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를 넘어 화해와 사랑의 길로 나아가야
용서를 넘어 화해와 사랑의 길로 나아가야
  • 신형환 장로 (전 기전대 교수, 성숙한 문화운동 사무총장)
  • 승인 2019.08.30 1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숙한 교회의 회복을 위한 그리스도의 삶

“모든 행동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면서 여유를 가지고 선택하여 행동한다면 상처를 덜 받고 용서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용서의 복음과 능력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안아줄 수 있는 능력을 길러가야 할 것이다. 여러 사람과의 인간관계에서 부딪치는 상처를 따뜻하고 성숙한 용서를 통하여 극복하여 사랑과 화해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두 가지를 들으라면, ‘죄를 짓지 않는 것’과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는 일’이라고 말한 사람이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인간관계에서 용서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많이 경험하였을 것이다. 전도연이 주연으로 나온 ‘밀양’을 보면 용서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가를 알 수 있다. 사랑하는 아들이 유괴범에 의해 살해당하는 엄청난 슬픔을 경험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던 주인공인 전도연에게 누군가 다가와 하나님을 전하여 그녀는 교회에 나가 기도하고, 말씀을 공부하면서 살인범을 용서하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용서하려고 살인범을 만난 그녀는 아무런 죄책감이 없이 할렐루야를 외치는 살인범을 보면서 충격과 혼란에 빠지는 것을 보면서 용서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에게 상처가 되었던 쓴 뿌리 몇 가지를 돌아보고 함께 나누려고 한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아버님은 술을 좋아하시어 문중일이나 지역공동체 일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앞장을 서시면서 자녀 교육과 집안 살림에는 신경을 쓰지 않으셨다. 어느 날 이미 술에 취하신 아버님은 돈도 주지 않고 술을 받아 오라고 하여 술병을 문 뒤에 두고 산으로 도망쳐서 헤맨 적이 있었다. 그때의 기억 때문에 술을 절대로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였지만 돈이 없어서 입학하지 못했다. 그래서 초등학교에 1년을 더 다니면서 다시 중학교 입학시험을 치루고 등록금을 내야하지만 돈이 없어서 힘든 것을 안 친구 아버님이 중학교 교무부장이셔서 로터리 장학금을 받게 해주어 중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 전주고등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등록금과 하숙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부안고등학교 입학시험에서 1등을 하였다. 신흥고등학교 정옥동 선생님이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하여 부안중학교에 오셨을 때 최우석 선생님이 나의 어머니를 연결시켜 주셨다. 신흥고등학교에서 장학생으로 30명을 선발하니 원서를 내서 시험에 응시하라고 알려주셨다. 그때 전주에 고모가 두 딸과 노송 동에서 살고 있었다. 그래서 추운 겨울 날 전북대에 다니던 형과 함께 고모 집에 갔는데 문전박대를 당하고 전북대학교 농과대학 실험실에 가서 하루 밤을 자고 시험을 치러야 했다. 다행히 9등으로 합격하여 아픈 기억이 다소 누그러지는 것 같았다. 어린 시절에 경제적 어려움으로 제 때 학교에 갈 수 없었던 일이나 하나 밖에 없는 고모 집에 갔는데 사정이 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나에게 아픔과 상처가 되었다.

나는 2006년에 대학 주차장에서 미끄러져서 무릎 조각 뼈가 골절이 되어 예수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이 때 내가 다니고 있던 K대학 학장은 기숙사를 신축하는 과정에서 뇌물을 받아 구속되었다. 당시에 사립학교 법 파동으로 대학에 민주화 바람이 불게 되었다. 교수 몇 명이 병실로 찾아와 교수협의회를 구성하여 기독교대학을 대학답게 해보자고 결의에 차서 자신들이 회장과 임원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하며 함께 동참하기를 부탁했다. 그때 나는 장로로서 거룩한 분노를 느꼈다. 목사가 학교법인의 이사장이고, 이사와 감사도 모두 목사와 장로인 대학에서 기도하며 새로운 변화를 위해 힘을 합쳐보려고 했다. 그러나 교수협의회 회장과 부회장을 했던 동료 교수들은 구속된 학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돌변하여 백기를 들고 굴복하고 말았다. 내가 모든 것을 다 한 것처럼 모함하고 자신들의 살 길을 찾아가고 있었다.. 나의 등 뒤에서 비수를 꼽는 것 같아 참으로 마음이 아프고 괴로웠다. 이런 상황을 연변복지병원 이사장이신 정옥동 선생님과 상의하게 되었다. 선생님은 퇴직을 하고 사천성에 신축중인 병원에서 함께 의료선교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제안하여 2006년 10월에 퇴직했다. 그러나 사천성 지진으로 병원 신축이 중단되어 갈 수 없었다.

첫째 아들 성진은 전주 S중학교에 다녔는데 학교 교목실장이 큰 걸레자루로 학생들을 심하게 때리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충격과 아픔이 지금도 신앙의 장애가 되어 반기독교적인 생각으로 교회에 출석하지도 않는다. 성진의 기억에서 이 일이 빨리 잊고 속히 회복되길 기도하고 있다.

장인은 전남 한 섬에서 전도사로 복음을 전하고 있었던 분과 재혼을 하셨다. 그분은 가정 목회를 한다는 심정으로 재혼을 하게 되었다고 말씀하셨지만 자녀들과의 갈등은 계속 일어났다. 특히 장모님의 욕심과 탐욕으로 주님이 주신 기업이라는 ‘주신기업’, 영안을 가진 사람만이 알아볼 수 있다는 ‘영안기업’에 조금 있는 부동산에 담보를 설정하고 대출을 받아 투자를 하였다. 처음 몇 개월은 배당을 잘 해주었지만 그 뒤에는 종적을 감추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엄청난 사기를 당해 가족관계에 어려움과 위기가 오게 되었다. 이 일로 가장 큰 상처를 받는 사람은 아내였지만 경매 직전에 신용협동조합에 이자와 원금을 일부 갚아 집과 땅을 지킬 수 있었다.

이제 성경에 나오는 ‘야곱과 에서’, ‘요셉과 형제들’, ‘사울과 다윗’, ‘탕자와 그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하여 용서의 본질과 핵심이 무엇이며, 용서를 어떻게 하여야 하며, 더 나아가 용서를 넘어 화해와 평화의 관계로 바꿀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얻기 위하여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를 함께 생각하려고 한다.

첫째, 하나님은 지금 당장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용서하기를 원하고 계신다. 기독교인의 용서는 선택이 아닌 당위이며 주님의 지상명령이다. 날마다 주기도문으로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를 외우며 용서하며 살아가길 기도한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용서하며 살아가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얼마나 많겠는가? 인간관계에서 배신과 배반으로 인한 상처로 분노와 미움, 증오와 저주에 빠져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 자신도 가까운 친척, 직장 동료, 친구, 교회 중직자로부터 받은 상처로 인하여 관계가 깨어져 힘들게 생활한 적이 있었다.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여도 마음으로부터 용서가 되지 않았던 경험을 많이 하였다. 예수님은 일곱 번씩 일흔 번씩이라도 무한히 용서하라고 알려주고 계시지만 현실은 잘 되지 않는다. 예수님 자신이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하야 십자가에 달려 피를 흘리며 죽으신 사랑을 믿음으로 받아드리면서 은혜로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사랑과 용서의 나라이므로 사랑으로 용서하면 화해와 평화를 이룰 수 있다. 성경에서 에서, 요셉, 다윗, 탕자의 아버지처럼 하나님의 마음으로 용서하며 나아갈 때에 우리의 삶이 복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둘째, 상처를 준 사람은 진정으로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여야 한다. 야곱, 요셉의 형들, 그리고 탕자는 진심으로 자신들이 잘못한 것을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일관계에서 가해자인 일본과 피해자인 한국 사이에 대립과 갈등, 반목과 질시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가해자의 역사인식이 잘못되어서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독일은 자신의 과오와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대가를 치루며 세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하여 협력하고 있으나 일본은 자신의 만행을 정당화 또는 합리화 하려고 하는 모습을 많이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상처를 받은 사람만이 용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상처를 준 사람은 먼저 상처 받은 사람에게 상처를 준 사실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여야 한다. 말로만 하는 시인을 넘어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와 태도가 필요하다. 장자의 권리를 빼앗은 야곱은 형님인 에서를 ‘내 주’라고 호칭하고 자신이 모은 재물을 선물로 준비하여 전달하였다. 상처를 준 사람이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고 잘 살고 있다면 피해자의 심정이 어떻겠는가? 가해자가 먼저 사실을 시인하고 인정하며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상처를 받은 사람은 먼저 하나님께 분노와 감정을 토로하며 기도하여야 한다. 가해자가 상처를 준 사실도 느끼지 못하고 깨달지 못하면 피해자의 마음은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이러한 일은 부부, 형제자매, 친척, 직장에서 사소한 일로 인하여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작거나 크게 억울한 일을 당한 피해자는 자신의 분노와 감정을 솔직하게 하나님 앞에 토로하고 토설하여 주님의 음성을 기다려야 한다. 깨달지도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는 사람과 무슨 대화를 할 수 있겠는가? 용서는 나 자신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용서한다고 하면서 과거의 상처를 망각으로 돌리는 것으로 착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 용서는 대가없이 자비와 긍휼을 베푸는 것이 아니다. 가해자를 원수까지 사랑하는 마음으로 용서할 수 있다면, 미움과 증오의 굴레로부터 자유와 해방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도저히 가해자를 용서할 수 없다면, 자신의 억울함과 상처를 솔직하고 진솔하게 하나님 앞에 나아가 토로하며 공의로우신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 적극적인 용서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마음의 여유를 찾아 내 자신을 사랑할 수 있고, 가해자를 정죄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다윗은 간음죄와 살인죄, 베드로는 예수님을 배반한 죄를 짓고 주께 간구하고 하나님으로부터 먼저 용서를 받고, 자신을 용서하며 새롭게 태어나 더 큰 일을 할 수 있었다. 진심으로 용서하면 성령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며 용서를 넘어 화해와 사랑의 길로 인도하여 주실 것이다.

넷째, 상처를 치유 받을 수 있는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용서를 삶에 적용하여야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많이 받다가 쌓이게 되면 더욱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되기 때문에 용서를 매일 생활화하는 삶이 중요하다. 특히 작은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기대하지 않으며 보상심리로 사랑을 베풀지 말아야 한다. 또한 상대방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추측하지 말고 차이와 다름이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드려야 한다. 특히 자신에 대하여 마음속 깊이 있는 감정을 그대로 받아드려야 하며, 파악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용기와 담대함도 있어야 한다. 고통과 아픈 상처를 극복하려면 가까운 사람과 나누며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정 표현을 긍정적인 방법으로 하는 ‘나 전달법’이란 대화법을 사용하면 상처를 예방하거나 줄이는데 효과적일 것이다. 환경이나 너 때문이라고 말하기보다는 나에게서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며 의미를 찾아가며 대화하는 훈련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자신은 동일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 판단,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대하여 귀를 기울이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화를 내는 것도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은 아님을 알고 때에 따라서 분노를 표출하고 화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모든 행동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면서 여유를 가지고 선택하여 행동한다면 상처를 덜 받고 용서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용서의 복음과 능력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안아줄 수 있는 능력을 길러가야 할 것이다. 여러 사람과의 인간관계에서 부딪치는 상처를 따뜻하고 성숙한 용서를 통하여 극복하여 사랑과 화해의 길로 가길 소망한다. 끝으로 용서와 회복의 삶을 위하여 3F를 제안하려고 한다. forgive(용서하라), forget(잊어라), forever(영원히)라는 말씀을 붙들고 용서와 회복의 삶을 통해 행복하고 멋진 인생이 되었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