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과 소생
탈진과 소생
  • 신형환 이사장(성숙한 사회 연구소)
  • 승인 2021.09.03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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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환의 단상(斷想)
신형환 박사
신형환 박사

탈진(脫盡)이란 ‘기운이 다 빠져 없어짐’을 뜻한다. 소진(消盡)이란 ‘점점 줄어들어 다 없어짐 또는 다 써서 없앰’을 의미한다. 소생(蘇生)은 ‘거의 죽어 가다가 다시 살아남’을 뜻한다. 같은 의미로 회생(回生)이란 단어도 사용된다. 정신분석의학자는 탈진을 영어로 ‘burn out’으로 사용하는데 ‘다 타서 없어졌다’는 의미이다. 

코로나 사태로 자영업자 또는 소상공인의 경제상태가 탈진 상태에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코로나 방역관계자와 의료인들이 가중되는 업무로 탈진하지 않을까 무척 염려스럽다. 앞만 바라보고 달려온 사람들이 휴식과 충전을 하지 않고 일에 묻혀 살아가고 있다. 이들의 인생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했던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무역 강국이 되었던 이유는 국민의 근면과 성실, 부모의 자녀 교육에 대한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일밖에 몰랐던 부모의 수고와 사랑 때문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노동자의 희생이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엄청난 노동에서 휴가다운 휴가도 가지 못하고 노동현장을 지킨 사람들의 수고에 감사해야 한다. 물론 이들은 연월차 수당을 받아 가정경제에 도움을 주려고 자기를 희생한 것이었다. 너무 열심히 일을 하다가 탈진하여 일을 할 수 없게 된 노동자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정신적, 정서적 탈진이 심하여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5년 이상을 투병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사립대학 정년보장 교수였지만 갈등이 있어서 사직을 하고 병원선교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쓰촨 성 대지진으로 갈 수 없게 되었다. 이때 극심한 좌절감과 불안감, 상실감과 실패감, 염려와 두려움이 엄습해 오면서 우울증에 빠져 정신과 의사의 치료를 받기도 했다. 집안에 머무르며 하루 종일 스포츠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친구들의 전화를 받지 않았고, 초대를 거절하며 나 스스로 담을 쌓고 외롭게 지냈다. 우리나라 국민의 80% 정도가 잠재적인 우울증 환자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탈진과 소진으로부터 소생과 회복의 길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려고 한다.

내가 5년 동안 성경 한 장도 읽지 못하고, 하루에 단 2분 동안 기도도 할 수 없었다. 설교 시간에는 잠에 취해 있어서 무력감과 무기력증의 극치였다. 이때 사랑방 밴드에 매일 오늘의 양식을 요약하고 기도문을 작성하는 것은 매일 하였다. 말씀의 다림줄이 나와 하나님의 관계를 유지시켜 주었다. 아내의 인내와 기도, 자녀의 이해와 격려가 정말 큰 힘이 되었다. 큰 아들은 텔레비전 한 대를 사주어 채널 다툼을 하지 않게 도와주었다. 

아내가 함께 걷기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이혼증서에 도장을 찍으라는 협박 때문에 탄천과 법화산 둘레길를 걷기 시작했다. 육체적 회복이 이루어지자 정서적, 정신적, 영적 회복이 이루어졌다. 부부가 노년에 인도네시아에 가서 선교사의 삶을 살려고 하면서 삶이 역동적으로 변화되었다. 소생을 하려면 휴식과 충전이 필수적이다. 

5월에는 제주도 여행을 9박 10일 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한 곳에 머물며 책을 읽고 산책을 하며 운동을 하는 휴식문화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텃밭 가꾸기를 통해 정서적으로 큰 도움을 받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작은 봉사활동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으면 소생과 회복이 가속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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