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와 투자
투기와 투자
  • 신형환 이사장 (성숙한 사회연구소/ 경영학 박사)
  • 승인 2021.05.0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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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환의 단상(斷想)
신형환 박사
신형환 박사

영어로 투자를 investment, 투기를 speculation이라고 표현한다. 국어 사전적 의미의 투기(投機)는 ‘시가의 변동을 예상하고 그 차액을 얻기 위해 하는 매매거래’를 의미한다. 반면에 투자(投資)는 ‘사업에 필요한 돈이나 물자를 댐’을 뜻한다. 투자는 계획적이나 투기는 도박성이 강하다.

투자는 시간과 정성을 쏟아 부어 이익을 추구하지만 투기는 기회를 틈타 큰 이익을 보려고 한다. 투자는 생산 활동을 통한 이익을 추구하지만 투기는 생산 활동과 관계없는 이익을 추구한다. 투자는 투자대상의 가치를 분석한 후 그보다 가격이 낮으면 하는 행위이고, 투기는 가치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소위 기분이나 감정에 따라 특정 자산을 맹목적으로 사는 행위이다.

투자론적 관점에서 투자란 투기까지 포함하는 보다 넓은 의미의 개념이다. 미래에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유가증권이나 부동산을 구매하는 행위는 투자론적 관점에서는 투자에 해당된다. 투자란 투자자가 위험(risk)을 감수하는 대가에 대한 합리적 기대가 사전에 준비되어야 한다. 반면에 이러한 합리적 기대 없이 투자하는 행위를 투기라고 말한다. 투자는 위험에 상응하는 적절한 크기의 기대수익을 추구하지만 투기는 매우 큰 위험을 감당하는 대신 비정상적으로 큰 이익을 기대한다. 투자는 공개되는 정보에 따라 하지만 투기는 독점적인 정보를 이용한다.

부동산을 구입하는데 사전에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이나 알고 있는 사람의 주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그 정보를 이용하여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이 대표적인 투기라고 말할 수 있다. 공직자나 LH공사 직원들이 개발정보를 사용하여 토지를 매입하는 것은 전형적인 투기라고 말할 수 있다. 건설회사 임직원들도 회사의 개발정보로 사전 주변 토지를 매입한다면, 이것을 투기라고 말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패로 국민의 지지를 잃어 가고 있다. 과연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이유가 정부의 정책 탓으로만 돌려야 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 보았다. 대한민국은 국토가 좁고 인구가 많아 경쟁이 무척 심하다. 또한 준법의식과 공동체 정신의 결여, 자본주의의 천박한 발전, 극단적인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만연으로 부동산 투기 문제가 정권에 상관없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 규제정책을 새롭게 도입하면 이를 제도적으로 악용하여 투기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농업법인을 만들어 농사를 짓는다고 농지를 매입하고 최소한의 경작을 하며 개발될 때까지 기다린다. 토지 보상을 많이 받으려고 나무를 형식적으로 심고 있다.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가건물을 짓고 큰 보상을 노리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행태는 어느 한 정권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 지금까지 누적된 폐해가 나타나고 있어서 부동산투기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젊은 사람들이 언제까지 기다려야 수도권에서 집을 살 수 있을까? 이제 선한 투자 또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ment)로 우리의 눈을 돌리면 좋겠다. 투자의 요소로 가치, 환경, 녹색성장, 첨단 과학기술, 지역사회 발전 등을 고려하여 관련 기업과 NGO에 투자하는 것을 임팩트 투자라고 말한다. 상생과 공유경제, 예술과 문화, 환경보호와 보전. 가난한 자와 장애인 돕기 등의 분야에 투자하여 선한 영향력으로 사회 변화를 이루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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