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 과제 첩첩산중…"실용 중심" vs "성찰부터"
'김종인 비대위' 과제 첩첩산중…"실용 중심" vs "성찰부터"
  • 유자비 문광호 최서진 기자
  • 승인 2020.04.2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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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영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세영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22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당 위기를 수습하기로 했다.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수락만을 남겨둔 가운데, 비대위는 고강도 혁신을 통해 외연 확장, 세대교체를 이뤄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통합당의 '김종인 비대위' 선택은 주요 인사들의 낙선 등으로 인물난을 겪는 상황에서 불가피했다는 전문가들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의 중도 이미지가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한 통합당에 적합하다는 시선도 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제, 생존이 불안한 상황일수록 이념 중심이 아닌 실용 중심으로 가야 한다. 보수당도 보수 가치를 떠들 때가 아니다"라며 "경제학자이자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 좋다"고 했다.

반면 비대위 전환을 결정하기 전 자체적으로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해 반성하는 단계를 거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자기 반성을 통해 당 방향을 잡고 이에 필요한 사람이 와서 전권을 갖고 당을 바꿔야 하는데 기록적인 참패에 성찰이 없다"고 짚었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할 경우 당을 재건해야 할 비대위의 역할은 만만치 않다. 중도·부동층 표심을 잃으며 참패한 통합당에게 이념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율 교수는 "이념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줄일 필요가 있다. 지금은 보수가 아니라 야당이 중요하다"며 "100석 야당이 국민 공감대를 못 얻으면 끝난다. 비난이 아닌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국민 공감을 받을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수의 세대 교체'를 통해 외연 확장, 보수 재건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들도 공통적으로 나왔다.

이종훈 평론가는 "남은 친박계를 정리하고 새로운 인재들을 많이 끌어들여서 새로운 보수가 당 내외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이를 통해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박상병 교수도 "통합당이 총선 이전과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 낡은 좌파, 우파 이념을 얘기하는 통합당 지도부의 핵심 주류 세력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만한 정당 운영 방식도 바꿔야 한다. 70대, 80대가 아니라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당을 역동적으로 바꾸고, 당 강령을 대폭 개혁적인 보수로 바꿔야 한다"며 당의 이념적 성향과 강령을 손질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비대위 구성도 젊은층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비대위에 청년들을 대거 받아들이고 청년과 소통할 수 있는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종훈 평론가도 "비대위원 면면이 중요하다. 젊고 당이 변화하려는 방향을 가늠케 할 상징적인 인물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비대위 기한과 권한에 대해선 엇갈린 의견들이 나왔다. 김 전 위원장이 요구한 조건은 '기한 없는 전권'이다.

김 전 위원장은 결정 직전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조기 전당대회가 전제가 된다면 (비대위원장을) 할 수가 없다"며 "다음 대통령 선거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는 준비가 철저히 되지 않고서는 비대위를 만드는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강령, 정체성을 바꾸는 것만으로 당의 변화는 확실히 어렵다. 대개 인물을 바꾸는 것인데 김 전 위원장이 대선으로 가는 당 방향을 주도해서 바꿔보겠다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반면 엄경영 소장은 "기한 문제를 놓고 당내 이견이 표출되고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비대위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일정 기간 당을 추스르는 것인데 사실상 장악하겠단 의도로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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