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의 가치
성숙의 가치
  • 신형환 이사장 (성숙한 사회연구소/ 경영학 박사)
  • 승인 2021.01.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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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
신형환 이사장
신형환 이사장

도덕이란 사회구성원들이 양심, 사회적 여론, 관습 따위에 비추어 스스로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준칙이나 규범의 총체로서 외적 강제력을 갖는 법률과 달리 각자의 내면적 원리로서 작용하며, 또 종교와 달리 초월자와의 관계가 아닌 인간 상호관계를 규정한다. 도덕성이란 도덕적 품성, 즉 선악의 견지에서 본 인격, 판단, 행위 따위에 관한 가치를 의미한다. 오늘날에는 윤리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영어의 'morality'는 그리스어의 'ethos', 라틴어의 'mores'에서 유래한 것이다. 에토스라는 말에는 ① 익숙한 장소, 사는 곳, 고향 등의 뜻이 있고, ② 집단의 관습이나 관행을 의미하며, ③ 그러한 관습이나 관행에 의해 육성된 개인의 도덕의식, 도덕적 심정, 태도, 성격 또는 도덕성 그 자체를 의미한다. 현대에서 도덕이라는 말을 쓸 때는 셋째의 뜻이 널리 통용되고 있다.

칸트는 어떤 행위가 도덕법에 대한 존중의 차원에서 이루어졌을 때만 도덕적 가치를 두었다. 반면 표면적으로 나타난 결과가 도덕법에 부합되었지만 행위의 동기가 고려되지 않을 경우에는 도덕적 가치를 두지 않았으며, 이를 도덕성과 구별하여 적법성이라 불렀다. 즉, 칸트는 행위의 동기를 매우 중요시했으며, 이것은 도덕성이 외면적인 규율이라기보다는 내면적인 가치 기준인 것을 강조했다. 오늘날에는 도덕성의 평가가 행위의 동기와 실제 행동, 갈등 상황에 대한 판단과 그 실천 등 다양한 측면에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도덕성 발달이론에 의하면 아동이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하는 능력, 자신의 행동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는 것, 타인을 도와주는 행위 등은 모두 도덕성 발달의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다. 도덕성이란 어떤 상황에서 행위의 적합성과 그 이유에 대한 추론능력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여 도덕성은 주어진 구체적 사태나 상황을 도덕적으로 해석하여 무슨 행동이 옳고 그른가를 생각하고, 그 결과로서 어느 특정한 행동을 선택하는 심리적 또는 이성적 판단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각종 리스트와 게이트로부터 추측할 수 있는 뇌물과 향응 및 성 접대 문제, 일부 기독교 교단의 교권 싸움, 이권을 청탁하려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회지도층의 줄 대기와 인사 청탁, 죄의식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차명 거래와 허위계약서 작성, 납세의무자의 과소 신고와 탈세 등의 근본 원인으로 도덕성이 결여된 국민의 자세와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일부 고위공무원들이 관련 업체관계자로부터 향응과 성 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사건들을 보면서 사회지도층의 도덕성 마비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알 수 있다. 한국 사회가 보다 성숙한 사회로 발전하여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하여 도덕성을 회복하려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실천하여야 한다.

첫째, 가정에서의 도덕성 교육과 실천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녀는 부모가 하는 대로 따라 할 수밖에 없다. 부모가 자녀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녀에게 좋은 모델이 되어야 한다. 권위나 힘을 이용해서 자녀가 복종하도록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자녀의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인성과 도덕성을 길러주기 위하여 부부가 협력해야 한다. 자녀의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서는 즉시 반응하여 칭찬해야 한다. 그러나 규칙이나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적절한 대가를 치르도록 교육해야 한다. 특히 할 수 없는 일이나 못하는 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불의와 타협하거나 불법을 저지르는 부모가 자녀에게 어떻게 올바르고 진실하게 살아가라고 가르칠 수 있겠는가? 자녀 앞에 양심을 파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더 나아가 행동과 삶으로 솔선수범할 때 자녀들도 따라서 할 것이다.

둘째, 사회지도층이 물질 만능주의나 성과주의로부터 정신적 가치인 도덕주의와 책임주의로 가치의 우선순위를 바꾸어야 한다. 극심한 빈곤으로부터 벗어난 대한민국이 얼마나 경제적으로 잘살고 있는가를 보면 너무 감사하다.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어서 더 많이 가지려고 투쟁하고 있다. 사회지도층이 먼저 자기 것을 조금이라도 희생하고 양보하면서 국민을 위하여 섬기고 봉사하는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 김수환 추기경의 삶을 통하여 국민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앞으로 고위공무원을 임명하는 경우에 능력보다는 도덕성을 먼저 검증하여야 한다. 인사청문회가 있을 때만 도덕성을 검증한다고 요란을 떨지 말고, 직무를 수행할 때에도 정말 도덕성을 가지고 하는가를 언론과 시민단체가 검증하기 위하여 협력하여야 한다. 음주운전, 병역기피, 논문표절,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탈세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사회지도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종교단체와 시민운동 단체가 도덕성 회복 및 실천 운동을 연합하여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그래도 종교를 가진 사람이 상대적으로 도덕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종교 별로 회심, 회개, 정결, 성결, 정화 등의 종교의식을 통하여 도덕성 회복 및 실천이 왕성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성직자들이 먼저 솔선수범하면서 종교인들에게 도덕적으로 깨끗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제시하고 격려하며 인정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종교단체마저도 도덕성이 무너진다면 국가의 존립 자체도 위기로 보아야 한다. 시민운동 단체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도덕성과 윤리성을 끝까지 지키며 모범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수많은 NGO가 정부와 정당을 견제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거룩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차원 높은 활동을 통해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도덕적으로 우월하여야 정신문화 선진국으로서 세계에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넷째, 끝으로 다른 사람들이 먼저 도덕성을 갖출 것을 강요하지 말고, 나와 내 가정 그리고 내 직장부터 도덕성을 회복하고 실천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김수환 추기경이 “내 탓이요.”라고 말씀하신 것을 작은 분야부터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말하는 잘못된 태도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남의 눈에 있는 티눈을 보면서 비판이나 정죄하기보다는 내 눈의 들보를 먼저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나와 내 가족이 도덕적으로 깨끗하게 살아가면서 세상 사람으로부터 바보로 취급되더라도, 도덕적으로 성숙한 삶을 살아가는 한국인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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