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외교·안보 진용 2기 완성…남북관계 돌파구 '소명'
文정부 외교·안보 진용 2기 완성…남북관계 돌파구 '소명'
  • 홍지은 기자
  • 승인 2020.07.30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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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신임 통일부장관, 국가정보원장, 경찰청장 임명장 수여식 후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창룡 경찰청장, 이인영 통일부장관, 문 대통령,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신임 통일부장관, 국가정보원장, 경찰청장 임명장 수여식 후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창룡 경찰청장, 이인영 통일부장관, 문 대통령,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박지원 국정원장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으로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진용 2기가 새롭게 꾸려졌다. 냉각기가 장기화하는 남북 관계에 어떤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식에서 두 수장에게 '역사적 소명'을 부여하며 남북 관계 소생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난 3일 문 대통령이 외교·안보라인 인사를 단행한 후 26일 만이 임명식이 열리게 됐다. 여타 다른 인사 때와 비교해보면 이번 임명 절차는 통상적인 수준에서 진행됐다.

최근 내각 인사 사례를 살펴보면,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5일 추미애 당시 민주당 의원을 법무부 장관에 지명했고 지난 1월 2일 임명장 수여식을 진행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지명 당시에도 임명장 수여식까지 한 달이 채 안 걸렸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의 특이점은 야권의 임명 유보 요청에도 속전속결로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28일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채택한 박 원장에 대한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를 같은 날 오후 5시50분 즉각 재가했다. 민주당 단독으로 채택한 이 장관에 대한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도 27일 재가했다.

민주당이 단독 채택한 보고서지만, 어찌됐든 인사청문회법상 절차적 정당성은 갖춘 상황에서 굳이 임명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인사청문보고서가 국회에서 채택되면 보통 당일이나 다음 날 바로 재가 절차를 갖고 임명장 수여식을 갖고 했다"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남북 대화가 '올스톱'된 상황에서 미국 대선 전까지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의 의지는 임명장 수여식에도 보여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장관과 박 원장에게 "막혀있고 멈춰있는 남북 관계를 움직이는 소명이 두 분에게 있다"며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박 원장에게 "사상 처음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며 가장 오랜 경험과 풍부한 경륜을 갖춘 분"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 장관에게는 "추진력이 대단한 분"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두 분은 역사적 소명을 잘 감당해낼 것"이라면서 부처 간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연철 장관 재임 시절 소극적 자세로 남북 관계 진전을 이끌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었고, 당시 김 장관은 "통일부가 권한에 비해 짊어져야 하는 짐이 너무나 무거웠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를 두고 통일부와 청와대 국가안보실과의 갈등설도 나왔다.

문 대통령 역시 이를 염두에 둔 듯 "남북관계는 어느 한 부처만 잘해서 풀 수 없다. 국정원·통일부·외교부·국방부·청와대 안보실이 '원팀'으로 지혜를 모아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박 원장과 이 장관은 한목소리로 대통령 임기 내 남북 관계의 물꼬를 트겠다고 다짐했다.

박 원장은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고, 과거 국정원의 흑역사를 청산하는 개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고, 이 장관은 "한반도 평화의 문이 닫히기 전에 평화의 문을 열어야겠다는 사명감을 느낀다"며 "한 걸음씩 전진해 대통령 재임 중에 평화의 숨결만큼 반드시 실감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는 박 원장이 서명했다는 '4·8 이면합의서' 의혹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직접 반박에 나섰다. 남북 대화 재개에 혹여 이번 의혹이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이면합의서 의혹이 야권의 임명 유보 요구 명분으로 작용했던 만큼, 이를 해소시켜 임명 절차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국정원, 통일부 등 관계 기관을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 이른바 '이면합의서' 문건은 정부 내에는 존재하지 않는 문건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야권의 이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내부적으로 사실 여부 파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에도 이면합의서가 없었다"며 "있었다면 박근혜·이명박 정권 때 가만히 있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미래통합당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박 원장이 북한에 3년간 총 30억 달러를 지원하는 '4·8 남북 경제협력 합의서'를 이면 합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임명 유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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