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빛깔과 향기, 믿음의 시각
자기빛깔과 향기, 믿음의 시각
  • 한승진목사(황등중학교 교목)
  • 승인 2020.02.29 2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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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짓 세월, 갈 테면 가라지. 난 나대로 갑니다. 세월 탓을 할 때가 있습니다. 요즈음은 그게 더 자주 있습니다. 나이 탓이려니 생각하지만 어쩐지 내 게으름의 변도 같고 해서, 그런 생각이 들 적마다 씁쓰레한 입맛을 다시게 됩니다. 가는 세월 탓하고 앉아 있기엔 가는 세월이 너무 빠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 밤 푸근히 한숨 자고 볼 일입니다. 정말입니다. 세월이 참 빠릅니다. 그렇다고 세월을 탓할 수는 없지요. 그럴수록 하루하루 잘 살아야 합니다. 하루를 가장 잘 사는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잘 자는 것입니다. 단잠을 잘 자는 것이 가장 잘 사는 길입니다. 오늘도 푸근히 잘 자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언제나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묵묵히 서 있는 나무를 보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여유도 갖고 욕심도 내려놓게 됩니다. 나이 50이 넘고 보니 제 인생을 돌이켜보곤 합니다. 젊어서는 꿈도 많고 욕심도 많고 열정도 많았는데 이젠 그냥 그렇게 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 안에 이루지 못한 꿈도 있습니다. 이제는 꿈을 꿀 수 없는 예비 노인인가 싶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아쉽거나 슬프지는 않습니다. 나름 이만하면 남에게 폐를 끼치지는 않고 살아온 것 같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감사하게도 일터가 있으니 좋습니다.

이루지 못한 꿈은 이루지 못한 대로 나름의 가치를 갖는 것 같습니다. 저는 나이가 들수록 삶도 사랑도 예술도 이룰 수 없는 꿈임을 느끼곤 합니다. 완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은 아쉽지만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 현실은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때로는 고독하게 느껴지지만 아름답기도 합니다. 꿈꾸는 자의 삶은 어떻게든 꿈의 방향으로 선택되며 나아갈 것이기에 말입니다. 꿈은 끝이 없습니다. 끊임없이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자라고, 끊임없이 완성을 향해 달려가기 때문에 꿈도, 삶도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이루지 못한 꿈일지라도 그 조각들은 가슴에 남아 그 꿈의 조각에 좀 더 가까운 방향으로 제 삶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저는 전업 작가이거나 유명 작가는 아니지만 꾸준히 글을 쓰고 그것을 발표하고 단행본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 작업이 제게는 흥겨움입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제 멋이기에 자청하는 즐거움입니다. 제가 글쓰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표현할 내면이 거칠고 황폐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없습니다. 글을 써서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다면 그에 어울리는 내면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내면을 가지려면 그에 맞게 살아야 합니다. 글은 ‘손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요, ‘머리로 쓰는 것’도 아닙니다. 글은 온몸으로, 삶 전체로 쓰는 것입니다. 그러니 글쓰기는 제게 글쓰기는 즐거움이요, 고운 삶의 빛깔입니다.

글쓰기는 삶을 치유하는 약입니다. 글쓰기의 참된 가치는 영혼을 찾는 고뇌에 있습니다. 요즘 정신적으로 병든 영혼들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회문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영혼을 찾는 고뇌를 통해 정신을 맑게 하고, 삶을 치유하는 기능이 진정 필요한 때가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솔한 세상을 갈구하면서 밤잠 설치며 고뇌하고 풀어낸 작품이 대중 속으로 스며들어 많은 이들을 우울증이나 정신병증에서 벗어나게 하고, 사회적 적폐와 명암을 제대로 분별하게 함으로써 밝고, 맑고, 훈훈한 세상을 만드는 밑돌이 될 것입니다.
  글은 꾸미려고 애쓸수록 맛을 잃습니다. 힘이 들어가거나 조미료를 너무 쳐도 안 좋습니다. 쉽고, 간결하고, 섬세하고, 정확한 단어를 적재적소에 연결해 ‘맛있다’는 표현 없이도 입안에 군침이 돌게 하는 글이 맛있는 글입니다. 애매하면 안 됩니다. 애매한 글은 맛이 없습니다. 제가 쓰는 글이 맛깔스럽기를 바라면서 글을 씁니다.

이제 제 목표는 보다 깨어 있고 활기차고 생기 넘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어느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온전하게 인식하고 경험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수행을 해야 합니다. 어느 한순간도 놓치지 않는 것, 쉽지 않습니다. 그러려면 늘 깨어있어야 하고, 명료해야 하고, 지치지 않아야 하고, 심신이 건강해야 할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권력, 명예, 재산축적은 없더라도 자기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자기 맛과 멋을 찾고 누리고 향유하면 어떨까요? 그렇게 자기를 만나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 그리고 경청으로 함께 살아간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조금은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까요? 살다보면 근심과 걱정이 있기 마련입니다. 불의가 판치고 악한 세력이 우리를 괴롭게 합니다. 그래도 세상을 살만한 가치가 있고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할 것은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이 불꽃같은 눈동자로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이 믿음 위에 곧게 서면 이것만으로도 기쁨과 감사가 충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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