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나들이 아장아장 어린아이
제 몸보다 큰 불도그에 자지러지는데
“물지 않아!” 개 엄마의 하는 소리
입마개도 목줄도 하지 않은 개
개입에선 끈적한 침이 흘러내린다
꿍꿍거리며 뺨을 핥고 입술을 핥으며
행복하게 노는 개와 개 엄마
입양하지 않았으면 어디서 이런
즐거움을 맛볼 수 있으랴
군견, 장애인 안내견, 마약 탐지견,
검역 탐지견, 폭발물 탐지견, 인명 구조견,
치료견, 애완견, 사냥개 등등
저들은 자기 목숨을 내건 충견
보신탕용 사육견, 병·의학용 마루타견, 복제견
몸 주고 온갖 장기 적출당한 후 버려지는
저들은 인간 위해 살다 고통만 안고 가네
개만도 못하게 살다 간 저 개들, 쯧쯧...
주인에게 버림받고 길거리를 헤매다 생포되어
유기견 수용소 철창살이 중
보석금 주고 입양되지 않은 개의 최후
도살 아니면 약물로 사형집행
사형견이 남긴 마지막 한마디,
“내 죄가 뭐예요?”
인간의 잔인함이 이 정도
하지만 모든 개가 이렇듯 충견이며
희생 본능이 투철하랴
개 중에는 몇 년, 몇십 년을
주인 밥상에 붙어먹으며
제 새끼들도 포동포동 잘 키워온 놈들이
거랑뱅이 개장수가 던져준 육포 유혹에
모시던 주인 명줄 물어뜯고
주인 갈이 하는 놈
이런 놈이 새 주인 물어뜯는 건 시간문제
개 혈통에 이런 피는 없는데
별종이니 빨리 거세하여
악의 씨 뿌릴 수 없게 해야 하는데
이런 씨가 퍼지면 개새끼 키우며
돌봐주다 결국 그놈에게 물려
황천 가는 건 뻔한 일
충견은 사라져 가고
배신견, 살인견, 광견 등이 날뛰니
개의 야생본능인 들개로 퇴화,
아니면 그것도 진화
개의 소시오패스(sociopath)가 지금
사회성을 무너뜨리니
내일이 무섭구나
언제 개에 물릴지
(19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