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조정 문턱…상반기에 살까, 하반기까지 버틸까
서울 집값, 조정 문턱…상반기에 살까, 하반기까지 버틸까
  • 이인준 기자
  • 승인 2020.03.3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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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잇따른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자 실수요자들의 관심은 이제 '매수 시기'로 모아지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강남권에서 5억원 이상 저렴한 급매물이 출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한편으로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경신이 나타나는 등 시장 분위기가 지역별로 엇갈리고 있다.

특히 오는 6월 말까지 예고된 10년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적 유예 결정에도 아직까지 급매물 출회가 제한되는 '눈치보기' 장세가 펼쳐지면서 실수요층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도 언제쯤 실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야 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상반기 급매에 관심을, 늦어도 하반기에"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우선 상반기 중 매입을 목표로 시중에 나오는 급매물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게 맞다는 의견이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팀장(세무사)은 "코로나19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최근 미국은 제로 금리로 낮춘 데 이어 무제한 양적 완화를 선언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출범 107년간 이 같은 시도는 한 번도 없었다. 국회도 2조2000억 달러(약 27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도 가결했다.

미국뿐 아니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전세계가 초대형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우리도 이에 질세라 앞으로 3달간 무제한 돈을 푸는 양적 완화를 선언한 상태다. 기준금리도 연 0.75%까지 낮춰, 한국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

우 팀장의 분석은 경기 위축 국면에서도 전 세계적인 양적 완화와 금리 인하 기조로 인해 침체를 상쇄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먼저 영향을 받고, 이어 상가 임차인들의 충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그 다음이 주택 시장인 데, 다소 여기까지 영향을 미치는 데는 시차가 걸린다. 금리까지 낮은 수준이어서 주택 전반으로 영향으로 확산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 팀장은 오는 6월말까지 앞으로 3개월 남은 양도세 중과 유예 기한에 따른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에 따르면 고액 자산가를 상대하는 시중 은행의 WM(웰스매니지먼트) 창구에는 매도와 함께 증여를 고민하는 다주택자들의 문의도 함께 늘었다.

최근 고가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가 뚝 끊겨 매매가 어렵고, 앞으로 더 오를 수도 있을 걸 생각하면 매매가 아까워 증여도 함께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전세보증금이나 대출 등 채무를 끼고 증여하는 부담부증여를 이용할 경우 일반적인 증여와 달리 양도세를 내게 된다.

그는 "일부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중과 유예를 오히려 증여의 기회로 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양도세 중과 때문에 매물을 내놓는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팀장은 "유예기한이 다가올수록 투매 가능성은 많지 않은 반면, 떨어지기를 막연하게 기다리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은 아닌 것 같다"면서 "무주택자나 좀 더 나은 입지로 옮길 계획을 가진 1주택자라면 적어도 상반기, 늦더라도 올해 하반기 매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신중론 우세 "시장 불확실성 높아, 매수 자제해야"

다만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 매수를 자중할 것을 권하는 전문가 의견이 좀 더 많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만약 양도세 중과 유예에 따라 나오는 상반기 중 나오는 급매물이 있다면, 그걸 잡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면서도 "지금은 (상승과 하강이 교차하는) 울퉁불퉁한 장세기 때문에 주변 시세를 잘 따져보고 매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박 위원은 이어 "시장을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기 때문에 지금은 관망세를 갖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 최근 서울 집값이 많이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도 "시장이 어려울 때는 쉬어가는 것이 가장 좋다"며 신중론을 폈다.

함 랩장은 "(강남권 등) 메인 스트림의 가격이 조정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풍선효과도 더 이상 힘을 발휘하기가 힘들다"면서 "당분간 보수적으로 시장을 보면서 시장의 방향이 결정된 다음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매수 타이밍에 대해 "올해 상반기는 절대 안 된다. 코로나19 해결 상황을 보면서 올 하반기나 내년까지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함 랩장은 청약시장도 유동성 리스크(거래 일방이 정해진 결제시점에서 결제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거래 상대방의 자금조달계획 등에 악영향을 미쳐 손실가능성을 발생시키는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나 허그(HUG) 분양가 통제가 있더라도 자금이 60~70% 이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섣부르게 나서서는 안 된다"면서 "유동성 리스크를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중장기적 하락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경기 침체는 길어질 수 있고, 부동산 가격도 '독불장군'일 수 없다"면서 "단기 하락세에 섣부르게 매수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현재 저금리 유동성 자금이 많기 때문에 집값 하락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봐야 한다"면서 "다주택자들의 일부 급매물이 시장의 하락을 촉발하더라도, 결국 집값을 낮추는 것은 1주택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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