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미술과 학교미술의 아름다움으로
생활미술과 학교미술의 아름다움으로
  • 한승진(익산 황등중 교사)
  • 승인 2020.07.31 2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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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진(익산 황등중 교사)
한승진(익산 황등중 교사)

기막히게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나, 절묘한 패스로 골을 넣은 운동경기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정말 예술이다!’ ‘기가 막힌다!’라고 표현합니다. 이런 말은 자주 쓰이지만 의미심장한 뜻이 들어 있습니다. 이 말은 곧 우리 인간에게 부여된 최고의 가치는 예술이며, 예술은 문자나 언어보다 앞선 가치를 갖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예술은 설명이나 논리를 초월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TV, 컴퓨터, 휴대폰을 통해서 정보를 재빨리 확인하고 성급하게 판단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사회 풍조가 이렇다 보니, 널리 상상하고 깊이 사색하는 태도를 느리고 답답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나 예술은 태생에서부터 논리 이전의 느낌을 필요로 합니다. 좋아하는 일은 그냥 좋아하는 일일 뿐입니다. 이런 좋은 일에 지나친 이유나 설명을 붙이는 것은 덜 좋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며칠 전 여행객을 모집하는 광고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볼품없던 시골 마을이 이름난 관광지로 크게 변신한 것입니다. 이 마을은 평범한 농촌 마을에도 끼이지 못할 만큼 낙후된 곳이었습니다. 낡고 삐딱한 집들과 넘어질 듯한 위태로운 돌담이 주된 자원이던 이 작은 농촌 마을이 미술가의 새로운 시선을 통해서 새롭게 태어난 것입니다. 최근 이 마을은 많은 관광객은 물론 고급 관광객의 예술여행 장소로 선택되었습니다. 미술을 통해서 동네가 유명해진 사례는 매우 많습니다. 그 마을만의 이야기와 주민들의 삶의 흔적을 드러내고, 조그마한 유적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고려해서 마을을 조금만 개량해도 완전히 다른 동네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색다른 추억거리와 볼거리가 되었습니다. 이 같은 마을 미술은 도시를 재생하는 사업에도 자주 적용되고, 죽어가는 전통시장을 되살리는 데도 많이 활용됩니다.

미술은 정치, 경제, 사업, 금융, 건강 등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관청, 은행, 병원 등의 일정한 공간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개된 장소에까지 미술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언젠가 뉴욕 맨해튼미술관에서 ‘신라특별전’이 열렸습니다. 뉴욕 타임즈는 “신라특별전을 본 당신은 아마 경주 여행을 서둘러 예약할 것이다”라며 신라미술의 우수성을 극찬하였습니다. 젊은이들의 K-pop이 한류문화를 주도하였고, 한국의 조형미술도 k-art Project를 통해서 외국인에 대한 한국의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가끔 제가 사는 지역의 대학생들에게 미술에 대해 물어보면, 지극히 관심이 없다는 듯이 “모르겠습니다”는 메마른 대답만 돌아오곤 합니다. 이럴 때는 가슴이 망막해집니다. 이러한 현상은 유독 대학생들에게 국한된 것만은 아닙니다. 교수와 교직원도 미술에 관심이 없습니다. 요즘은 대학이 평가의 대상이 되다보니 교육부가 정한 교육지표와 취업률 향상에만 매달립니다. 이른바 서울지역의 명문대학은 그래도 나름대로 품격을 자랑하듯이 훌륭한 유물과 명작들을 모아 전시합니다. 자주기획전을 열어주는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자기 대학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넓고 쾌적한 전시관을 갖춘 대학들이 부럽습니다. 역시 명문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공 공부도 열심히 하지만 여가시간을 이용하여, 상상력과 감수성을 키워서 예술적인 직관과 내면을 갖춘 인재가 된다면 학생들의 사회적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언젠가 국립현대미술관에 전시된 ‘한국 근대회화 100선’을 감상하면서 매우 놀란 일이 있었습니다. 그 작품들 자체에도 놀랐지만, 전시품의 절반 이상이 개인 소장이거나 서울권의 4개 대학 박물관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 더욱 놀랐습니다. ‘누가 이 좋은 작품들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소유하게 되었을까?’ ‘투자 가치로만 평가하고 소유하였을까?’ ‘그림을 소장한 사람들은 그 그림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많은 유물과 미술품을 보유하고 관리 운영하는 대학들이 많습니다. 소중한 작품을 자주 전시하여 학생들의 감성교육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이 가진 높은 가치가 단편적인 지식 앞에서 휴지처럼 버려지는 현실에서 큰 두려움과 삭막함을 느끼곤 합니다.

문득 제가 몸담고 있는 학교 구석구석에 미술작품이 구석을 밝히고 있음을 생각하니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어두운 복도 구석이지만 거기 그 자리에서 묵묵히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미술작품들이 있습니다. 유명화가의 작품이 아닌 아주 오래 전에 학생들이 미술시간에 정성을 다해 만든 작품들입니다. 비록 유명 대학이 소유한 유명화가의 그림은 아니지만 학생들의 고운 감성이 깃든 그림이 있어 그래도 학교가 삭막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아니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감성마을인 것 같아서 참 좋습니다. 우리 교회도 우리 마을도 예술적 감성으로 문화품격을 높여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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