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장례 문화
성숙한 장례 문화
  • 신형환(성숙한 사회연구소 이사장)
  • 승인 2020.09.1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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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란 ‘죽은 사람의 장사를 지내는 일 또는 그러한 예식’이란 의미로 사용하고 있으며, 장례식이란 ‘죽은 사람을 땅에 묻거나 화장하는 의식’이라고 말한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한 평생 살다가 육체적으로 생명을 다하여 호흡이 멈추면 의사가 사망선고를 하면 후손들은 장례를 치러야 한다. 우리나라는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하여 전통적 장례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상조회사가 장례대행 서비스를 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많다. 대학에도 장례지도학과가 신설되어 장례지도사를 양성하고 있다. 장례절차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교모하게 이용하여 사업적 수단으로 장례서비스를 하고 있는 상조업체가 많다. 유족들은 미리 준비하지 못하였거나 절차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따라가면서 엄청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시신을 매장하는 문화에서 화장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화장시설의 부족으로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한국인은 정서적으로 경사는 꼭 참여하지 않아도 애사는 신경을 쓰려고 하는 인간관계로 인하여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장례식에 조문하는 일도 어려운 일이다. 밤을 새우는 조문과 음식을 대접하는 문화로 인하여 유족들은 경제적 육체적으로 힘이 많이 든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성숙한 장례문화를 발전시키고 확산시키기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진지한 논의와 실천이 병행되어야 한다.

첫째, 가족중심의 장례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 전통사회에서는 초상이 나면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함께 돕는 상부상조 문화가 있었다. 그러나 농경사회의 전통문화가 사라지면서 장례절차를 상조회사가 대행하고 있다. 유족과 상주는 ① 친인척 중 장례에 밝은 사람을 호상으로 정하고 함께 장례에 대한 제반 사항을 결정하는 일, ② 고인의 유언에 따라 장례방법을 정하고 어떤 종교적 예식을 따를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 ③ 화장 또 매장을 선택하여 거기에 따른 절차와 과정에 필요한 사항을 예약하고 준비하는 일, ④ 화장을 선택하면 화장장을 예약하는 일, ⑤ 매장으로 결정하면 묘지와 관련된 사항을 준비하는 일 등을 가족중심으로 진행하여야 한다. 이제 한국사회가 경제적으로 잘 살고 있으므로 부고로 알려야 할 대상도 최소화 하여 가족중심의 장례문화로 전환되어야 한다. 상부상조의 정신은 정말 아름답고 귀한 일이지만 저축이나 보험 제도를 잘 활용하면 큰 어려움 없이 장례를 치룰 수 있을 것이다. 유교문화의 체면중시 풍조로 말미암아 어쩔 수 없이 조문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관련 업체나 직장 동료들도 마지못하여 장례식장에 와서 위로를 할 때도 있다. 사회적으로 과시하거나 자랑하기 위하여 또는 부의금을 받기 위하여 필요 이상으로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풍조는 사라져야 한다. 가족중심의 장례를 통하여 고인을 편안히 보내드리며 남은 가족이 슬퍼하기 보다는 소망과 용기를 얻는 자리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고인의 유지를 받들기 위하여 고인이 남긴 사진과 글, 비디오와 테이프를 보거나 들으면서 장례식을 가족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지만 우리 후손들에게 유언으로 가족중심으로 장례식을 하도록 당부한다면 서서히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시신처리방법을 매장보다는 화장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일반적으로 하고 있는 시신처리방법은 매장과 화장이 있는데 매장이 화장보다도 더 오랜 역사를 가졌다. 장례법으로 땅속에 묻는 토장, 물속에 넣는 것은 수장, 시신을 불태우는 것은 화장, 시신을 들짐승에게 먹히거나 비바람에 자연히 없어지도록 하는 풍장이 있다. 시신의 처리방법은 종교 및 사회제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특히 종교에 따라 서로 다르게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서로 다른 내세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2011년 현재 화장 비율은 71.1%로 1991년 17.8%에 비하여 4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30대 이하의 경우는 화장률이 91%에 달하고 있다. 한 설문조사의 결과에 의하면 국민 10명중 8명이 자신의 장례방식으로 화장을 원한다고 하여 화장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후손들이 묘지를 관리하는데 시간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매장보다는 화장을 선호하고 있다. 화장 후 유골 분을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소멸하는 용기에 담아 숲속 나무 밑에 묻거나 수목 주위에 골분을 뿌리는 수목장(樹木葬)을 활용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유골을 납골시설에 봉안하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 완전히 자연 속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갖고 있고 친환경적이며 경제적이어서 대안으로 생각할 가치가 있다. 다만 화장장의 화장능력은 부족하여 다른 지역으로 '원정화장'을 하면서 최대 20배까지 비싼 사용료를 내거나 화장이 지연되면서 4∼5일장을 치르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사정인데도 현재 화장시설 설치를 추진하는 지자체가 주민의 반대에 부딪쳐 사업추진에 애를 먹고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 혐오시설이라고 생각하는 화장장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자세와 태도를 바꾸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되어 화장으로 하는 장례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

셋째, 장례절차를 간소화 하여야 한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한 일이다. 사랑하고, 아끼며, 부대끼며 살았던 부모, 배우자, 자녀, 형제자매, 친척, 친구, 교우와 사별하며 느끼는 슬픔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장례는 엄숙한 분위기에서 경건하고 품위 있게 치러야 하며, 부활의 확신으로 소망 중에 위로 받게 해야 한다. 따라서 허례허식과 미신적인 일이나 과시하고 보여주기 위하여 장례비용을 무리하게 지출하지 않아야 한다. 장례식장에서 조문하는 행위도 번거롭고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탈피해 소박하고 검소한 형식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어느 장례식장은 12시 이전까지만 조문을 받도록 하고 있다. 기독교 장례절차도 임종예배, 입관예배, 발인예배, 하관예배, 위로예배, 감사예배 등 여러 가지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렇게 많은 예배가 유족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1년 동안 있으면서 장례 및 결혼 문화에 대한 실상을 보면서 느낀 것이 많았다. 철저히 가족중심이고 절차가 간소하고 검소하다는 사실이었다. 가족 중심의 임종예배, 고별예배, 하관예배만을 드리는 것을 보았다. 유교문화와 기독교 문화가 결합되어 유난히 절차를 중시하는 장례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선진화하기 위하여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 강국인 대한민국이 조문을 인터넷상에서 하면서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는 글과 조의금을 전달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이 지인들의 장례식장에 가기 어려운 경우에 장례식장 홈페이지에서 고인을 애도하고 조문 방명록을 남기며 조의금을 송금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유족이나 조문객이 시간적 경제적 육체적으로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한국인 정서상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다. 다른 사람이 먼저 하기를 기대하지 말고 나부터 우리 가정부터 시도하여 본다면 장례문화가 성숙하게 될 것이다.

저희 가족의 장례문화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저희 부부는 할렐루야 교회 등록 교인은 아니었다. 그러나 함께 성경공부를 하고 있었던 효자 6부부 사랑방 방원들이 성남에서 전북 부안까지 조문하러 오신 모습에 감사했다. 한편 밤늦게 운전하여 잘 도착하였는지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조문을 마치고 돌아가다 교통사고로 생명을 잃는 것까지 본 적도 있었다. 이번에 아버지 추도 일에 부안 선산에 내려가서 산소가 잘 정리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너무 감사했다. 부안 농공단지 조성 때문에 4년 전에 조상 산소를 강제적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제가 아파서 꼼짝달싹할 수 없는 상활이었는데 형님과 동생들이 힘을 합하여 부안 행안면 대초리 선산에 5대 할아버지와 할머니 산소만 봉분을 만들고 나머지 조상들을 전부 화장하여 수목장으로 정리를 했다. 수목장을 하면서도 도자기를 사용하지 않고 깨끗한 창호지에 유골 분을 싸서 나무 주위에 묻었다. 독일 수목장 방식은 자연 친화적으로 유골 분을 나무 상자나 종이로 싸서 처리한다는 것을 형님이 아시고 실천했다. 아버지(1984년 7월 12일 별세)와 어머니(2012년 9월 20일 별세)는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아버지 시신도 같이 화장을 하여 함께 안장을 하고 봉분을 만들지 않고 평장으로 하고, 비석에 두 분 성함과 출생일과 사망일을 비석에 표시하였다.

할렐루야 교회 양평 수양관에 부활동산 만들기를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먼저 양평 수양관 이름을 공모하여 은혜와 평강의 집(House of Grace and Peace)과 은혜와 평강을 위한 집(House for Grace and Peace) 두 가지 중에서 어느 것으로 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보았다. 여러 사람들의 기도와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엘림 동산으로 결정한 사실을 알았다. 할렐루야 교회가 부활동산을 만들어 획기적인 장례문화로 앞서가면 좋겠다. 소망교회처럼 부활동산을 만들어 매장이 아닌 유골 분을 잔디에 뿌리거나 수목 장으로 처리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요즈음 도시형 납골당 또는 용인 평안의 숲, 성남 메모리얼 파크 유골함 보관비용도 너무 많이 든다. 그래서 양편 수양관에 부활동산을 만들어 할렐루야 교회성도들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 원하는 성도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교회 홈페이지에 유족들에게 조문하고 위로하며 헌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사용할 수 있게 해주면 좋을 것 같다. 또한 고인의 육성, 사진, 활동 내용, 가족사진, 기타 필요한 자료를 USB에 저장하여 5개 정도 만들어 유족에게 3개 정도 제공하고 교회에서 영구 보관하는 방안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우리 할렐루야 교회의 장례문화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앞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심 있는 성도들이 모여 기도하고 협의하고 논의해 나간다면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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