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나간 수자원公…5천명 허위출장 의혹에 '85억 횡령'까지
정신나간 수자원公…5천명 허위출장 의혹에 '85억 횡령'까지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1.10.21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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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2020.8.12/뉴스1


(서울=뉴스1) = 환경부 산하 공기업 한국수자원공사가 연이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출장비를 노린 임직원 5000여명의 허위 출장 의혹에 이어 부동산 개발 사업 과정에서 '최소 85억원' 횡령까지, 국민이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는 비위 문제가 줄줄이 들춰지고 있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고용노동부 종합 국정감사 도중 감사를 멈추고 오후 2시 긴급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국회 상임위가 국감을 중단하고 별도 사안에 대해 긴급 회의를 여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 아니다. 게다가 이날 국감은 환노위가 맡은 현 정부 마지막 감사였다. 일부 의원이 "꼭 지금이어야 하나" 의문을 내비칠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럼에도 환노위가 긴급 회의를 소집한 것은 이날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수자원공사의 '부산 부동산 사업 횡령사건' 때문이었다.

이번 사건은 수자원공사 직원 2명이 지난 2014~2020년 7년에 걸쳐 최소 85억원에 달하는 부산 에코델타시티(EDC) 사업비를 가로챈 것으로 드러난 사건이었다.

회계·세무·금전·출납 담당자인 A씨 등은 부산 EDC 개발 사업의 취득세·지방세 납부가 현금 인출 이후 납부 고지서를 제출하는 형태로 이뤄진다는 점을 악용, 세금 납부 고지서를 중복 청구하는 방식으로 사업비를 중간에서 착복한 것으로 공단이 내부 감사를 진행한 결과 드러났다.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이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긴급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2021.10.21/뉴스1

 

 


이뿐만 아니라 바로 전날인 20일, 공사는 직원 5000여명이 정부세종청사와 국회 출장을 보고했지만 실제로는 출장을 가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종청사와 국회로부터 지난해 1월~올해 8월 공사 임직원 출입기록을 받아 비교한 결과, 실제 세종청사에 출입한 인원은 1만143명·국회 1244명으로, 출장 내역보다 5057명이 적었다. 즉 세종청사는 4331명, 국회는 726명이 출장 보고만 하고 실제로는 출입하지 않은 게 아니냔 비판이다.

장 의원이 파악한 공단의 출장비 관리 실태는 엉망이었다. 같은 기간 공사에서 기록된 출장비는 총 7억7014만원이었는데, 수자원공사는 직원들에게 복명서(출장 결과 보고서) 또는 영수증 제출 의무를 두고 있지 않아 허위 출장비를 추적할 수 없었던 것이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금으로부터 사흘 전인 지난 18일 국감에서 공사는 재벌인 롯데그룹이 50년 동안이나 국가 소유 땅을 '별장'으로 쓰도록 둔 사실로 인해 큰 지탄을 받기도 했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70년 고향인 울산 울주군 대암댐 옆에 지은 별장은 약 2만2718㎡ 규모가 환경부 소유 국유지였다.

하지만 책임기관인 수자원공사는 2008년 이 사실을 인지하고도 연 5000만~6000만원의 변상금을 받았을 뿐, 철거 등 복구 조치는 하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에야 국유지 점거 구조물을 뜯어냈으며, 아직 원상 복귀까지는 갈 길이 먼 상태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0년 가깝게 국가 땅이 재벌 총수에 의해 사유지로 사용돼 왔다"며 "공사는 반백년 동안 무단 점유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지 않았다"고 공사를 질책했다.

 

 

 

 

 

 

 

대암댐 옆 롯데별장 모습. 2020.1.19/뉴스1

 

 


이날 횡령 사건은 이러한 허위 출장비 의혹, 불법 국유지 점거 방치 등 각종 논란과 맞물려 환노위 위원들을 분노케 했다.

특히 위원들은 이번 사건이 환경부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끝난 '이후'에 공개됐다는 점에 화를 감추지 못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에게 "언제 내용을 보고받으셨냐"고 물은 뒤 '10월1일'이라는 답변을 받자 "국감 끝날 때까지 기다리신 것이냐. 언론 보도 국감 이후로 일부러 늦췄느냐"고 따졌다.

박 사장은 경찰의 구속 수사를 위한 신병 확보 등에 악영향을 우려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같은 당 임종성 의원은 "내부 감사 자료를 제출하는 등 어떻게든 국감 때 보고했어야 한다"고 질타하면서 "은폐하려는 시도가 아니었다면 보고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방치됐기 때문에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국감 진행하시면서 가슴이 콕콕 찔리셨겠다. 이러고도 경영평가 A를 받은 게 말이 되나"라면서 "지금 공사에 문제가 많다. (공공기관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까지 기강이 다 썩었다"고 비판했다.

박 사장에게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곳저곳에서 나왔다.

임이자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 당시에 변창흠 전 LH 사장이 한 달 만에 장관직을 그만뒀다"면서 "사장님도 책임을 지시고 사퇴하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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