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탄의 계절이다. 여기저기에서 성탄 축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성탄목을 장식한 전구의 불빛이 반짝거린다. 기쁘고 즐거운 풍경이다. 그러나 그것을 보는 마음 한 쪽이 무거운 것은 나만의 일이 아닐 듯하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평화의 왕으로 오셨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전혀 평화롭지 않다. 교회 밖 세상이나 교회 안이나 갈등과 다툼이 가득하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2018년 한국교회의 모습을 어떻게 기억할까? 세상에서 평화를 이루는 모습일까? 아니면 교회 안에서조차 평화를 이루지 못하고 서로 물어뜯고 싸우는 모습일까?
예수님은 세상에 평화의 왕으로 오셨다. 그 평화의 바탕은 사랑이다. 십자가도 피하지 않는 사랑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교회는 평화를 선포하고 힘써 사랑을 실천한다. 이것이 교회의 모습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의 모습이 그러할까?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에 얼마나 그렇다고 할까? 아니,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그렇다고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오늘도 한국의 교회들 가운데 많은 교회들이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교회 본연의 사명을 감당하고자 애쓰고 있다. 교회가 있어야 할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교회들도 적지 않게 있다. 그렇지 못한 목회자들도 많이 있다. 실상이 어떠한가를 떠나서, 안타깝게도 텔레비전이나 신문, 인터넷 등을 통해 세상에 보여지는 교회의 모습은 좋은 모습보다는 나쁜 모습이 더 많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어느 대형 교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싸움이 저녁 뉴스에 나오고, 유명한 목사의 불미스런 행위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보통 사람들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교회 안에서 일어난다고 세상 사람들이 비아냥거린다.
그런 가운데 2018년에도 한국교회는 세상 못지않게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심각하였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포용하기보다는 적대시한다. 세상 사람들이 그러듯이, 목회자가이, 교인이, 자신과 견해가 다른 사람을 일컬어 ‘보수꼴통’이니 ‘좌익 빨갱이’니 하고 말한다. ‘다른 것은 다른 것이지 틀린 게 아니다.’라는 말은 그냥 말뿐이고, 자신과 다르면 틀린 것으로 치부하며 정죄하고 적대시한다. 거룩한 전쟁이라도 하는 양 날을 세우고 공격한다. 교회끼리, 목회자끼리 그렇게 한다. 이러니 교인들의 눈에나 세상 사람들의 눈에나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만도 못해 보인다.
한국 교회가 참으로 평화를 이루는 교회가 되면 좋겠다. 교회 안에서도 평화를 이루고, 교회 밖에서도 평화를 이루는 교회가 되면 좋겠다. 그러려면 먼저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정죄하고 적대시하지 말아야 한다. 상대방의 생각과 입장을 존중하고 한 번 더 깊이 생각해야 한다.
싸우는 교회는 아름답지 않다. 다른 사람이나 다른 교회를 정죄하기보다 포용하고 사랑하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아름답다. 교회는 ‘갈등’과 ‘미움’의 진원지가 아니다. 교회는 ‘평화’와 ‘사랑’의 공동체이다. 성탄의 계절에 우리 마음 깊은 곳에 평화의 왕으로 오시는 주님을 모셔 들이자. 교회 안에서부터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고 평화를 이루자. 그리고 세상에서 평화를 이루는 교회로, 세상에서 존중받고 사랑받는 교회로 바로 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