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구약성경 한글 번역자 ‘피터스 목사’를 기억하는가
한국교회는 구약성경 한글 번역자 ‘피터스 목사’를 기억하는가
  • 최선림 기자
  • 승인 2021.11.07 02: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박준서 회장, 피터스 목사 전기(傳記)와 번역집 ‘시편찰요’· ‘찬셩시 영인본’ 출간 
알렉산더 알버트 피터스 목사.
알렉산더 알버트 피터스 목사.

크리스챤이라면 한번쯤은 ‘누가 처음 성경을 우리말로 번역했을까?’ 라는 의문을 가져 봤을 것이다. 그 해답을 찾아 제시한 이가 있다. 연세대학교 구약학 박사 박준서 명예교수다. 그리고 그 답은 바로 ‘알렉산더 알버트 피터스 목사(Rev. Alexander Albert Pieters 한국명 피득, 1871-1958)’다. 정확히 말하면 피터스 목사는 최초의 구약성경 한글 번역자다. 

피터스 목사는 1898년 시편 150편 중에 62편을 한글로 번역하여 ‘시편촬요’라는 이름으로 출간했다. 이 책이 바로 최초의 한국어 구약성경이다. 그 후 피터스 목사는 공인 구약 성경개역자회에서 활동하며 1937년 ‘개역 구약성경’을 완성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예배에 사용하며 모든 크리스챤들이 애독하고 있는 ‘개역 구약성경’이다. 

숨 쉬는 공기나 마시는 물 만큼이나 우리 곁에서 소중한 생명을 주는 존재가 바로 ‘성경’이지만 그 성경을 우리말로 번역한 이에 대해 알고있는 크리스챤은 드물다. 특히 신약은 스코틀랜드 선교사 ‘존 로스’ 목사가 1882년 출간한 누가복음이 최초의 한글성경이라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는 것에 반해, 최초의 한글 구약성경을 번역한 이에 대해서는 아는 이가 거의 없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박준서 교수는 오랜 추적과 연구 끝에 ‘최초의 한국어 구약성경 번역자 알렉산더 알버트 피터스 목사(대한기독교서회)’라는 전기(傳記)를 내놓으며, 그에 대한 조명과 평가에 대해 공론화를 시작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피터스 목사의 번역서인 ‘시편촬요’와, 찬송가 가사집인 ‘찬셩시 영인본’도 함께 출간했다.  

 

피터스 목사가 번역 출간한 ‘시편찰요’는 최초의 한글 구약성경이라는 것 외에, 몇가지 특징이 있다. 영어나 중국어에서 중역한 것이 아닌 히브리어로 원문에서 직접 번역한 성경이라는 점이다. 또한 모든 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순 한글로 번역했고, 띄어쓰기가 보편화 되기 전 띄어쓰기를 한것도 특징이다. 더불어, 피터스 청년이 한국에 온지 불과 2년 만에 혼자 힘으로 가장 번역이 어렵다는 시편을 유려한 한글로 번역했다는 점도 놀랍다. 

1898년 초기 찬송가 ‘찬셩시’에도 그가 번역한 시편을 주제로 작사 한 17편의 찬송가 가사가 실려있으며, 이 곡들은 오늘날까지도 크리스챤들이 즐겨부르고 있다. 

한편 피터스는 미국 맥코믹 신학교에서 신학 공부를 했다. 목사 안수를 받고 선교사 자격을 취득한 후 한국으로 와서 황해도 재령, 평북 선천 등지서 선교사역을 펼쳤다. 1926년 구약개혁위원회의 평생위원으로 위촉받고 히브리어를 활용하여 11년간 구약개역 작업에 헌신했으며, 이후 1937년 개역작업을 완료, 한국성서위원회는 피터스 목사가 완성한 개역구약성경을 한국교회의 공인된 ‘개역구약성경’으로 공식 선언했다. 개역구약성경이 나오기 까지 곁에서 피터스 목사를 도운 연동교회 이원모 장로의 공도 있었다. 

피터스 목사의 생애를 돌아보면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애양원의 전신인 ‘비더울프한센병자 주거단지’다. 피터스 목사는 나병환자 지역을 찾아 물심양면으로 도왔고 박봉에도 불구, 한센병 환자와 가족을 위한 주택을 40채나 건설하도록 후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피터스 목사는 한영사전의 편찬에도 일익했다. 그는 언어에 능했던 학자적 선교사 제임스게일 목사가 1897년 출간한 한영사전에, 7천개의 단어를 추가하며 8만 2천 단어에 이르는 1760쪽 짜리 한영사전을 편찬하며, 언어천재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피터스 목사는 선교사이며 설교자로서 남긴 육필 원고가 두드러진다. 그는 1927년부터 1941년 은퇴할 때 까지 13년간 설교했던 219편의 설교 원고를 남겼는데, 깨알같이 쓴 원고는 한국교회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는 피터스 목사의 이 육필 원고 또한 향후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피터스목사 기념사업회 박준서 회장
피터스목사 기념사업회 박준서 회장

더불어 기념사업회는 앞으로, 서울 양화진선교사묘역에 피터스 목사 기념비를 건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피터스 목사에 관한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는 미국과 영국 성서공회로부터 자료를 수집해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며, 피터스 목사 기념 강좌도 기획하고 있다. 그밖에도 피터스 목사의 업적을 알리기 위한 영상물 제작과 자료전시실, 기념관 건립 등도 구상하고 있다.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박준서 회장은 “우리가 원문이 아닌 우리말로 성경을 읽을수 있기에 하나님과 진리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피터스 목사의 업적은 귀한 일이며, 하나님의 은총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이러한 고마운 분의 업적을 기억했으면 한다”며 “앞으로 기념사업회는 피터스 목사의 업적을 알리고 그를 기억할 수 있도록, 그에 관한 책과 기념관 등을 지어 꾸준히 알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문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010.9085.765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