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장지 서울이냐 대전이냐 논란…훈격엔 차이 없어
백선엽 장지 서울이냐 대전이냐 논란…훈격엔 차이 없어
  • 박대로
  • 승인 2020.07.13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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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기자 =  6·25전쟁 영웅이자 창군 원로인 백선엽 예비역 대장이 10일 오후 11시께 별세했다. 향년 100세. 사진은 낙동강 전선에서 찍은 1사단장 백선엽.

 

고(故) 백선엽 장군 장지를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해야 할지, 국립대전현충원으로 해야 할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두 현충원 간에 훈격(나라 발전에 뚜렷한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 정부가 칭찬하고 장려해 상을 줄 때 매기는 공훈의 종류나 등급)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일 백 장군 별세 후 유족은 국립대전현충원 안정을 신청했고 이에 따라 대전현충원 관리기관인 보훈처는 안장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현충원 내 장군 묘역에 빈자리가 없다는 점도 백 장군이 대전현충원으로 향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야당은 백 장군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1일 "국군의 아버지이자 6·25전쟁의 영웅인 백 장군을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에 모시지 못한다면 이게 나라냐"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는 대전현충원에 비해 서울현충원의 훈격이 더 높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하지만 두 현충원 간 훈격에 차이는 없다.

현행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국립묘지법)을 보면 서울현충원과 대전현충원 모두 대통령과 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의 직에 있었던 사람과 순국선열·애국지사로서 사망한 사람, 현역 군인 중 사망한 사람 등이 묻히는 장소다. 실제로 국가원수였던 최규화 전 대통령이 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시행일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개정 법률안이 시행되면 국립연천현충원도 같은 훈격을 지니게 된다.

보훈처 관계자는 "두 현충원의 가장 큰 차이는 서울은 국방부가 관리하고 대전은 보훈처가 관리한다는 관리 주체의 차이"라며 "어차피 국립묘지법에 따라 관리되는 것이라서 관리 방법이나 수준에는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보훈처의 이 같은 설명에도 군 일각에선 다른 이유로 서울현충원 안장을 주장하고 있다. 육군협회는 "서울국립현충원은 6·25전쟁 희생 장병을 모시고자 만든 국군묘지로 출발한 곳으로 백선엽 장군님과 함께한 많은 전우들이 영면해 있다"며 백 장군을 서울현충원에 안장할 것을 요구했다. 국군묘지로 출발했다는 상징성이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백 장군을 서울현충원에 안장해 예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보훈처는 서울현충원 장군묘역에 남는 자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도 일부 군인들은 정부의 의지 부족 때문이라고 성토한다. 과거 서울현충원 국가원수 묘역에 자리가 없을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김영삼 전 대통령을 위한 묘역을 조성하기 위해 서울현충원 인근 산을 깎는 등 조치를 취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군인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한 반발도 존재한다. 일제강점기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하며 독립군 토벌에 나섰던 백 장군을 국가원수급으로 예우하며 새 묘역까지 조성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당 일각과 진보 성향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백 장군이 대전현충원에 안장되더라도 국립묘지법 개정을 통해 파묘 내지 이장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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