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공포' 반값 아파트 등장에도…수요자는 시큰둥
'미분양 공포' 반값 아파트 등장에도…수요자는 시큰둥
  • 김종윤 기자
  • 승인 2019.03.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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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에 2009년 입주한 A 아파트. 2006년 분양 당시 대형사 브랜드와 주변 개발 호재란 자신감으로 고분양가로 등장했다. 이후 세계금융위기로 호재 실현이 늦어지면서 입주 10년이 지난 지금도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현재는 분양가 대비 반값으로 주인을 찾고 있다.

최근 정부 규제와 공급과잉이 겹치면서 수요가 부족한 지역에서 미분양 공포가 커지고 있다.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건설사는 부동산 분위기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분양가 대비 절반으로 할인해 미분양을 털어내고 있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미분양은 총 5만9162가구로 집계됐다. 이중 준공 후 미분양은 지속해서 늘고 있다. 2017년 1만1720가구에서 지난 1월 1만7981가구로 늘었다. 전국 곳곳에 불 꺼진 집이 늘고 있다.

◇ 할인 분양? 사실상 시세와 엇비슷

업계에선 수요자는 '할인 분양'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주변 집값이 하락해 사실상 시세와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인천 A단지 분양 금액(전용면적 197㎡)은 6억18000만∼7억2800만원선이었다. 현재 3억3700만∼3억7700만원에 할인 분양 중이다. 기존 집주인이 내놓은 매물도 3억원선이다. 수요자 입장에서 할인 분양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인근 분양권 시세도 주춤하다. 최근 입주를 앞둔 인근 단지 분양권은 3000만원 하락한 이른바 마피(마이너스 웃돈)로 매물이 나왔다.

현지에선 전반적으로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데, 호재가 없는 서울 외곽에서 거래가 활발하긴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정부 규제로 집값의 추가 하락 예상이 큰데 매매를 선택하긴 어렵다"며 "건설사의 할인 분양 물건도 기존 집주인이 내놓은 가격과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건설사가 할인 분양을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존 입주자와 갈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할인액 책정도 조심스럽다. 애초 높은 분양가로 계약한 집주인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시세가 하락한 이후엔 기존 입주자도 할인 분양에 크게 반발하지 않는다"며 "빈집이라는 인식이 강하면 추가로 집값이 하락할 수 있어 기존 입주민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 일반분양에서 임대로 전환…건설사는 고심

지방에선 지역 경제가 침체 늪에 빠지면서 부동산 시장도 나빠지고 있다. 최근 창원에서 이상 조짐이 나타났다. 건설사는 집값 하락에 허덕이자 고육지책으로 임대로 공급방식을 전환했다.

창원 마산회원구 회원3구역 조합과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분양자와 계약을 해지하고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전환하기로 했다. 입주 후에도 장기 미분양으로 계약자를 찾기 어렵다는 판단이 배경에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창원시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6년 말 1014만원에서 지난달 961만6200만원으로 하락했다. 경남 일대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조선업 경기가 악화됐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부영도 창원에서 마산 월영 사랑으로(4298가구)를 준비한다. 2016년 당시 일반분양으로 공급했다. 이후 분양자와 계약을 해지했다. 지금은 후분양 구조와 유사한 형태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부영 관계자는 "공급 방식에 대해선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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