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합의 계승"…대북문제 '한목소리' 내는 한중
"싱가포르 합의 계승"…대북문제 '한목소리' 내는 한중
  • 장용석 기자
  • 승인 2021.04.06 13: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2021.3.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 우리나라와 중국 정부가 지난 3일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대북문제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모습이다.

한중 양국 모두 지난 2018년 6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 때 채택된 이른바 '북미 싱가포르 합의' 계승과 대화·협상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싱가포르 합의' 계승 여부에 대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한중 양국이 이 부분에 공감대를 형성한 사실은 중국과의 전 방위 경쟁에 나선 미국 측에도 일정부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3일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 뒤 언론 인터뷰에서 '당면한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한반도 문제에 관해 (한중) 쌍방은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진전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답했다. 특히 그는 "2018년 북미정상의 싱가포르 합의가 갖는 중대한 긍정적 의미를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왕 위원은 앞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도 "대화·협상을 통해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각국의 노력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한중 양국의 목표가 같다며 "우리 정부는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실질적으로 진전될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계속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 장관이 이번 회담에서 왕 위원처럼 '싱가포르 합의'을 언급했는지 여부는 한중 양국 외교부의 회담 결과 자료만으론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2018년 북미정상회담 개최 또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행과정의 일환으로 평가하고 있단 점에서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해야 한다는 데는 중국 측과 이견이 없었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올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싱가포르 합의'에 대해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선언"이라며 "그 선언에서 다시 시작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이루는 대화·협상을 해나간다면 북미대화와 남북대화를 좀 더 속도 있게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바이든 행정부의 북미대화 또한 "트럼프 정부의 성과를 계승·발전시켜가는 것"이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올 1월 출범 이후 역대 정부가 추구해온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착수한 뒤 '트럼프 스타일'의 대북접근법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해온 상황.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대북외교가 준비돼 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김정은을 만나는 게 포함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바이든 대통령)의 접근법은 상당히 다를 것이다. 그것(북미정상회담)은 그가 의도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한 사실이 대표적이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정부 고위 당국자가 이달 2일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앞두고 "싱가포르 합의의 중요성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히긴 했으나, 회의 결과를 정리한 언론발표문에선 싱가포르 공동선언이나 북미 간 대화에 대한 언급이 모두 빠졌다.

대신 언론발표문엔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일 3국 간 협력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강조하는 등의 내용이 들어갔다. 중국과 달리 미국은 여전히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에 대한 원칙적 접근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단 얘기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어쨌든 바이든 정부가 '싱가포르 합의의 중요성'을 얘기했단 점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나름 협상안을 준비하고 있다"(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바이든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에 관한 우리 정부 얘기를 '듣고 있다'고 볼 수 있단 이유에서다.

이번 안보실장 회의에 참석한 서훈 국가안보실장도 "북미협상의 조기 재개를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정부는 앞서 2월 중순쯤부터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퇴짜'를 맞았단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적이 있다.

북미 양측은 앞서 '싱가포르 공동선언'에서 Δ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Δ항구적이고 공고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Δ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그리고 Δ한국전쟁(6·25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송환 등 4개항에 합의했고, 이 가운데 유해 송환은 실제로 이뤄졌다.

그러나 미국 측은 후속 협상과정에서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대상·방식에 초점을 맞춘 반면 북한은 비핵화에 따른 대가, 즉 제재해제와 체제안전 보장 등에 방점을 찍으면서 양측의 가시적 접촉도 끊기고 말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