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독서운동
성숙한 독서운동
  • 신형환 이사장 (성숙한 사회연구소)
  • 승인 2020.10.1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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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말하는데 책을 읽는 사람의 숫자가 갈수록 줄어든다고 한다. 또한 연평균 읽는 책의 숫자가 너무 작아서 문화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2000년에 미국에서 1년 동안 교환교수로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제일 큰 부러움을 느낀 일은 학생이나 장년 모두가 책읽기를 생활화하는 모습이었다. 대학에서 읽어야 할 관련 서적을 알려주면 모든 학생들이 성실하게 책을 읽은 다름에 리포트를 작성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생은 리포트를 작성하면서 다른 사람이 쓴 것을 이리저리 짜깁기를 하여 구색을 맞추어 제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과제를 컴퓨터로 쓰지 않도록 하려고 손으로 써서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교수도 있다.

크리스챤신문에 ‘성숙한 독서방법’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연재하면서 다섯 가지 내용을 제시한 적이 있다. 첫째, 독서를 단계적으로 하여야 한다. 둘째, 가능하면 정독을 하여야 한다. 셋째, 독서를 규칙적으로 하여야 한다. 넷째, 4-4-2원칙을 지켜야 한다. 다시 말하여 책을 읽는데 40%의 시간을 할애하고, 40%는 읽은 내용을 묵상하고 생각하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20%는 깨달았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한 내용을 노트에 기록하는 데 사용하여야 한다. 다섯째, 읽고 깨닫고 느낀 내용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여야 한다. 이렇게 독서를 하라고 하면 처음부터 포기할 사람도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훈련이 되지 않은 사람은 스스로 시간을 정하여 책을 읽는 일이 정말 어렵다. 어떻게 하면 책을 많이 읽고, 읽은 내용을 서로 공유하며 나눌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생각하여 볼 필요가 있다. 지방지치단체가 작은 도서관 운동을 전개하거나 찾아가는 도서관을 운영하여 독서를 장려하고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책을 사지 않아도 쉽게 빌려서 이용할 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한화 꿈에 그린 아파트(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서도 주민자치시설로 도서관과 독서실, 골프 연습장, 체력 단련 시설, 여러 가지 취미 공간, 노인정, 어린이 놀이터 등을 잘 만들어 놓았다. 도서관 자원봉사자가 서로 협력하고 수고하여 자율적으로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꿈에 그린 도서관장으로서 성숙한 독서운동을 어떻게 전개하여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을 실천하려고 한다.

첫째, 도서를 공유하여야 한다. 한국인은 누구보다 개인적으로 소유 욕구가 높다고 한다. 주택에 대한 강한 소유 욕구 때문에 주거 개념보다 소유 및 투자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어서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젊은 사람부터 조금씩 생각이 바꾸어져 주택보다는 자동차를 먼저 가지려 하고, 월세나 전세로 살려고 한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작은 공간에 책을 수북하게 쌓아 놓고 사는 사람도 보았다. 보여주기 위하여 책을 소장하는 것이 아니라면 꼭 필요한 책을 제외하고 여러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이나 교회 도서관에 기증하여 공유하면 좋겠다. 미국에서 1년을 생활하면서 같은 층에 있는 교수연구실에 있는 교수들이 프린터 1대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중고등학교도 기본시설을 잘 갖추었으나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장비와 실험기구를 몇 곳에만 비치하여 돌아가며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학교버스를 초․중․고등학교가 등교와 하교 시간을 서로 다르게 정하여 공동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기본적이고 중요한 학습교재나 책은 반드시 개인적으로 구입하여 사용하나 관련 서적이나 교양서적을 도서관에 가서 읽거나 빌려서 집으로 가져와 읽고 있다. 이제는 우리도 책을 개인이 소장하려고 하지 말고 공유하여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정기적으로 독서발표회를 하여야 한다. 모든 일을 할 때,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하면 오래할 수 있고 효율도 높다. 특히 책을 읽거나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통하여 자기개발을 하려고 하는 경우에 함께 하여야 한다. 독서운동가 이영애가 쓴 『책 읽기를 통한 치유』를 보면 ‘신성회’를 조직하여 함께 책읽기 운동을 전개하여 많은 사람이 치유를 받아 회복의 기쁨을 이야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독서발표회를 할 수 없더라도 가깝게 지내는 이웃 몇 명이 모여서 쉬운 책을 읽고 독후감을 발표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읽고 깨달은 내용을 이야기하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치유가 되고 갈등이 해소될 수 있다. 꿈에 그린 도서관에서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책을 선정하여 미리 읽고 와서 발표하는 독서모임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려고 한다. 독서운동 전문가가 주도하지 않으면서 모든 사람이 한 가지라도 발표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협력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 앞에서 하려면 정말 어렵겠지만 단계적으로 조금씩 발표하며 수준을 높여 가야 한다. 시간과 공간, 책 선정, 진행 방식, 평가 방법 등에 대하여 하나씩 공감대를 넓혀가며 독서발표회를 정기적으로 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책을 돌려 보며 읽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소유 욕구가 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것을 잘 주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이 귀하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뜻 남에게 빌려주거나 그냥 주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책은 개인이 소장하는 것보다 공동으로 공유하여 관리하면 좋다고 이야기 하였다. 교회나 모임에서 연초에 책 1권을 사가지고 오라고 한 적이 많았다. 남선교회 모임이나 친구 모임에서 책을 선물하면서 제안을 한 적도 있었다. 매월 책 1권을 읽은 다름에 책 여백에 간단한 느낌과 소감을 쓰고 다른 사람에게 책을 넘겨 읽도록 하였다. 자신은 책 1권을 샀지만 12명이 서로 다른 책을 사서 돌려보면 1년에 12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 이렇게 읽고 난 책을 교회도서관이나 지역사회 도서관에 기증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초․중․고등학교 담임교사는 학기 초에 학생들에게 이런 제안을 하여 하루에 15분 정도 책읽기 시간을 할애하여 서로 돌려보는 독서운동을 전개하는 학급 운영을 시도하면 학생들의 감성과 인성이 놀랄 만큼 향상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할렐루야 교회에서는 책을 돌려보기 위하여 책을 기증하는 사람에게 쿠폰을 제공하여 언제라도 필요한 책을 선택하여 읽을 수 있게 하였다. 또한 가을이면 그룹별로 책을 선정하여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면 수상자를 뽑아 시상하고 독후감을 교회신문에 게재하여 책을 돌려가며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넷째, 부모가 먼저 독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엄마가 책을 읽어야 자녀가 변할 수 있다고 한다. 부모는 텔레비전을 보며 웃고 즐기고 있으면서 자녀에게 공부하거나 책을 읽으라고 말하면 자녀들은 부모를 비웃고 무시할 수 있다. 어려서부터 엄마나 아빠가 책을 읽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또한 시간을 내어 어린 자녀에게 책을 읽어 주어 친밀도를 높이고 이해하며 사랑하여야 한다. 한국 유학생들이 미국에서 제일 뒤떨어지는 부분이 독서이다. 책을 처음부터 읽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선택하여 읽고 리포트를 작성하기 때문에 학년이 올라갈수록 차이가 많이 나게 된다. 좋은 성품과 인격의 소유자로 자녀를 기르고 싶다면 책을 읽는 일을 부모부터 실천하여 삶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항상 책을 사서 선물로 주거나 도서상품권을 정기적으로 인센티브로 제공하여 책을 가까이 하게 분위기를 조성하여 주는 역할을 부모가 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 같은 책을 함께 읽고 대화를 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갈수 있도록 부모가 독서를 생활화하는 데 솔선수범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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