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가정문화
성숙한 가정문화
  • 신형환 이사장(성숙한 사회연구소)
  • 승인 2020.07.3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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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태어나면서 가정이란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삶을 시작하게 된다. 부모와 형제자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가족관계로부터 인생을 배우게 된다.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어린 아이가 어머니의 젖을 먹고 자라며 감정을 교감하고 관계를 배우며 살아가고 있다. 가장 작은 사회인 가정에서 관계를 어떻게 배우냐에 따라 인생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국어사전을 살펴보면 가정이란 ‘부부를 중심으로 그 부모나 자녀를 포함한 집단과 그들이 살아가는 물리적 공간인 집을 포함한 생활 공동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다. 대한민국이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말미암아 대가족제도가 사라지고 핵가족 중심의 가정 또는 혼자 살고 있는 세대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성숙한 가정문화에 대하여 서로 논의하여 좋은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다. 가족 구성원들이 가정이라는 사회공동체에서 습득하며 공유하고 승계하는 행동 양식과 문화를 어떻게 하면 성숙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여 보면 좋겠다. 가정이란 사회공동체가 파괴되면 이 세상은 종말이 올 것이라고 말한 사람도 있다. 가정의 중요성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첫째, 신뢰를 기초로 하여 사랑의 공동체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이혼하는 가정의 숫자가 정말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중소도시 가정법원에서 하루에 30건이 넘는 이혼소송을 진행하는 것을 보고 너무 놀랐다. 통계를 살펴보아도 5가정 중에서 1가정이 이혼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녀를 위하여 아낌없이 희생하고 사랑한 부모들이 자녀로부터 버림받아 갈 곳이 없어서 전전긍긍하는 사례도 언론보도를 통하여 접하게 된다. 자녀가 용돈을 주지 않는다고 부모를 폭행하고 강도로 돌변하여 돈과 패물을 빼앗아 가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살인에 이르는 사건도 있어서 우리의 마음을 아프고 안타깝게 하고 있다. 재혼한 가정에서도 있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정이란 무엇보다도 서로 믿고 존경하는 신뢰의 관계가 제일 중요하다. 남보다 경제적으로 어렵게 산다고 하더라도 서로 신뢰하면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치매로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계시는 어머니를 찾아가면서 항상 부모의 사랑을 자식이 따라갈 수 없음을 느끼면서 더욱 잘하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경제적인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사랑과 희생의 기초로 만들어지는 가정에서 소박하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신뢰하며 사랑하는 가정 공동체를 만들어 나아가야 한다.

둘째, 대화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한다. 어느 누가 대화법을 설명하면서 ‘대화란 대놓고 화를 내는 것’이라고 농담을 하는 것을 들었다. 얼마나 대화가 힘이 들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었겠는가? 내가 먼저 하고 싶은 말만 하기보다는 상대방이 하는 말을 먼저 경청하는 자세가 가정에서 특히 중요하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권위적이나 고압적인 자세로 지시하거나 훈계하는 방식이 아닌 서로 교감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부부 사이에서도 의사소통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가 너무 많다. 서로가 한걸음씩 뒤로 물러서서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역지사지의 입장에 생각하고 대화를 한다면 문제가 하나씩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 교포 중에서 성공한 가정으로 전혜성 박사 가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 박사 가정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의 하나는 주말이면 모든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하고 대화하며 자신의 목표를 이야기하고 격려하는 일이라고 한다. 비행기를 타고 와서 참석하여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이 얼마나 좋고 행복한가를 알 수 있다. 서울의 한 교회에서는 주일에 3대가 모여 함께 예배드리고 식사하며 대화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선교사 또는 목회자 자녀들이 경건생활의 구속 때문에 오히려 신앙생활을 멀리하고 탈선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제는 마음의 문을 열고 먼저 자녀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어떤 고민에 빠져있는가를 침묵가운데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섬김과 나눔의 공동체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가족이란 혈연공동체로부터 성숙한 사회공동체로 만들어 가기 위하여 내 가정부터 작은 분야부터 이웃을 섬기고 봉사하는 삶을 실천하여야 행복할 수 있다. 우리 부모들은 금쪽같은 자식 사랑으로 유명하다. 자신이 못 먹고 잘 입지 못하더라도 자녀교육을 위하여 희생하는 부모의 은혜로 말미암아 이만큼 잘 살 수 있게 되었다. 자녀가 성공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하는 부모의 극성이 도가 지나치고 있다. 한국 사회가 빈부차이가 심화되고 세대 및 계층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어서 통합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 8대 경제대국으로서 가정에서부터 사회공동체와 국가공동체,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봉사하고 섬기는 삶을 조금씩 늘려갈 필요성이 있다. 물론 피는 물보다 진하기 때문에 믿을 사람은 가족밖에 없다고 모든 것을 자녀에게 물려주려고 하는 부모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움켜쥐면 줄수록 허전하고 허탈할 수 있으므로 가정에서 가진 것을 조금씩 이웃과 사회를 위하여 나눌 수 있는 가정이 많이 나와야 한다. 반드시 물질이 아니어도 나눌 수 있는 것이 많이 있다.

자신의 재능이나 경험을 이웃을 위하여 사용할 수 있다면 노년을 더욱 아름답게 지낼 수 있다. 가족이 함께 건강한 몸으로 거리나 공원을 청소할 수 있고,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찾아가 신문이나 책을 읽어줄 수 있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다. 먹고 살기 힘들어 시간을 낼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으나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조금만 바꾸어도 가족이 힘을 합쳐 섬김과 나눔의 삶을 실천할 수 있다. 자녀에게 전 재산을 상속하여 주기보다는 재산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이나 사회공공사업을 위하여 나눌 수 있는 가정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하나님이 주신 우리 몸을 사후에 각막을 나누어 줄 수 있으며, 뇌사상태에서 장기를 나눌 수 있음을 가족과의 대화를 통하여 다짐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섬김과 봉사가 무엇인가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 달에 2번 이상 실천하는 삶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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