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장마에 與도 '예비비 우선→4차 추경 검토' 선회
역대급 장마에 與도 '예비비 우선→4차 추경 검토' 선회
  • 김형섭 한주홍
  • 승인 2020.08.1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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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10일 '장마 추경(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검토에 나섰다.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세 차례의 추경으로 추가적인 추경 편성에 '거리두기'를 해 왔지만 계속되는 폭우로 인해 수해 복구가 제1과제로 부상함에 따라 59년 만의 4차 추경으로 입장 선회를 한 것이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과 정부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피해 복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예비비 지출이나 추경 편성 등 필요한 제반 사항과 관련한 긴급 고위당정협의를 갖겠다"며 "신속한 피해 복구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보상하도록 당정 간에 협의를 긴급하게 마치겠다"고 밝혔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올해 예비비가 코로나19 대응으로 2조원 정도 남아 있는데 2002년 태풍 때 4조1000억원, 2006년 태풍 때 2조2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해 전액 피해 복구에 투입한 경험이 있다"며 "현재 남은 예비비로 응급복구가 어려우면 국회가 선제적 추경을 검토하고 정부가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 지도부 차원에서 4차 추경 편성 논의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야당에서는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위해 4차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돼 왔다. 지난 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추경을 편성해서라도 신속한 응급 복구와 지원, 항구적인 시설 보강에 나서야 한다"고 했으며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재난지역에 대한 예산이 책정이 된 게 없다면 추경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올 들어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 차례 추경 편성을 했고 본예산 편성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초 추경 편성에 회의적인 분위기였다.

이에 따라 남은 2조원 가량의 예비비로 우선 대처하되 부족한 부분은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해 대응한다는 게 기존 입장이었다.

하지만 중부에 이어 남부지방도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역대 최장 장마에 따른 농축산물 피해로 서민 경제에도 후유증이 예상됨에 따라 추경 검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야당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4차 추경 편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주민 의원은 지난 6일 "재해 관련 추경도 필요하다면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한 바 있으며 최고위원 출마자인 신동근 의원도 전날 "야당 대표들이 이미 4차 추경의 필요성을 언급한 상황이다. 정부·여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 지원을 위해 신속히 4차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 지금까지 전국 81개 시·군·구에 산사태 경보가 발령되는 등 피해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재정 여건을 핑계로 재난상황에 대해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피해를 입은 지역민에 대해 먼저 2차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는 남부지방까지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확대하고 장마 이후 농축산물 가격 안정 등을 위해서는 남은 2조원의 예비비로는 턱없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지난 7일 긴급 사전피해조사를 거쳐 안성·천안 등 7개 지역에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됐는데 국비 (지원) 지역 확대를 통해 신속한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며 "광주·전남, 경남에 대해 신속한 피해조사를 통해 특별재난지역 추가 지정을 요청하겠다"고 전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예비비가 2조원 밖에 없는데 피해가 커지면 예비비로 감당이 안 된다. 그러면 추경을 편성하는 게 맞지 않냐"며 "(기존 세 차례 추경 편성에 따른) 부담보다 지금 수해 때문에 죽을 지경인데 정부가 부담 때문에 피해를 모른 척 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추경 편성은) 정부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검토에 들어간 장마 추경은 오는 12일 열릴 예정인 긴급 고위당정협의를 통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송갑석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긴급 당정협의 일정을 12일 정도로 생각하면서 현재 총리실과 협의 중"이라며 "남부지방 특별재난지역 추가 지정 문제, 2조원의 재난예비비로 우선 대응하되 추이를 보며 4차 추경까지 검토하는 문제, 현재 15년째 동결 중인 재난지원금을 현실화하는 문제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4차 추경이 현실화되면 1961년 이후 59년 만에 한 해 네 차례 추경을 편성하게 되는 것이다.

민주당은 당내 의원들을 통해 각 지역에 필요한 피해복구 지원 규모를 산정한 뒤 추경 편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일단 2조원 예비비를 최대한 활용하되 부족하다면 본예산에 담기에는 너무 늦어서 당장 지원이 필요한 부분 중심으로 추경을 짠다는 것이다.

추경 규모는 지난 2006년 태풍 에위니아(Ewiniar) 때 2조2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했던 전례를 들어 대략 2조~3조원 가량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끊어진) 다리 복구처럼 구조적인 문제를 하는 것은 본예산에 담아도 되는데 시급한 피해복구 및 재난재해 지원은 바로 해야 하니까 추경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4차 추경 규모와 관련해서는 "예전에 재해 추경을 한 정도가 되지 않을까"라고 했으며 3조원대가 넘느냐는 질문에는 "그 정도는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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