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을 예수님처럼 일하세요
3년을 예수님처럼 일하세요
  • 전태규 목사
  • 승인 2021.10.18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태규 목사(서광교회)
전태규 목사(서광교회)

내가 살아온 인생을 요약해 본다. 1972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버는 대학을 가겠다고 농촌에서 삼수하면서 나름 열심히 공부하였다. 이는 아버지의 뜻과는 정 반대의 길이었다. 나의 아버지는 우리 5남매가 다 목회하길 원하셨다. 그러면서 늘 “나는 열 번 남자로 태어나면 열 번 목사하고, 열 번 여자로 태어나면 열번 사모를 하겠다”고 하셨다.

내가 가는 길이 아무리 좋아도 부모가 기뻐하는 길을 가야 할 텐데 그렇지만 나는 목회는 자신감과 확신이 없었다. 1974년 아버지가 시무하신 논산 화정교회에서 신년부흥집회가 열렸는데 강사는 당시 유명한 한얼산 기도원의 이천석 목사님이셨다. 나는 나흘 집회 중에 사흘을 철야 하면서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만 보여 달라며 처절하게 매달리며 기도하였다. 나는 그 부흥집회에서 성령의 강한 불을 받고 방언도 하고 내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성령을 받으니 마음이 한없이 기쁘고 얼굴도 예쁘고 자신감이 회복되니 아버지가 말씀하신 신학교가 최고의 대학같이 보였다.

그때 이미 전기는 마감되었고 후기가 남았는데 아버지는 나를 평소 가장 존경하던 김응조목사님이 설립하신 신학교로 인도해주셨다. 아버지는 본래 사곡성결교회 집사로 일하다가 감리교 신학생을 따라간 것이 후에 감리교 목사가 되신 배경이었기에 성결교가 오히려 친근감이 더 있으셨던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는 나에게 그 학교 들어가면 다 부흥사가 된다고 하셨다. 나는 신학교 입학하여 같은 반에서 처음 고신일 감독을 만나 한평생을 함께 왔으니 바늘과 실과 같다고 할 것이다.

신학교 1학년을 마치고 1974년 11월 31일 나는 강경지방 성동제일교회에 첫 부임하여 목회를 시작했으니 훈련도 안 받고 전쟁터에 나간 군인과 같은 격이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일찍 목회 전선에 나섰다. 2학년 1학기 마치고 군대 입대하였다가 전역 후 2학년 2학기에 복학하여 공부하였다. 3학년 2학기 때 감리교로 편입하여 두 신학교를 주 야간으로 마친 후 하루 사이로 졸업을 한 것이 무척 고생스러웠지만 남모르는 보람도 충만하였다.

감리교로 오니 신학생들 나이가 지긋하였다. 40대가 20명이라는 말을 들었다. 첫눈에 들어온 젊은 신학생은 신명철과 김종건이었고 나이든 신학생은 배익환과 송청광이었다. 송청광 신학생은 인물이 훤하고 타고난 언변가였다. 4학년 새해 입학식 때 있었던 일이다. 각종 장학금 전달식이 있는데 이 장학금은 대한민국에서는 처음 있는 장학금을 주는데 받는 대상이 자녀가 많은 사람에게 주는 장학금이었다. 그 영광의 주인공이 바로 송청광 신학생이다. 나중에 들은 후문이다. 교회에서도 등록금을 받았는데 교회에 또 다른 신학생이 있어 반을 그에게 주고 나니 남은 반으로 등록금 내기에 부족하였는데 이를 선하게 보신 하나님께서 이렇게 없던 장학금제도를 만들어서 등록금을 내게 해주셨다는 간증을 할 때 큰 은혜가 되었다.

신학교 졸업식에서 폐회 찬송은 이호운 학장이 작사한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를 부른 후에 하나님이 각자에게 허락하신 목회지로 떠났다. 어느 날 동기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문득 궁금하여 찾아보니 돌아가신 분, 또한 은퇴하신 분이 많았다. 실제 현직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아주 드물었다.

얼마 전 송목사님과 통화를 나누었다. 그는 나에게 은퇴 후 천안 신광교회에 출석한다면서 은퇴 후에 나만큼 행복한 사람도 드물 거라며 매달 성찬 보좌를 하고 담임 목사님이 원로 목사 대접한다고 매달 사례금을 통장으로 넣어준다고 자랑하시니 나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송 목사님께서 “전 목사님은 은퇴가 얼마나 남았어요?” 물으셔서 “몇 년 남았습니다” 대답했더니 “목사님, 예수님이 공생애 3년 사역하신 것처럼 열심히 남은 기간 목회하세요” 하신다.

순간 그분의 말씀이 성령의 말씀으로 들렸다. 최근 들어 은퇴라는 압박에 눌려 종종 밤잠을 설치곤 했다. 그러던 중 송 목사님의 한 마디 조언이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내게 무척이나 희망과 용기를 가져다주었다.

며칠 전 아내와 집 근처에 있는 이마트를 찾아갔다가 엘리베이터에 붙은 ‘–F. 실러’의 명언을 읽게 되었다. “시간의 걸음걸이에는 세 가지가 있다. 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오고, 현재는 화살처럼 날아가고, 과거는 영원히 정지하고 있다” 내게만 찾아오는 세월은 아닐진대 아무 생각 없이 수십 년을 살아온 것에 비한다면 요즘은 하루하루가 무척이나 내게는 귀하게 여겨진다. 이런 상황에서 내게 희망과 용기를 준말 한마디, “남은 3년을 예수님처럼 일하세요.” 새삼 송 목사님을 통해 깨달은 바는 그는 ‘지식의 산을 넘어 성령의 사람’이 되었다는 새로운 사실이다.

오주여! 송 목사님의 남은 생애도 남에게 기쁨 주는 삶이 되게 하시고 저도 언제 어디서고 당당히 살아가도록 성령으로 감싸 주옵소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