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轉嫁)
전가(轉嫁)
  • 신형환 이사장 (성숙한 사회연구소/ 경영학 박사)
  • 승인 2021.02.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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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환의 단상(斷想)
신형환 박사
신형환 박사

전가(轉嫁)란 ‘죄과나 책임을 남에게 넘겨씌움’을 의미한다.

창세기를 보면 아담은 이브에게, 이브는 뱀에게 책임과 죄과를 넘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목사님이 수요일 예배 시간에 자신의 휴대폰 벨소리가 크게 울리자 이렇게 말했다. “내가 목사인줄 알 텐데 이 시간에 누가 전화를 하느냐?” 목사님의 이런 반응 때문에 아내가 얼마 동안 힘들어 한 적이 있었다.

부부가 매일 3시간씩 자카르타 국제대학 어학원에서 운영하는 인도네시아어 교육을 받고 있다. 파니와 리드완 두 선생님이 정말 잘 가르치고 있다. 질문도 자주 하고 과제를 내주기도 하며 발표를 하게 한다. 아내가 내가 조금 빠르게 하는 것을 옆에서 본 후에 내가 틀린 답을 해서 나를 따라 했던 아내가 답을 틀리게 하였다. 아내가 “당신 때문이야”라고 말을 하여 다툴 뻔 했다. 아내가 외국어 공부를 60세가 넘어 하려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을까? 내가 좀 더 친절하게 도와주고 격려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했다.
 
나는 회계학과 세법을 전공하였기 때문에 전가란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 자신이 부담해야 할 세금을 소비자 또는 세입자에게 떠넘기는 전가 행위를 많이 한다. 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보유세(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또는 거래세(양도소득세와 취득세)를 중과하려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정책에 대항하려는 사람들은 세입자에게 세금을 전가시키려고 전세금액 또는 거래 금액을 올리고 있다.

제약회사는 약을 많이 판매하려고 병원이나 의원에 장려금(리베이트)으로 상품권, 골프비용, 호텔 숙박권, 현금 등을 제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비용은 고스란히 약품 가격에 반영되어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가격 상승이 일어난다.

교회의 성장과 발전을 이야기하면서 목사님은 성도의 믿음을 탓하고, 성도는 목사님의 설교와 삶을 탓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집안에서도 자녀들이 잘 살지 못하는 것을 부모의 탓으로 말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부부 관계에 있어서 남편은 아내 탓, 아내는 남편 탓으로 몰아가면 결국 파국이 있을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이 “내 탓이요”라고 고백한 말씀이 큰 영향력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었다. 나의 죄과나 책임을 남의 탓으로 전가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좀 더 정직하고 솔직하면 좋겠다. 영어 ‘I admit I made a mistake.’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며 자신의 잘못, 실수, 죄과, 책임 등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시인하는 삶을 영위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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