어떤가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열매가 지닌 사명(使命)은 맺히는 것만이 아닙니다. 달콤한 열매든, 씁쓸한 열매든, 맛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고 나무가 돼, 꽃을 피우는 것이 그가 지닌 사명입니다.

지금 자신의 열매는 어떠한지 생각해 봅시다. 받고 있는 자극이 너무 강해 닫혀있는 상태라면 자극을 줄여 숨을 트여 주고, 받고 있는 자극이 너무 약하다면, 더 강한 자극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가 싹을 틔운다면 거기서 안주하지 말고 더 노력해봅시다. 언젠가 거목이 되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낼 때까지 말입니다. 환난 날에 피할 길을 예비해주시고, 사람이 감당치 못할 시험을 허락지 않으시는 주님을 바라보고 오늘도 승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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