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잘 알려진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다. ‘재물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은 것이라 한다.현대인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첫째는 건강일 것이다. 어느 날 나의 어머니께서 아는 지인의 인도로 어딜 다녀오신 모양이다. 그곳에 가면 화장지나 어느 때는 일찍 가면 선착순으로 계란을 한판씩 받는다며 자랑하신다.
지금까지 내가 본 계란 중에는 크기가 가장 작다. 공짜가 어디 가겠나! 어머니는 다른 가정 이야기를 하면서 아내에게 함께 가자고 졸라대신다. 그러면 선물을 또 받으신단다. 나는 이야기를 들으니 단번에 그곳이 어떤 곳인지 느껴져 어머니 그거 다 속는 거예요, 라고 말하면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무척 서운해 하신다. 내 나이도 만약 어머니처럼 90세쯤 들면 온 몸은 쑤시고 천하를 다줘도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을 가질 것이다. 그걸 안 아내가 그럼 제가 함께 갈게요 하면서 어머니와 동행 해주었다.
나는 그런 아내가 속으로 고마웠다. 현장에 도착하니 연세 드신 어른들을 우선 이대 반, 숙대 반으로 나누어 인도자가 노인어른들을 박수치라고 유도하여 흥을 돋우더니 자식보다 더 좋은 것, 아들보다 더 좋은 것, 딸보다 더 좋은 것, 하면서 건강기구를 홍보하며 파는데 가격이 고가더란다. 가끔씩 활 부로 사는 어른이 나오면 박수를 치라면서 효자 효녀 자식을 두었다고 칭찬 하니 사드리지 못하는 자녀는 당장 불효자식이 되는 느낌이란다. 그런 분위기 속에 물건을 살수밖에 없도록 이끈다고 하니 그 말을 들은 나도 한번쯤은 살짝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나는 두 번 입원을 경험하였다. 초등학교4학년 때 급성 디프테리아를 앓아 신촌 세브란스에서 생명이 위독합니다, 생명이 위독합니다. 이런 말을 들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살려주어 주의 종 삼으시고 오늘까지 목회하게 하시니 감사 감격하다. 또한 고등학교 재학시절 축농증으로 인천 기독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그 후로는 지금까지 큰 어려움 없이 살았으니 이 정도면 건강한 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얼마 전 치과에 진료를 받으러 갔다. 의사가 검사를 하더니 “이만하면 나이에 비해서는 좋은 편예요, 라고 하는데 나는 그 말이 좋다는 말인지 나쁘다는 말인지 지금도 내 귀를 의심케 한다.
매해 국민건강공단에서 건강검진 안내문이 온다. 전0규님 2019년 간암, 대장암 검진대상입니다. 신분증을 지참하고 가까운 검진기관에 방문하시면 건강검진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상반기 간암검진을 받지 않으셨으면 2019.6.30.까지 검진 받으시기 바랍니다. 나는 성격이 느려 늘 마지막에 가야 검진을 받는다.
전에는 마음 편하게 받았는데 요즘은 검사 받을 때면 왠지 마음이 불안하다. 얼마 전에 건강검진을 받았다. 간암검사는 시일이 좀 걸리고 대장암 받은 것은 수일 내 문자로 결과를 알려준다고 한다. 나는 그때부터 마음이 불안하지만 그래도 결과가 기다려진다. 드디어 지난 6월 14일 오전 10시22분 핸드폰으로 문자 알림 소리가 들려왔다. 안녕 하세요 전0규님 00검사 정상입니다. 건강하십시오^^* -영등포필립병원-
나는 이 문자를 받고 하루 온종일 기뻤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니 또 내년 걱정이 미리 찾아온다. 과거 ’엄마는 변호사라면서 왜 그리 모자라, 황산성의 고백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나또한 목사로써 겉과 속이 같은 신앙의 삶을 살아야 함에도 현실은 늘 괴리가 있다.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는 말씀에 늘 불순종하는 내 모습이다. 아브라함의 향년이 백칠십오 세라 그의 나이가 높고 늙어서 기운이 다하여 죽어 자기 열조에게로 돌아갔다고 한다. 나또한 기한이 되어 부름 받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길 오늘도 다짐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