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공감 문화
성숙한 공감 문화
  • 신형환 이사장 (성숙한 사회연구소)
  • 승인 2020.10.0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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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 sympathy)이란 남의 주장이나 감정, 생각 따위에 찬성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끼는 것을 말한다. 특히 글, 연극, 영화, 공연 등에 표현된 생각이나 의견, 사건에 대하여 자신도 그렇다고 느끼는 감정을 의미하는 경우에 많이 사용하는 단어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다른 사람의 주장이나 감정, 생각 등에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무관심으로 가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특히 매우 가까운 부부 그리고 부모와 자녀, 사회생활에서 자주 만나는 선생님과 학생, 직장 선배와 후배, 정치인과 유권자 등의 사이에서 상대방의 생각과 주장에 대하여 공감하지 못하고 자신의 입장만 주장하며 강요하다가 결국에는 서로가 갈등과 대립이 격화되어 사회에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강의를 듣거나 뉴스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구나!’, ‘그래 맞아 맞아!’라고 맞장구를 치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만연되어 남과 부딪치지 않으려고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성과중심 또는 목표 지향적 태도와 자세로 말미암아 문화생활에 여유를 가지지 못하고 있어서 공감문화가 잘 발전되지 않고 있다. 옛날 우리의 조상들은 모를 심거나 상여를 메고 가면서, 또는 농악과 판소리를 하면서 맞장구를 치는 “얼쑤, 좋구나!” “지화자 좋구나!” 등의 추임새를 구성지게 넣어 주며 서로 흥을 돋우고 격려하는 좋은 공감문화가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2년 4월 26일부터 12월 초까지 문화를 쉽게 접하기 어려운 지역의 문예회관에 찾아가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는 ‘2012 국립예술단 방방곡곡 문화 공감 사업’을 실시했다. ‘방방곡곡 문화 공감’은 국립예술단의 대표작품을 지역 문예회관에 지원하여 소외 지역의 문화를 향유하는 기회를 만들어 지방 문화예술 수준을 제고하고자 마련된 사업으로 2008년부터 전국의 212개 문예회관 등에서 398회의 공연을 펼치며 약 19만 명의 관객들과 만나왔다. 국립극단,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국립현대무용단, 명동정동극장(정동예술단 및 명동예술극장), 서울예술단,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총 8개 단체가 참여했다.

국립 예술단체는 대표적 레퍼토리 공연뿐만 아니라 직접 지역의 작은 학교나 아동시설, 노인요양시설 등을 방문하여 소규모 공연과 놀이 등의 형태로 진행하여 서로 공감의 폭을 넓히려고 했다. 첫 공연을 펼치는 국립극단은 공연 전날인 2012년 4월 25일에 강원 영월군 영월읍에 위치한 영월초등학교를 찾아 초등학생 30명과 함께 분장 및 소품을 활용한 페이스페인팅 등 체험프로그램 시간을 진행했고, 배우와의 사진촬영, 사인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해 미래의 관객인 어린 학생들과의 만남을 가져 공감문화를 확산시켰다. 경제적으로 선진국인 우리나라가 성숙하고 선진문화강국이 되려면 공감문화를 어떻게 확산시켜야 할 것인가를 다함께 생각하여 보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경청하는 자세와 태도로 성숙한 공감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면서 입은 하나, 귀는 두 개를 만든 이유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 이상 하라는 깊은 뜻이 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의도를 갖고 듣는 자세가 정말 중요하다. 상대방의 말만 듣는 것이 아니라 표정과 동작의 하나하나를 주의 깊게 보며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생각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대화할 때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공감하기보다는 조언하거나 다른 이야기로 돌리거나 자기방식으로 해석하고 단정하는 경우가 많다. 상담을 하려고 오는 대부분의 사람은 해결방안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공감하며 들어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바로 진정한 공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남의 말을 제대로 들을 줄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으며. ‘잘 듣기’의 교육과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연극, 합창, 영화, 마술 등의 공연을 관람하면서도 잘 보고 듣지 못하여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경청과 소통을 통해 성숙한 공감문화가 정착되고 확산되길 소망한다.

다음으로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으로 이해와 소통을 통해 성숙한 공감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인격이 성숙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을 한다면, 우리 사회는 이해와 소통을 통해 공감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다. 각종 공연을 관람하거나 책을 읽으면서 작가와 저자의 생각이나 연출 의도를 헤아리면 이해와 소통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로 살아가기보다는 공동체정신으로 함께 살아가며 서로 이해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무조건 강요하거나 주장하기보다 먼저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소통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기다림과 여유를 잃고 빨리빨리 해결하려는 습관을 벗어버리고 성숙한 이해와 배려의 문화를 발전시켜 공감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

또한 칭찬과 긍정의 반응을 통해 성숙한 공감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각박하고 정이 메말라가고 있는 우리 사회를 따뜻하고 정감이 넘치는 사회로 만드는 데 칭찬과 긍정의 반응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칭찬과 격려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낀 적이 많았다. 좌절과 실망으로 가득한 학생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길은 학생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칭찬하고 격려했을 때에 문제가 있는 학생이 서서히 변화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정과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좋은 점을 찾아 칭찬하는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익명성을 악용하여 악한 댓글을 달기보다는 선하고 착하며 칭찬하는 댓글을 달아 인터넷 문화를 한 단계 성숙하게 만들어야 한다. 공연을 관람한 후에도 칭찬과 긍정의 반응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현하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가정과 직장에서도 가장 가까운 사람을 받아들이며 칭찬과 격려,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공연을 관람할 때에도 좀 더 적극적으로 칭찬하고 격려함으로써 성숙한 공감문화가 확산되어 우리나라가 문화적 선진국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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