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처벌하고 통제하는 법이 아닌, 삶을 살피고 지원하는 법 필요하다”
“사람을 처벌하고 통제하는 법이 아닌, 삶을 살피고 지원하는 법 필요하다”
  • 크리스챤월드리뷰
  • 승인 2020.11.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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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재생산 크리스천 포럼’, 낙태죄 완전폐지와 여성권리보장법 마련 촉구

감리회신학대학교 총여학생회와 예장 통합, 성공회 등 교단 여성단체와 개인들로 구성된 ‘성과 재생산 크리스천 포럼’은 지난달 28일 청와대앞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최근 발표한 낙태죄 개정이 포함된 ‘모자보건법 개정안’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낙태죄 완전 폐지 및 여성의 권리를 보장 법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사람을 처벌하고 통제하는 법이 아닌 삶을 살피고 지원하는 법이 필요하다’는 제하의 성명을 발표하며, 정부와 국회를 향해 ‘여성의 생명과 삶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법안을 유지하려는 행위를 멈출 것’과, ‘입법 예고안을 철회하고, 임신중지와 유지, 출산과 양육 전반의 성과 재생산의 권리에 대한 지원 정책을 마련할 것’, 그리고 ‘낙태죄 완전 폐지와,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난 10월 7일, 정부가 발표한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은 ‘낙태죄’를 유지한 채 ‘낙태죄’의 성립 조건의 범위만을 조정한 안이었다”며 “국가가 계속하여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임신중절의 여부와 조건을 결정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정부개정 안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낙태죄 완전 폐지는 더는 여성이 국가의 인구계획의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어떤 몸이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는지를 타인이 결정하는 인권침해를 바로잡기 위한 첫걸음이다”고 설명하고 “‘낙태죄’라는 법안은 임신으로부터 비롯되는 모든 일의 책임을 오롯이 여성만 감당하도록 요구해왔기에, 이런 법은 절대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임신중지에 관한 결정은 당사자가 처한 다양한 사회적 조건들 때문에 이루어지기에 상황이 변화되지 않는 한 쉽게 바뀔 수 없다”며 “규제와 통제는 안전한 임신중지 시기만을 놓치게 할 뿐인데, 이런 법이 어떻게 여성들의 생명과 권리를 보장해줄 수 있겠나”고 묻고 “불필요하고 형식적인 규제들로 안전한 보건의료 접근성을 가로막는 조치들은 결코 생명존중이라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성명은 또 한국교회와 관련해서도 “한국교회는 시대마다 정부의 인구관리 정책에 맞춰 신학적 담론을 제공하며 정치적 파트너 노릇을 해왔다”고 지적하며 “생육하고 번성하라(창세기 1:28)라는 성서 구절을 산아제한 정책을 펼 때는 적게 낳아 잘 키우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번성이라고 주장했으며 출산장려 정책을 펼 때는 무조건 많이 낳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가르쳤는데, 이는 교회가 각 사람이 존엄하게 살도록 힘써야 하는 종교의 책무를 외면한 채 권력과 결탁해 이익을 좇은 결과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회 안에는 임신중절을 정죄하는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며, 임신중절을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로 바라보고 서로 살피고 돕는 공동체적 연대가 있다”고 언급하며 “교회의 성차별적 문화와 교리의 한계를 성찰하는 기독교인들이 있기에, 임신중절을 정죄하는 목소리가 한국교회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성명은 “그동안 국가·종교·사회는 개인의 삶의 자리와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누군가를 더 힘들고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았다”고 지적하며 “낙태죄 완전 폐지는 이 불평등한 구조를 바꾸어가는 중요한 걸음이다”고 강조하며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그 변화에 함께하겠다”고 맺었다. 

이들은 그러면서 ‘정부는 일부 종교계의 반대를 앞세워 여성의 생명과 삶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법안을 유지하려는 행위를 멈추라’, ‘정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역행하는 입법 예고안을 철회하고, 임신중지와 유지, 출산과 양육 전반의 성과 재생산의 권리에 대한 지원 정책을 마련하라’, ‘국회는 이제서야 시작된 낙태죄 완전 폐지를 위한 논의에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여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성과재생산크리스천포럼’ 김신애 목사의 사회아래, 섬돌향린교회 김하나 전도사와 대한성공회 노승훈 신부가 성명을 낭독했으며, 이영미 목사(한국여성신학회)와 오수경 대표(청어람ARMC), 박소영 신학생(한신대신학대학원 성정의위원회) 등은 성명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발언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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