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지속시…76만 적자가구 1년 못 버틴다
'코로나 충격' 지속시…76만 적자가구 1년 못 버틴다
  • 조현아 기자
  • 승인 2020.06.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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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충격이 지속될 경우 기업 부실이 심화되고, 파산에 이르는 가계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악의 경우 1년도 못 버티고 파산하는 가계가 76만 가구에 이를 수 있고, 기업의 절반이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020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불안해진 금융안정상황을 점검하고, 코로나19 충격이 지속될 경우 가계와 기업 등 경제 주체와 금융시스템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질 것으로 보고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집중 분석했다.

◇실직·매출 쇼크 발생하면…1년 못 버티는 '적자가구' 76만

한은은 실직.매출 감소로 소득이 지출을 밑도는 가구를 '적자가구'로 정의하고, 이들 가구의 누적 적자액이 금융자산을 뛰어 넘어 유동성 부족에 처하는 시점까지를 '감내기간'으로 정해 임금근로.자영업 가구의 부실 위험을 분석했다.실업 충격은 외환위기 때처럼 실업자 증가폭이 상용직 3.7%포인트, 임시일용직 12.3%포인트 오르는 경우로 가정됐다. 매출 충격은 코로나19 화산 직후 신용카드 매출액 변동률만큼 감소하는 시나리오로 상정됐다.

분석 결과 임금근로 가구의 경우 실업 충격으로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파산하는 가구가 45만8000 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3개월도 버티지 못하는 임금근로 가구도 19만1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 가구는 매출 충격으로 30만1000가구가 1년을 못 버티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가 저축이나 펀드, 보험 등 금융자산과 재산을 다 털어 적자 대응에 나서더라도 1년이 안 돼 유동성 부족에 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감내기간이 1년이 안 되는 적자가구의 금융부채는 임금근로 가구의 경우 52조5000억원, 자영업 가구가 59조1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합산하면 약 111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들 가구의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질 경우 대출 부실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한은은 "종합적 고용안정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정책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자영업 지원정책 수준을 조정하면서 영세 자영업 가구의 부실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절반은 이자도 못내

기업들은 코로나 충격이 올해 내내 지속되면 최대 54조원 규모의 유동성 부족 위기에 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번 돈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은 2곳 중 1곳 꼴로 불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이 외부감사법인 2만693곳을 대상으로 매출·재무적 충격의 지속기간에 따라 시나리오를 설정해 분석한 결과다. 기업의 매출·재무적 충격이 지속되면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이 크게 상승하고, 유동성 부족 규모도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격이 올해 내내 지속되는 '심각' 시나리오 하에서 외감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6%로 지난해(4.8%)보다 크게 악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2.4%에서 심각한 충격시 -10.6%로 더 후퇴했다.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기업 비중은 32.9%에서 50.5%로 급등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은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외감기업의 유동성 부족 규모는 올해 54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항공업이 11조1000억~12조7000억원 가량의 유동성 부족으로 극심한 자금난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숙박음식(1조9000억~4조5000억원), 여가서비스(2조9000억~4조7000억원) 해운(2조1000억~2조7000억원) 업종 등의 유동성 부족 규모도 비교적 크게 나타났다.

◇한은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기업도산 증가·가계대출 부실 유의

한은은 코로나 재확산, 미중 갈등과 같은 예상치 못한 충격이 더해지는 '심각한 상황'에 놓이면 기업 도산이 늘고, 자영업자·가계대출 부실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취약기업의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신용경색이 심화되면서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다시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규일 한은 부총재보는 "금융·실물 충격이 점차 안정세를 보였지만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으로 경기 전망에 불확실성이 크고 미중 갈등 고조 등 불안 요인이 잠재해있어 높은 수준의 경계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 하에서도 대다수 금융기관의 자본비율 등 전반적인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평가다.한은은 "금융실물간 악순환 현재화에 대비해 주요 리스크 요인들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대응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한은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최종 대부자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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