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트럼프, 文판문점 동행 제안 거절해…北도 거부"
볼턴 "트럼프, 文판문점 동행 제안 거절해…北도 거부"
  • 양소리
  • 승인 2020.06.22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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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6월30일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자유의집 앞에서 남·북·미 정상이 회동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만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을 원하지 않았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고록을 통해 밝혔다. 자칫 북미 회담 마저도 어그러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2일 뉴시스가 입수한 볼턴의 회고록 '그 일이 벌어진 방'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 당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방안을 제안했다.

볼턴은 지난해 6월30일 토요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문 대통령의 참석 의사를 거절했다고 회고했다.

볼턴은 문 대통령은 남북미 정상의 만남을 원하고 있었으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같이 가서 만나면 보기 좋을 것"이라고 마음에 없는 말을 꺼냈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발언을 수습하기 위해 "문 대통령의 생각을 전날 밤 전달했으나 북측이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즉각 "김 위원장이 한국 땅에 들어섰을 때 내가 없다면 적절하지 않게 보일 것"이라며 "김 위원장에 환영인사를 보낸 후 그를 트럼프 대통령에 넘겨준 뒤 떠나겠다"고 새로운 제안을 했다.

당황한 트럼프 대통령은 "나 역시 문 대통령의 참석을 바라지만 북한의 요청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에둘러 거절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찾은 적은 있지만,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이 함께 가는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이 큰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며 "나는 김 위원장과 할 이야기가 있다. 또 경호처가 나만 이곳을 이동할 수 있도록 일을 처리했고 그들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다시 거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 위원장의 생각은 조금은 읽을 수 있는 사람이다"며 "나는 그가 나를 보고 싶어 한다는 걸 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서울에서 나를 DMZ로 배웅하고 회담 후에 오산공군기지에서 다시 만나도 된다"고 했으나 문 대통령은 "DMZ 내 관측 초소(OP 올렛)까지 동행하고 그 다음에 무엇을 할지 결정하자"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볼턴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근처에 없기를 바랐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강력하게 참석 의사를 타진했고 이를 3자 회담으로 만들기 위해 애썼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참석) 논쟁이 (북미 정상 회담의)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품었다"며 "왜냐하면 김 위원장 역시 문 대통령이 근처에 오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당시 문 대통령은 결국 판문점 자유의집까지 트럼프와 김정은을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 4분 정도에 불과했지만 세 정상은 3자 회동을 할 수 있었다. 당시 청와대는 "세 정상의 만남은 또 하나의 역사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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