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放浪)이란 ‘정한 곳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님’을 의미한다. 방랑자(放浪者, wanderer)란 ‘정한 곳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사람’을 뜻한다.
영국의 작가 매튜린(Maturin, C. R.)이 1820년에 발표한 소설 『방랑자 멜모스』를 보면 주인공 존 멜모스는 자신의 수명을 늘이고 세상의 모든 지식을 얻기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지만, 남아 있는 생애 동안 자신의 계약을 이어받을 사람을 찾아 방랑하는 내용이 나온다. 인간은 욕망과 탐욕 때문에 자신이 목표한 것을 달성하지 못하면 체념하고 방황하며 방랑하는 삶을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순례(巡禮, pilgrimage)란 ‘종교의 발생지나 거룩하게 여기는 성지(聖地)와 영지(靈地)를 직접 찾아다니며 예배 또는 참배함’을 뜻한다. 순례자(巡禮者)란 ‘종교적인 목적으로 성지를 순례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예루살렘이 대표적인 순례지이다. 기독교, 카톨릭, 이슬람교, 동방정교 모두에게 성지로 여겨지는 장소로 대립과 갈등이 많은 곳이다.
나는 기독교인이 많이 찾는 국내 성지순례지 애양원과 양화진 선교사 묘원을 여러 번 방문한 적이 있었다. 특히 새해 또는 어려운 일이 있으면 그곳에 가서 나를 돌아보며 순교한 선교사의 모습을 그려본다.
교회 사랑방 식구들과 가평 필그림하우스를 가서 공동체 훈련과 영성 훈련을 함께 하며 많은 은혜를 받았다. 지구촌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필그림하우스는 경기도 가평군 북면 가화로 1862에 있다. 이곳에서 천로역정 코스를 안내자와 함께 체험한 적이 있었다. 존 번연의 저서 『천로역정』]에 나오는 과정에 따라 만들어진 코스를 설명하는 안내자와 함께 거닐면서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믿음, 침묵, 인내, 사랑, 유혹, 지혜, 시험과 관련된 코스를 지나면서 묵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마지막에 꽃차를 판매하는 곳에서 차를 마시며 신앙생활의 여정은 믿음과 소망과 사랑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다짐했다. 필그림하우스는 침묵과 묵상 가운데 영성을 회복하며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시설이라고 생각했다.
할렐루야교회 6교구 효자 6부부 사랑방은 봄과 가을에 함께 1박 2일 여행을 하며 돈돈하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명한 곳이나 한적한 곳에 가서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친교의 시간을 가지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있다.
창세기 47장을 보면 야곱이 바로에게 축복하며 이렇게 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가 야곱에게 묻되 네 나이가 얼마냐 야곱이 바로에게 아뢰되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 하고”(창세기 47장 8~9절) 여기에서 ‘나그네 길’이란 단어를 묵상하며 방랑과 순례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나그네란 ‘자기 고장을 떠나 다른 곳에 잠시 머물거나 떠도는 사람’을 뜻한다. 야곱은 백삼십의 나이에 자신은 나그네 길이라고 말하고 있다.
100세 시대가 오고 있어서 노년을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방랑자가 아닌 순례자로서 성화의 과정을 위해 매일매일 말씀 묵상과 기도로 예수님의 인격과 성품을 닮아 가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