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의 경제관’을 실천하는 믿음의 거인
‘웨슬리의 경제관’을 실천하는 믿음의 거인
  • 전태규 목사
  • 승인 2021.06.0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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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규 목사 칼럼
전태규 목사(서광교회)
전태규 목사(서광교회)

1970년대 초반에 나의 아버지는 논산 등화동교회에서 목회를 하셨다. 나는 논산에서 대건고등학교에 다닐 때였다. 그때 나의 아버지는 가까운 강경지방 화정교회로 옮겨 목회를 하셨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목회도 있을 때는 여러 일이 있다가도 떠날 때는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도 내 기억 속에 남은 것이 당시 송원섭 장로님께서 집에서 기르던 씨 암 닭 한 마리를 사택에 가져오셨다. 이것을 잡아 떠나기 전 우리 온 가족에게 잔치를 베풀어 주려고 하셨던 것 같다. 그런데 아쉽게도 부모님은 다른 가정에 초대를 받아놓은 상태였다. 우리 형제들은 숫자가 많으니 초대받지를 못하고 집에서 식사할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송 장로님에게 우리가 다른 가정에 초대받아 고맙기는 하지만 그냥 가지고 가시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송 장로님은 사모님만 입입니까? 자녀들은 입 아닙니까? 그러면서 가져온 닭의 목을 확 비틀어 잡아서 요리해 주셨을 때 나는 얼마나 좋았던지 지금도 그때가 그립다.

세월이 지나 아버지는 천국 가시고 어느덧 내가 아버님의 자리에 앉게 되었다. 나의 장남이 동말레이시아 선교사로 파송 받아 사역하고 있다. 해마다 연회 때가 되면 한국에 들어왔는데 최근 2년간은 코로나로 연회에 참석을 못하였다. 한국에 들어오면 나는 아들에게 선교 보고 할  교회를 소개해 주고 싶지만 누구에게 말하기가 왠지 자신이 없다.

얼마 전 감리교 부흥단 총회가 있어 수원에 있는 수원성교회를 갔다. 등록처에 서기 윤보환 감독이 나를 반갑게 맞아 준다. 그러면서 전남권 선교사가 언제 들어오느냐고 묻는다. 연회때 들어온다고 하니 오면 연락하라면서 영광교회 와서 선교 보고하라는 것이다. 순간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목회해 보지만 남을 초청하기란 쉽지가 않다. 때론 모른 척 한다.

이런 일은 자식에게 아버지로써 체면이 서는 것이다. 아들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 윤 감독님이 너를 초대했다고 하니 무척 좋아하는 눈치다. 얼마 전 아들이 영광교회 철야기도회를 다녀왔다. 윤 감독이 강화 갈멜산 기도원에서 급히 내려와 사회를 보는데 지금까지는 세워달라고 해서 세워 주었지만 내가 자청해서 초청한 선교사는 전남권 선교사 하나뿐이라고 하더란다. 윤 감독의 이야기인즉 이상하게 한번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 일은 분명 성령의 역사라고 믿는다. 나는 여러 교회를 다녀봐서 사례비가 어느 정도 인지는 대충 감이 온다. 선교사니까 많이 주면 얼마일 거라고 말이다.

새벽 2시가 되어 아들이 집에 돌아왔다. 아들은 나에게 얼마 받았는지 아느냐고 되묻는다. 나는 모르겠다 하니 5만 원권 20장을 받았다고 말한다. 순간 나는 계산을 못해 처음엔 얼마인지 몰랐다. 조금 뒤 생각하니 거금 100만 원을 준 것이다. 선교사가 한국에 들어올 때 항공료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는데 윤 감독이 이일을 감당해 준 것이다.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누가 이렇게 하겠는가!
과거 내가 부흥단장 할때도 윤 감독은 호남지역에 자비량 집회를 가려고  호남선교연회 부흥단에 선교비로 200만원을 보내었다. 그러나 후에 사정이 생겨 집회가 취소되었을 때도 그는 기쁘게 헌금하였다.

훗날 나의 막내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협성대학원에서 윤 감독이 제일 인기가 많다고 하였다. 이유인즉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책 사보라고 거금을 주고 대접을 잘해준다는 것이다. 돈이 좋기는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돈만 가지면 거의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듣기에는 윤 감독도 성전을 짓느라 어렵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하나님의 일을 하면 하나님이 필요한 돈을 채워 주신다는 믿음으로 일한다고 하였다. 갑자기 웨슬리의 경제관이 떠 오른다. 열심히 버십시오. 열심히 저축하십시오. 기회 있는 대로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을 위해 열심히 쓰십시오. 내가 이새의 아들 다윗을 만나니 내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 내 뜻을 다 이루게 하리라 하시더니 분명 살아계신 하나님이 윤 감독을 한 시대에 크고 귀하게 쓰실 것만 같다.

아들 선교사가 곧 동말레이시아 선교지로 들어 간다. 분명 하나님께서 그를 통해 영광을 받으시리라 확신한다. 결국에는 하나님께서 선교지에서 믿음의 사람들을 통해 그렇게 또 역사하실 것으로 믿는다. 하나님께 꾸이는 생활을 실천하는 윤 감독님의 목회 사역 위에 주님이 함께하시고 언제나 주님의 역사를 경험하게 하옵소서 오늘도 기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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