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진 칼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한승진 칼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 한승진 목사
  • 승인 2021.08.2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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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진 목사(황등중 교목)
한승진 목사(황등중 교목)

홈플러스나 롯데마트 같은 대형 마트에 가면 단정한 옷을 입고 입가에는 미소를 지으면서 정중히 인사하는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각종 편의점이나 제과점, 카페, 식당 등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언젠가 이런 분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분들은 친절과 미소가 타고난 것일까? 어떻게 매일매일 매시간 모든 사람에게 저렇게 웃어주고 정중하고 친절할까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라면 도저히 못할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이 분들의 보수가 생각보다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이런 생각을 하곤 하니 이분들의 친절에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사프로그램에서 이 분들의 이야기를 심층취재하고 다룬 것을 보니까 이 분들의 고통이 엄청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의 감정이란 게 즐거울 때만 있는 것이 아닌데 슬프고 힘들고 짜증 날 때도 모르는 사람에게 웃으면서 친절을 베푼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미국 버클리 대학 레셀 혹스차일드 교수는 직업상 원래의 감정을 숨긴 채 표정과 몸짓을 해야 하는 것을 ‘감정노동’이라고 지칭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언뜻 보기에는 미소가 가득하고 정중하고 친절하여 존경스럽지만 자세히 보면 그게 다가 아닐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감정노동이라는 걸 조금이나마 알고부터는 이분들을 접하는 제 마음과 제사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존경스러운 마음만 가득하였지만 이제는 이분들의 인사에 반드시 정중히 인사를 합니다. 고마운 친절에는 마음 깊이 감사함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존경하는 마음보다는 안쓰러운 마음으로 바라보기도합니다.
 
이처럼 다는 아니지만 우리가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우리가 보는 건 진심이 아닌 꾸며진 것, 마지못해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사람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심어린 마음을 담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 때문에, 주어진 역할 때문에, 잘 보이면 좋을 것 같은 아첨으로 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저는 그런 대로 미소를 사람을 대함에 미소를 머금기도 하고, 친절하기도 합니다. 이런 저를 보고 많은 분들이 칭찬하곤 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진심이 아닌 가식으로, 체면상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목사로, 교사라는 역할로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속 마음을 감춘 채, 사람을 대하기도 합니다. 이런 역할 수행은 저만은 아닐 것입니다.      
 
세상이 하도 이렇다보니 어느 때는 무엇이 진심인지, 아닌지도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어쩌면 우리 자신과 우리가 관계 맺는 많은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는 솔직함보다는 가식이 더 많은 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나는 진심으로 대했는데 상대방이 이를 이용하거나 거짓으로 대한 것을 알고는 상처받고 배신감에 괴로울 때도 많습니다. 이러한 괴로움과 배신감에 어찌할 바를 모르며 힘들어합니다. 이러한 때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이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성경에 보면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고 미워하고 죽이려고 한 이들로 인해 고통을 경험한 다윗의 삶이 나옵니다. 다윗은 자신이 목숨을 걸고 충성한 사울 왕의 미움을 받았고 자신의 아내 미갈 그리고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 압살롬의 배신으로 도망을 쳐야하는 등 수많은 고통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런 그가 처참한 마음의 고통을 이겨낸 비결이 하나 있습니다. 그는 그럴 때마다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만 바라보았습니다. 결코 거짓이 없으시고 진실하신 그 분의 품에 안겨 위로받고 새 힘을 얻는 기도생활을 많이 하였습니다. 신구약 성경의 중앙에 위치하는 성경이 시편입니다. 이 시편의 많은 부분을 지은 사람이 다윗입니다. 시편 17편 1절입니다. “여호와여 의의 호소를 들으소서. 나의 울부짖음에 주의하소서 거짓 되지 아니한 입술에서 나오는 나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소서.        
 
다윗은 사람 관계의 거짓과 배신을 경험하면서 하나님께 향하는 마음이 진심임을 참된 것임을 강조합니다. 적어도 하나님께 나아가는 마음은 정직한 영혼의 울림이어야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기도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다른 사람을 대함에 진심을 담아냅니다. 갈라디아서 6장 9절 말씀입니다. “선한 일을 하다가 낙심하지 맙시다. 포기하지 않으면 때가 이르면 거두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는 다른 사람이 이를 악용할지, 그럼에도 다른 사람은 거짓으로 대할 지를 계산하지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하나님이 주신 진심으로 다른 사람을 섬기기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다른 사람이 어떠하든 그것은 우리의 진심의 분량을 적게 할 아무런 근거나 이유나 핑계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것은 오직 하나님의 마음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어떻게 우리가 이렇게 온전하게 살아갈 수가 있습니까? 어쩌면 이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렇게 살라고 말씀하십니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라는 것입니다. 말 되는 것을 말이 되게 하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난감한 일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것이 가능하도록 힘과 능력을 주십니다. 비록 완전하지는 않지만 한걸음 한걸음 하나님을 닮아가도록 해주십니다. 이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우리가 매일 손과 얼굴을 씻는 세수를 하듯이 우리의 마음을 정결하게 하는 기도를 해야 합니다. 하나님과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맞추는 기도를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오늘날 교육현장에서 마주하는 아이들은 그야말로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으로 비유되곤 합니다. 그만큼 아이들이 격정적이고 불안합니다. 청소년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 주다가 길거리에서 참변을 당한 어른들의 이야기를 접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아이들을 가르치기가 어려워준 현실입니다. 이 아이들에게 지식 하나 더 습득하도록 하는 교육으로는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지 못합니다.
 
오늘날 아이들의 가정은 이전 세대에 비해 많이 깨지고 일그러져 있습니다. 이리저리 상처받은 아이들은 쉽게 상처받고 화를 냅니다. 이 아이들의 상한 마음을 어루만지고 회복시키는 교육은 우리의 기도로부터 시작해야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세상적인 방법이 아닌 하나님을 만나고 그 사랑을 깨닫게 하여 그 안에서 참된 소망의 삶을 누리도록 일깨워주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 신앙인만이 할 수 있는 교육적 사명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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