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나 했는데"…코로나19 재확산, 경기반등 기대감에 찬물
"끝나나 했는데"…코로나19 재확산, 경기반등 기대감에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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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1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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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석 기자 = 수도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18일 오전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서울지하철 신도림역에서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많게는 일주일에 네 차례나 하던 공연이 뚝 끊겼다". 서울에 사는 힙합 음악가 홍준용(29)씨 얘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진정 분위기로 한껏 들떴던 홍대·이태원 거리의 활기가 다 죽었다. 그는 "(현재 추세라면) 2주쯤 뒤에 내 휴대전화 알람(긴급재난문자를 의미)이 얼마나 울릴지 벌써부터 무섭다"며 "공연은 사라졌고, 난 직업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전국 가구에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을 비롯해 대규모 재정정책 덕분에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던 소비지표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도 2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 국내총생산(GDP)의 45%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까지 흔들리며 최근 무르익었던 '하반기 경기반등론'이 무색해진 모습이다.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5일 연속 세 자릿수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2~3월 '신천지' 관련 집단감염 시기 이후 처음이다.

외국도 상황이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기준 존스홉킨스대 '코로나바이러스 리소스 센터' 사이트는 총 확진자 수를 2180만9170명으로 집계했다. 사망자는 77만2479명이다. 미국에서는 누적 확진자 수가 540만 명 선을 돌파했고 사망자 수는 17만 명을 넘어섰다. 영국은 물론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의 경우 불과 이달 초까지만 해도 "경기가 이제 바닥을 찍었다"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2분기 연속 경제성장률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경기 침체(recession) 국면에서 국내 소비 회복, 주요국 경제봉쇄 해제 등에 기저효과가 더해지며 'V자'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왔었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가운데 해외도 점차 진정 국면이 나타날 것이라는 가정 하에 나온 낙관론이었지만, 요 며칠 새 흐름을 보면 완전히 엇나가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4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 등장한 주요 경제지표들을 보면, 6월 달까지 반등하던 흐름이 지난달 다시 꺾이는 모습이 관찰된다. 백화점 매출액은 –2.9%를 기록하며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고 카드 국내승인액도 증가폭이 4.8%로 전월(9.3%)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추진하려던 소비 진작책에도 일제히 제동이 걸렸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문화체육관광부가 당초 이달 중순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소비쿠폰 발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공연, 미술관 전시, 체육 등은 시행 일정이 전면 연기됐다. 영화 쿠폰 등은 지난 14일부터 발행이 시작됐지만 며칠 만에 바로 발행이 중단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진행하려던 외식 할인쿠폰과 농촌여행 할인쿠폰 발행도 모두 끊겼다.

일각에서는 2차 대유행이 현실화된다면 소비 위축 정도가 1차 대유행보다 더 심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외출과 외식 자제 등 1차 대유행 당시 패턴에 소비자들이 더 익숙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광복절 연휴를 전후로 시작된 정부의 소비쿠폰 발행에 따른 호황을 기대했던 지역 영세 사업장들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앞선 1차 대유행 당시 피해가 컸던 음식·숙박업, 교육서비스업, 예술·스포츠업, 도·소매업 등 내수업종에 2차 충격이 가해지면 또다시 실직자가 대규모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수출도 여전히 불안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6%나 감소했다. 외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달 한 자릿수까지 완화됐던 수출 감소폭이 도로 커지는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 반등 시점이 더 지연된다면 이 같은 수출 역성장 흐름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차 대유행이 현실화된다면 이미 충격이 온 상태에서 다시 오는 것으로 1차 때보다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경기 상황이 어려워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염 확산 통제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향후 감염병 재확산 여부를 놓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기관들의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도 복잡해지게 됐다.

앞서 OECD는 '한국 경제 보고서'(OECD Economic Surveys: Korea 2020)를 통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확산이 현 수준에서 그친다는 가정(Single-Hit) 아래서다. 2차 유행이 이뤄진다고 한다면(Double-hit) -2.0%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게 OECD의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이달 27일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종전(5월) 전망치는 시나리오별로 -0.2%에서 최악의 경우 -1.8%까지 낮아질 것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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