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형 ICBM '다탄두 탑재' 맞나…전문가들 대개 회의적
북한 신형 ICBM '다탄두 탑재' 맞나…전문가들 대개 회의적
  • 박대로
  • 승인 2020.10.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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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모습을 나타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11축(양쪽 바퀴 22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외형을 공개한 가운데 북한이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Multiple Independently-targetable Reentry Vehicle; MIRV) 기술을 습득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란 하나의 탄도미사일에 여러개 탄두를 실어 각각 다른 목표 지점에 대한 공격을 하는 탄도미사일이다. 이 기술은 핵미사일 수를 늘리지 않고도 공격력을 키우는 데 활용된다.

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소형 핵탄두 기술이 필수적이다. 현재 다탄두 탄도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중국뿐이다.
 
미국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탄두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고 봤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센터 소장은 12일 미국의소리 방송(VOA)에 "크기가 실제로 어느 정도 되는지에 달렸지만 이런 종류의 미사일은 '다탄두' 탑재 역량을 갖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공개한 4기의 ICBM에 각각 3개의 탄두가 탑재되면 모두 12개의 탄두로 공격을 하게 된다는 의미로 알래스카에 배치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제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며 "해당 미사일 직경이 2.5m라면 화성-15형 미사일 재진입체를 3개 탑재할 수 있고, 직경을 최대 3m로 잡는다면 재진입체를 5개까지 실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탄두 수를 늘리는 것은 미국이 미사일 방어체계를 확충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아직 북한이 다탄두 탄도미사일을 개발하지는 못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이언 윌리엄스 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미국의소리 방송에 "분리형 독립목표 재돌입 핵탄두(MIRV)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북한이 이미 확보했다고 보기에는 너무 고급 기술"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다탄두 기술에는 발사된 복수의 핵탄두가 모두 같은 궤도를 그리며 날다가 동일 목표물에 떨어지는 다소 조악한 형태와 후추진체로 불리는 PBV(Post Boost Vehicle)에 의해 동시에 다른 목표물을 타격하는 진전된 형태가 있다"며 "전자는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개발할 수도 있겠지만 후자는 미국이나 러시아 등이 보유한 기술로 북한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전문가들도 북한의 신형 ICBM이 다탄두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현재까지 화성-15, 북극성-3형 사격 간 다탄두 적용이 시험 평가된 사례가 명확히 식별되지 않았고 이들 활동은 단탄두의 정상적인 재돌입체 활동 이후 추가적인 시험 평가가 필요한 활동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위원은 또 "특히 제어기술 측면에서 현재까지 북한이 위성을 정상적으로 궤도 진입시킨 사례가 없다는 점은 PBV 관련 기술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기술임을 뜻한다"면서 "해외 전문가들의 평가가 보수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으며 저 역시 현재까지는 관련 기술이 기술검증 전의 시제품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사일을 크게만 만든다고 다탄두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탄두를 위해 이동 수단인 미사일의 크기를 증가시키는 것은 기동성과 은밀성 등을 고려해 한계가 있다.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새로운 ICBM이 현존하는 ICBM중 세계 최대급이라는 점에서 이미 기동성과 은밀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오히려 핵탄두의 소형화와 경량화 기술 향상이 있어야 다탄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경량화 기술수준을 고려해 보았을 때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탄두 부분의 모양으로 봐서 다탄두 탑재형일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실험발사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완성된 무기로 보긴 어렵다"며 "다탄두 탑재형 ICBM 개발 성공은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연될 경우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상발사실험이 가시화된다면 정세에 미치는 파장은 그 어느 무기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 실장은 또 "추정컨대 평양 산음동 미사일 단지에서 각종 엔진실험을 거치며 개발 중인 중간 단계의 무기를 일정한 외형을 갖춘 실물로 공개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6·12 북미공동성명에 따라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에 지상발사실험은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군과 미군 역시 다탄두 탄도미사일 여부를 놓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새 ICBM 외형만 공개했을 뿐 발사는 하지 않았다며 실제 위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다탄두 탑재 여부와 세계 최장거리 ICBM 여부 등에 관해 "현재로서는 외형적인 영상만 공개된 부분인데 추가적인 정밀분석이 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북한 ICBM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질문에 "우리는 열병식과 관련된 보도를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해 분석 중"이라며 "우리는 역내 동맹국들과 이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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