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운몽 목사의 신앙과 용문산기도원에 대한 교회사(史)적 의미 재조명
나운몽 목사의 신앙과 용문산기도원에 대한 교회사(史)적 의미 재조명
  • 최선림 기자
  • 승인 2021.09.0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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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산기도원 제4회 학술세미나’개최..전 연세대 김명구 교수·서울신대 박명수 박사 발제
나운몽 목사와 용문산기도원에 대해 재조명하는 세미나가 지난 6일 서울 감리교회관에서 진행됐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58년 4개월째 쉼없이 기도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이철) 소속 용문산기도원이라 불리는 ‘애향숙(愛鄕塾)’이다. 애향숙 용문산기도원은 1963년 4월 30일 새벽 1시 처음 기도를 시작한 후, 현재까지 구국(救國)을 위해 멈추지 않고 교대로 뜨겁게 기도하고 있으며, 남북이 통일 될 때가지 기도는 결코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애향숙 용문사기도원은 아울러, 기독교 사(史)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애향숙 용문산기도원은 고베성서학원 출신의 박경룡과 장흥감리교회 교인들에 의해 1940년경에 시작된 대한수도원과 함께 한국의 복음성장을 주도한 최초의 기도원으로 기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이를 시발로 전국적으로 기도원과 영성 단체들이 생겨나 불을 붙이며, 전세계적으로 보기드문 부흥과 선교 대국을 이루게 됐다. 따라서 이러한 한국교회 성장의 밑바탕에 용문산기도원의 ‘시작’이 있었음은 한국교회사적으로도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에 이러한 의미를 지닌 용문산기도원과 기도원의 설립을 주도했던 아실 나운몽 목사의 삶과 신앙에 관해 돌아보고, 기독교사적인 의미와 재조명을 시도하는 학술 세미나가 진행돼, 교회의 관심이 모아졌다.

6일 서울 광화문 감리회빌딩 16층에서 재단법인 기독교대한감리회 애향숙(이사장 이철 감독) 주최로 ‘용문산기도원 구국제단에 관한 역사적 고찰-용문산기도원 구국기도회 58주년에 즈음하여’ 제하의 세미나가 진행됐다.

세미나에서는, 전 연세대학교 교수이며 현 월남시민문화연구소 소장 김명구 박사와 서울신학대학교 명예교수이며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 소장 박명수 박사가 나서, 각각 ‘아실 나운몽 신앙유형의 한국교회사적 위치-개인구원과 국가구원 의식을 바탕으로’와 ‘아실 나운몽의 초기 생애에 관한 연구-해방 전후와 6·25 한국전쟁을 중심으로’를 제목으로 발제를 진행했다.

논찬은, 서울장신대학교 김정회 외래교수와 한국문화신학회 박종현 회장이 차례로 맡았다.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는 김정회, 김명구, 박명수, 박종현 박사(왼쪽부터)

이날 김명구 박사(전 연세대 교수, 현 월남시민문화연구소 소장)는 ‘아실 나운몽 신앙유형의 한국교회사적 위치’라는 발제에서, 나운몽 목사의 생애를 추적하면서 ‘신학과 국가구원’, ‘용문산 구국제단 및 애향숙 재건’, ‘기도원 운동’, ‘반공운동’, ‘이단논쟁’ 등을 차례로 짚었다.

특히 김 박사는 나운몽 목사가 체험한 영성과 관련, “당시 나운몽의 신학도 내면의 신앙과 성경에 입각한 역사적 실천이 합치되었던 영미 복음주의 신학의 전통, 곧 한국교회 일반 신학의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내적으로 회심해 새로 태어나는 체험을 했고, 남이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성경공부와 기도생활을 유지했다. 그리고 성서의 교훈에 따라 세상을 향한 기독교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려 했다”고 찬했다.

덧붙여 김 박사는 “땅 위에 하늘의 모형인 ‘사랑나라 건설’을 목적하는 교육기관으로 애향숙을 재건했으며, 1947년 8월 15일 광복 2주년 입산 7주년 기념집회를 초교파적으로 개최했다. 장로교신학교 신학자 박형룡과 감리교 신학자 방훈이 참석해 집회를 인도했고, 이 집회부터 용문산이 차츰 알려지게 되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1948년 1월부터 ‘용문산 심령수련회’라는 명칭으로 10일 부흥회를 주기적으로 개최했다. 16명의 수도생으로 시작된 용문산수도원이 배출한 86명의 수도사들은 전국으로 퍼져 1990년대까지 53개의 기도원을 세웠다. 이들은 한국기독교사에 커다란 공헌을 한 기도원운동을 펼쳐나갔다”고 평가했다.

또 구국제단과 관련, “1963년 4월 30일 1시부터 시작된 한민족 제단의 구국기도는 말 그대로 나라를 위한 기도로, 이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찾아볼 수 없는 한국기독교의 값진 역사라 할 수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단 논쟁과 관련, 김 박사는 “나운몽 목사가 감리교 장로이면서 장로교 지역인 대구 경북에서 활동한 것은 그의 이단성 시비를 촉진시켰다”면서 “나운몽 신학에서 그리스도는 ‘성서적 계시의 핵심이요, 성서 해석의 단서’였다. 구체적 실행의 근본적 출발도 언제나 교회였고, 성서였다. 그의 신학에서도 기독론과 삼위일체론이 강하게 주장된다. 따라서 신학적으로 폄훼될 수 없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김 박사는 덧붙여 “기도원은 스스로 소외되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부여해 주는 곳이었다. 그런 신념 아래 성령운동이 일어났고 교회부흥으로 연결됐다. 나운몽의 용문산이 그런 역할을 했다”면서 “기독교의 복음이 인간을 구원한다는 것에 확신을 심어준 것에 그치지 않고, 구원의 사명을 땅과 나라로 확장시켰다. 구령과 구국의 두 축을 연결시켰고, 성령운동을 통해 성경이 말하는 구원을 실행하려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김정회 서울장신대 외래교수가 논찬을 이었다. 그는 논찬에서 “나운몽의 신학은 한국복음주의 신앙의 전통 안에 있고, 용문산 기도원 운동은 성령운동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며, 구국제단을 통해 표출된 나운몽의 국가구원 의식은 영적인 것과 분리되지 않고 합치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맺었다.

두 번째 발제는 박명수 서울대 명예교수가 나섰다. 박 명예교수는 ‘아실 나운몽의 초기 생애에 관한 연구’ 발제에서, 나운몽의 성장배경과 기독교 입문과정, 만주에서의 피란생활, 그리고 건국활동과 6.25 전쟁 및 시련 등에 관해 차례로 돌아봤다.

특히 그는 나운몽의 생애를 전반적으로 돌아보며 “나운몽은 민족주의적인 배경이 강한 집안에서 자랐고, 급작스러운 경험에 의하여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덧붙여 “또 강력한 배일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으며 해방 후에 우익의 입장에서 활동했다”고 했다

이어 “그 후 한국사회에의 새로운 영성운동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며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애국정신과 사회를 개혁하려는 개혁정신, 그리고 모든 것을 영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영성운동이 자리하는 걸 볼 수 있다”고 나운몽의 생애에 대해 평했다.

끝으로 박종현 한국문화신학회 회장은 논찬에서 “나운몽 목사가 세운 용문산 기도원은 상처 받은 영혼의 안식처로서 예언과 신유, 방언운동이 일어나 영적 치유를 통해 전쟁의 상처를 보듬는 역할을 했다”고 평했으며, 나 목사에 대해서도 “나 목사는 전국을 순회하며 설교에 나서 역시 전쟁의 광기로부터 사람들을 구하려 노력했다”고 그의 삶을 찬사했다.

설교를 전하는 감리교 이철 감독회장
세미나에 앞선 예배에서 설교를 전하는 감리교 이철 감독회장

한편 이날 세미나에 앞서 드려진 개회예배는 최범선 목사의 사회로 육상임 구국제단 담임의 기도에 이어 이철 감리교 감독회장이 말씀을 전했다. 이 감독회장은 말씀에서 “용문산에서 성령운동과 기도운동이 일어나서 한국교회가 성장했던 것처럼, 지금 어려운 시대에 나운몽 목사의 기도운동을 재조명해, 그의 기도의 불길이 다시 재현되도록 하여 감리교와 한국교회에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길 희망한다”고 설교했다. 나서영 목사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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