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휴가문화
성숙한 휴가문화
  • 신형환 이사장(성숙한사회연구소)
  • 승인 2020.09.3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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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문화란 ‘학업 또는 근무를 일정한 기간 동안 쉬면서 사회구성원들이 습득〮〮하고 공유하며 전달하는 행동양식이나 휴가의 과정에서 이루어낸 물질적, 정서적, 정신적 소산을 총칭하는 말’로서 이해하면 된다. 휴가문화가 충전과 회복, 즐거움과 기쁨, 여유와 고상함, 높은 교양과 깊은 지식, 세련된 아름다움과 우아함, 육체적 ․ 정신적 ․ 영적인 쉼과 안식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성숙하게 발전하여야 한다.

한국관광공사가 6월17일부터 30일까지 여행정보 홈페이지(korean.visitkorea.or.kr)를 통해 실시한 하계휴가 사전 수요조사의 결과를 살펴보았다. 응답자 1,863명 중 94.4%인 1,759명이 여름 휴가계획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응답자의 78.7%인 1,467명이 국내휴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국내여행을 선택한 이유로 저렴한 여행경비가 33.5%로 제일 많았다. 국내휴가 계획자의 89%가 개별적으로 여행으로 떠나겠다고 답했고, 여행사 상품을 이용한다는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또한 휴가 기간 동안 이동수단을 질문에 대한 응답의 결과는 항공편이나 대중교통편에 비해 이동 편의도가 높은 자가용은 52.8% , 임차차량은 10.1%로 나타나고 있다. 가장 선호하는 여름휴가 지역으로는 강원도가 28%, 제주도는 16.4%, 경상남도는 9.4%, 전라남도는 9.3%를 차지하고 있었다. 휴가의 시기는 8월1일~10일이 37.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7월21~31일이 23.2%, 8월11일~20일은 14.3%로 나타났다. 휴가의 형태로는 가족과 함께 가는 휴가가 61.8%로 가장 많았다. 자녀들에게 방학 동안 다양한 체험기회를 주기 위해서 국내 여름휴가의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휴가기간은 2박3일이 51%로 절반을 넘었으며, 1인당 평균 휴가비용은 200,000원 정도가 32.2%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숙박시설로 펜션을 이용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42.4%로 가장 많았으며, 콘도는 12.4%, 친인척과 지인의 집은 9.0%, 민박은 7.2%, 호텔은 6.6%로 나타나고 있어서 펜션과 콘도의 이용이 일반화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인의 의식수준에서 나타난 설문조사의 결과를 보면서 성숙한 휴가문화를 만들기 위하여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 성숙한 휴가문화의 발전 방향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제시하려고 한다.

첫째, 육체적, 정신적, 영적으로 균형과 조화를 이룬 휴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조상은 휴가와 일의 조화와 균형을 먼저 생각하였다. 농경사회에서 초복, 중복, 말복 등의 혹서기에 노동으로부터 휴식과 충전을 위하여 동네에서 함께 하는 휴가문화가 있었다. 선조의 휴가문화와 의식은 품위와 여유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공동체 정신으로 함께 하는 놀이문화를 통하여 휴식과 충전, 배려와 나눔의 공동체 정신을 실현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경제발전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다음부터 여유와 배려가 없어지는 휴가문화로 전락하고 말았다. 자가용 승용차에 먹을 것을 잔뜩 싣고 바다와 산으로 몰려가서 단지 먹고 마시는 물량 중심의 휴가로 변하고 있다. 물질보다는 정신을, 자신보다는 전체를 생각하고, 서두르기보다는 여유를 가지는 휴가문화가 필요하다. 육체적으로 회복하고 충전하기 위하여 멀리 떠나는 휴가보다는 가까운 곳으로 가서 여유를 찾으면서 정신적 또는 정서적으로 마음의 안정과 쉼을 얻기 위하여 책을 읽거나 영화와 연극을 보거나 음악을 감상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신앙인들은 기도원이나 수련원에 가서 자신을 돌아보며 영적 안식을 찾는 캠프나 집회에 참석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둘째, 가족 중심과 주제 중심의 휴가문화로 발전시켜야 한다. 사회생활의 기본 단위인 가정을 중심으로 가족과 함께 휴가를 떠나는 것이 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부모와 부부와 자녀 3대가 같이 떠날 수 있는 휴가가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일인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각종 체험관에 가면 1박 2일 또는 2박 3일 동안 전통문화체험과 문화유산답사, 음악회와 공연 참관 등을 할 수 있다. 2013년 7월 13일 부안역사문화연구소 주관으로 격포 채석강에서 전북대학교 과학교육학부 지구과학학과 양우헌 교수의 안내와 지도로 문화유산 답사를 가족과 함께 참석하여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2013년 9월 14일 전북대학교 연습림에서 전북대학교 임학과 박종민 교수의 안내로 변산반도의 나무와 숲에 대한 문화유산 답사를 할 예정이니 가족과 함께 참여할 것을 권하고 싶다. 익산시 성당포구마을 농촌전통테마마을에 이바지 장학회 하계 총회를 했다. 총회에서 회원 가족과 장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신의 삶에 대하여 진솔하게 이야기를 했다. 저녁 식사 후에 참석한 가정별로 1년 동안 살아온 이야기와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다음 날 고란초 군락지, 금강 생태공원, 갈대밭. 갈대로 바람개비 만들기, 편백나무 숲길 걷기 등의 체험행사에 참여하면서 여유와 안식을 누릴 수 있어서 좋았다. 남도향토음식박물관은 남도음식을 널리 알리고 전통음식을 계승하고자 만들어진 관람뿐만 아니라 체험도 하는 공간으로 각 층에는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 전시관이 있다. 박물관은 관람객을 위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어린이 음식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탕 떡, 삼색 다식, 쌀강정, 미니 떡 케이크, 떡국 만들기 등 월별로 다양한 음식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어 가족단위 관람객에게 인기가 있다. 여름에 많은 해수욕장에서 바다수영대회, 갯벌 미니축구, 갯벌피구 등과 같은 경기뿐 아니라 지역별로 여러 가지 축제행사를 실시하고 있어서 가족과 함께 참여한다면 즐거움과 기쁨이 배가될 것이다. 광활한 갯벌에서 머드 축제, 머드하우스 짓기, 맨손으로 고기잡이, 백합과 바지락 캐기 등과 같은 체험 행사들은 가족과 함께 하는 주제가 있는 휴가라고 말할 수 있다.

셋째, 공중질서와 예의를 지키는 공동체 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매년 여름 휴가철이면 많은 피서객이 찾는 산과 해수욕장은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밤늦게까지 계속되는 피서객들의 고성방가로 피서지 인근 주민들이 농사일로 지친 여름밤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피서객들이 며칠 왔다가 가면 그만이지만 피서지 인근 주민들은 여름 내내 고성방가와 쓰레기로 시달려야 한다. 일부 피서객은 대낮부터 술판을 벌이고 고스톱을 치면서 논밭에서 땀을 흘리며 일하는 농민들에게 위화감을 주고 있다. 이제는 휴가문화가 공공질서를 지키며 남을 배려하며 최소한의 예의범절을 지켜야 한다. 자기가 가져간 음식물을 버리지 말고 발생한 쓰레기를 가져와 분리수거를 할 수 있도록 협력하여야 한다. 자신이 놀았던 곳을 깨끗이 청소하여 다음 피서객들을 불편하지 않게 하여야 한다. 피서지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거나 위화감을 주지 않도록 과다노출의 옷차림, 과도한 음식준비, 사행심을 조장하는 놀이문화, 쓰레기의 정리정돈 등에 대하여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피서지에서의 공중도덕과 예의를 제대로 지켜는 일을 부모님과 어른부터 솔선수범하는 자세와 태도가 필요하다. 미국에서 1년 동안 살면서 공원이나 해변을 갔을 때, 적정 인원을 초과하면 자연스럽게 출입을 통제하는 것을 보았다. 어느 누구도 불평하지 않고 질서 유지를 위하여 수용하며 협력하는 것을 보면서 시민의 공중도덕과 질서의식이 얼마나 높은가를 보면서 부러움을 많이 느낀 적이 있었다. 이제 대한민국도 문화적으로 선진국이 되기 위하여 공중도덕과 질서의식 함양을 위하여 힘을 모아야 한다.

넷째, 여름에 집중되는 휴가나 짧은 해외 휴가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대부분은 여름에 가는 휴가만을 휴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바캉스’란 단어도 여름에 가는 휴가를 의미한다고 한다. 여름에 휴가를 즐기고자 하는 열풍은 서양 사람들이 더 극성이어서 프랑스인들은 휴가비를 벌기 위해 1년간 일한다는 말도 있다. 성숙한 휴가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하여 사계절 어느 때라도 휴가를 떠날 수 있는 제도와 분위기가 정착되어야 한다. 남들이 가는 성수기에 해외여행을 간다면 비용이 두 배 이상이 들게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좁은 국토에서 전 국민이 여름에만 산과 들과 바다로 휴가를 떠난다면 얼마나 복잡하고 불편할 것인가를 생각하여 볼 필요가 있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연차 또는 월차 제도를 잘 이용하여 국내 휴가를 갈 수 있다. 4박 5일의 짧은 해외여행 상품은 대부분 이동거리가 많고 비행기나 차를 타는 시간이 너무 많이 실질적으로 관광하는 시간은 정말 짧다. 이제는 짧은 기간에 이곳저곳만 둘러보는 해외여행보다 한 장소에서 오래 있으면서 휴식과 충전, 여유와 안식을 찾기 위한 관광으로 휴가문화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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