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계관, '수뇌회담' 언급…"트럼프에 흔들리지 마라 메시지"
北 김계관, '수뇌회담' 언급…"트럼프에 흔들리지 마라 메시지"
  • 김지훈 기자
  • 승인 2019.09.27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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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북한 외무성 대미라인의 핵심 관료 중 한 명인 김계관이 27일 '고문' 직함을 달고 '조미 수뇌회담' 성과에 대한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표명했다.

김 고문이 공식입장을 발표한 것은 북미 1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던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김 고문은 당시 외무성 제1부상으로서 담화를 통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겨냥했다. 그러나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취소라는 초강수를 두자 곧바로 담화를 내며 대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 고문의 이번 담화는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둔 시점에서 '수뇌회담'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북한은 지난 9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에서 '9월 하순'에 실무협상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이후 연이어 내놓은 미국담담국장 담화와 김명길 순회대사 담화에서 '협상'만 언급해왔다. 그러다 이날 김 고문 명의 담화에서 '수뇌회담'까지 언급한 것이다.

김 고문은 앞선 두 차례의 정상회담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담화는 "수뇌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이행하기 위한 실제적인 움직임이 따라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하여 앞으로의 수뇌회담 전망을 밝지 못하다"라며 "미국은 공동성명 이행을 위하여 전혀 내놓은 것이 없으며, 오히려 대통령이 직접 중지를 공약한 합동군사연습을 재개하고 대조선 제재 압박을 강화하면서 조미관계를 퇴보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직도 워싱턴 정가에서 우리가 먼저 핵을 포기해야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다는 '선(先) 핵포기' 주장이 살아있고, 제재가 우리를 대화에 끌어낸 것으로 착각하는 견해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또 한 차례의 조미 수뇌회담이 열린다고 하여 과연 조미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겠는가 하는 회의심을 털어버릴 수 없다"고 밝혔다.

북미 실무협상 성과에 여전히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여기에 하노이 노딜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던 미국의 탄핵정국이 재현되면서 또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을 거라는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정국으로 최근 조성되고 있는 유연성을 잃고 과거 패턴으로 돌아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것 같다"며 "담화가 '워싱턴 정가'를 겨냥한 것은 백악관과 협상팀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협상에 임하라고 촉구하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출고일자 2019. 07. 01
【서울=뉴시스】지난 6월30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쪽부터) 리용호 북한 외무상,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7.01.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김 고문은 담화에서 '워싱턴 정가'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볼턴 보좌관 경질 등을 지켜보며 신뢰감을 더 키운 모습이다.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 접근방식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그가 전임자들과는 다른 정치적 감각과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로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선택과 용단에 기대를 걸고 싶다"며 "미국의 차후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무협상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면 정상회담까지 올해 안에 개최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홍 실장은 "북미 정상이 6월 판문점 회동에서 정상회담으로 마무리하자는 의지를 교환했을 것"이라며 "북한은 계획대로 진행하고 싶은데 탄핵정국이라는 변수가 발생하자 우려를 표하는 동시에 미국 측이 흔들리지 말 것을 담화에서 주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미국 입장에서도 탄핵정국을 희석하기 위해 성과가 필요한 만큼 북한과의 협상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탄핵정국이 북미 협상에 최소한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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