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를 벗고
허세를 벗고
  • 피러한(한억만)목사
  • 승인 2020.07.3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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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든 뭐든 남을 의식하며 살기 시작하면 그녀가 아니더라도 분명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도움 되는 부분도 많이 있다.  하지만 매사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과유불급’ 사자성어처럼  평생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늘 염려하며 산다면 볼 것 없이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면서 마음도 여려지고 상처도 잘 받아 결국 공황장애 비슷한 반열에 내 의지와 상관없이 들어간다.  그 순간부터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특정 인간들에게 노예로 살게 된다.   타인이 어느 덧 내 모든 기준이 된지 오래다. ‘나’라는 자아가 없다. 그러니 자기 인생이 있겠는가.  살다보면 부득이 사람들에게 미움 받을 때가 많은데 눈치 쟁이 들은 미움 받을 용기도 없으니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이런 경우는 남을 의식하므로 고스란히 본인에게 해가 되지만, 남을 의식하므로 반대 경우가 되면 반사회적 경향을 띠며 타인 뿐 아니라 로마처럼 자신은 하루아침에 안 망하지만 어느 순간 인격패망을 맞게 된다.  그렇게 되는 여러 이유 중 하나가 허세다. 남을 의식할수록 남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 허세가 눈치쟁이로 만들어 준다.   물론 실속 없이 폼만 잡으려하는 것도 허세지만 실제로 스펙도 좋고 외모까지 출중하다면 허세가 더 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외적인 조건보다는 자아의식이 강해 매사에 남들보다 월등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있는데 현실은 동 떨어져 있을 땐 허세라는 동굴에서 나오기는 한층 더 어렵다.     

남보기 부끄럽지 않는 직장이 있어야 하고,  자신의 위신과 체면에 걸 맞는 생활을 누려야 한다는 허세는 더욱 견고해져만 간다.   결국 쓸모없는 잘난 자존감 때문에 고생을 사서하면서,  그런 내면의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외적수준들을 무리하게 유지시키느라 내면 허세는 매달 카드결제와 힘겨운 결투를 하며 살아가게 한다.   그러는 사이에 얼마나 많은 부분에서 인생이 낭비되고  있음에도  본질을 외면한 채 진실한 삶을 호도하며 어리석게도 이웃과 세상에 대한 원망은 늦추지  않고 있다.  허세도 자신이 만들어낸 괴물이지만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괴 생명체와 동질감을 느끼며 장기동거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발 벗고 환도 찬다.’ 속담은 마땅히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장비도 갖추지 아니한 채 누구에게 덤벼들겠다고 하는 자를 이르는 말이다.  마치 아무 힘도 없는 자가 허세를 부리며 날뛰는 모양을 비꼬는 말로 내 인생을 부도나게 하는  1등 공신은 ‘허세’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   리타 메이 브라운은 ‘늘 남을 의식하며 사는 인생은 지성이나 영적인 면에서 노예의 인생이다. 우리는 남을 의식하지 말고 스스로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물론 현대사회는 평판 여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기에 언제나 타인의 눈을 의식하며 손가락질 받지 않으려 매 순간 긴장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타인의 평판을 관리하는 일은 더 행복한 내일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과정으로 여기며 살 수밖에 없는 것이 현대사회다.     

프랭클린은 유리, 도자기, 그리고 평판은  쉽게 깨지지만 결코 잘 고쳐지지 않는다고 했다.  아니 어찌 한 번 사는 밖에 인생에서 도자기 다루 듯 남 눈치만 보며 살겠는가.  그들의 의견이나 판단은 참고만 할 뿐 결정은 여전히 자신이 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어리석게도 인간은 모든 사람이 칭찬해 주길 바란다.  착각도 유분수지 좋아하는 것도 자기 가정이라면 싫어하는 것은 더더욱 자기 마음이다.  그러니 어린애도 아니라면 미움 받을 충분한 용기가 있어야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하지만 돈이 무섭고 사람이 무서웠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세월이 무서운 줄 알면서부터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커질수록 비로써 철이 들기 시작한다.  그래, 인생 별거 아니야. 인생 별거 있나.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이 단순한 진리를 깨닫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을 허비했던가. 이제 새 미션은 허세라는 자기 안의 우상 깨부수기다.   내가 그리도 힘들었던 밤도 아침에 눈만 뜨면 나와 상관없이 하늘에 밝은 해가 떠있다.  주위를 조금만 살펴보면 나 뿐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 동물, 식물들도 마찬가지다.  나만 가슴 졸였지 간밤에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인생이 별거 아니라는 것은 인생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모든 애씀과 상관없이 세상은 돌아가고 내 생각과 상관없는 전혀 새로운 길이 열리기에,  자기 일이 세상 전부인 것처럼 낙심할 필요도 흥분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진리는 다른 것이 아니었다. 우리 삶에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허세만 벗겨진다면 자유롭고 평온한 마음으로 자신의 삶에 집중할 수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알렉산드로스 왕 앞에 선 디오게네스같이 두려움 없이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이 인생의 온갖 집착과  번뇌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던 것은 늘 남을 의식하며 겹겹이 쌓여있는 허세를 벗겨내었기 때문이다.  허세를 버린 다는 것은 자기분수를 알고 자기분수를 지킨다는 것이다.   허세를 버리면 허세에 갇혀 있느라 볼 수 없었던 어린이 같은  솔직하고 진실한 자신을 만날 수 있다.  그러면 어느 덧 마음가운데 하늘의 평화가 찾아와 행복이 누려지는 것은 더 이상 현실과 이상의 괴리로 인한 갈등이 없기 때문이다.     

‘산다고 다 사는 것이 아니고, 손발에 족쇄가  채워져 있지 않다고  다 자유로운 게 아니다. 영혼의 자유를 실감하기 전에는...’  ‘그리스 인생학교’ 책에서 내게 가장 감명을 주었던 구절이다.   나는 연예인도 아니고 스타도 아니다.  내가 생각한 만큼 세상 누구도 나에 대해 관심이 없다. 모두가 자기 살 길도 바쁘다.  그 누구도  내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은 그 누구도 내 인생을 책임져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단순하고 단단하고 단아해지지 못하면  늘 헛된 욕망에 끌려 다닌다는 박노해 말처럼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하고 내면의 허세에서 자유 해야만 나는 나로서 꿈을 향해 당당한 내 삶을 실천하여 살 수 있다.  2020년 7월 28일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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