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목사님은 은퇴가 없습니다”
“우리 목사님은 은퇴가 없습니다”
  • 전태규 목사(서광교회)
  • 승인 2022.05.1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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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규 목사.
전태규 목사.

두 아들이 고등학교에서 검도하던 시절 아내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골목에 서 있던 젊은이들이 지나는 아내를 보고 ‘아가씨’ 하고 부르더란다. 아마 나이보다는 제법 젊게 보였는가보다. 순간 부르는 곳을 쳐다보니 그들은 ‘아니구먼’ 하면서 사라졌다고 한다. 아내는 집에 와서 그날 있었던 일을 내게 말하였다. 나는 아내에게 그들이 아가씨를 불렀지 당신을 불렀느냐고 되물었다. 아내는 길에 아무도 없어서 쳐다보았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자신이 아가씨가 아니면 스스로 쳐다보질 말아야지 왜 쳐다보고는 실망을 하느냐고 하였다. 순간 깨달음은 여자는 누구나 젊음으로 통하는 아가씨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 후로 식당이나 어느 곳에 가면 나이가 많은 할머니만 아니면 ‘아가씨’ 라고 불러준다. 그러면 그들이 무척 좋아하며 음료수도 여러 번 서비스 받았다. 

아버지께서 늦은 나이에 대전 목원대학교 교역대학원을 다니셨다. 버스 차장에게 학생증을 보여주면 “아저씨가 학생이세요” 하더란다. “그럼 학생이지”라고 말하면 웃으면서 버스비를 할인 해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은 젊은 아가씨가 할아버지라고 부르더란다. 그때는 기분이 얼마나 나쁜지 아버지도 젊은 아가씨에게 할머니 이렇게 부르려다가 참았다고 한다. 얼마 전 우리교회 여자 남 권사가 내가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우리 목사님은 은퇴가 없습니다’ 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나는 이문구가 무척 기분이 좋았다. 과거 아버지가 43년 목회를 마치고 남부연회서 은퇴식을 가져 대전에 내려갔다. 자식된 입장에도 기분이 숙연한데 당사자인 아버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우리교회에 외부에서 새벽기도회를 나오시는 권사님이 계시다. 얼마 전 남편이 소천 하였고 암 제거 수술과 다리수술까지 받으셨다. 어느 날 우연히 길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가 내게 요즘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한다. 남편이 살아 있을 때는 빨리 하나님이 데려가길 바랐는데 막상 가고 나니 보고 싶다면서 최근 유방암 수술을 한 후에 더 살기기 싫어졌다면서 나도 여자잖아요 하시는데 내 마음이 찡하였다. 

내가 그 입장에 서도 충분이 이해가 되었다. 그러면서 나더러 은퇴가 얼마 남았냐고 물으신다. 남은 기간을 말하니 권사님은 “나 죽을때 까지는 서광교회에 계셔야 합니다” 라는 말을 하시는데 목사로서의 보람도 생겼고 아직은 내가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하니 내 속에서는 새힘이 솟아남을 느꼈다.

어느 날 우연히 후배목사가 쓴 글을 읽다가 힘을 얻었다. ‘주홍글씨’ 의 저자 나다니엘 호손의 내용이다. 그가 훌륭한 작가로 성장 한 것은 대학 시절 만난 세 친구 덕분이었다고 공언했다.
첫째는 보든대학에서 함께 수학한 거부 ‘호레이쇼 브리지’는 무명작가에게 출판비 전액을 지원했다. 둘째는 정치인 ‘피어스’ 로 정계 기반을 닦자마자 집필활동을 도왔고 무명작가를 대작가로 미리 예우한 인물이다. 후에 미국14대 대통령이 됐다. 셋째는 유명 시인 ‘롱펠로우’이다. 그는 호손을 위해 서론을 써주며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은 인물이다. 그는 이들 덕분에 이미 대작가로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 비판과 질책이 난무하는 시대, 따스한 말 한마디가 너무도 그립다. 얼마 전 일이다. 전날 늦게 잠을 청하였다. 평소대로 새벽기도회를 마친후 보라매공원 둘레길을 5섯바퀴 돌고 들어왔다. 순간 몸이 나른하여 잠이 들었다. 이때 잠은 꿀맛이다. 그런데 전화벨이 울려 받으니 군대서 만난 목사다. 그는 평소에도 전화가 너무 길다. 그러나 졸면서 끝까지 전화를 받고 다시 잠이 들었다. 나중에 일어나 생각하니 실례한 느낌이 들어 문자로 상황을 이야기하며 죄송하다고 하였다. 그 후에 이런 답변이 왔다. “이제 6학년인데 그럴만한 때입니다. 총기있고 명석한 전 목사님일지라도 가는 세월은 어찌 하오리이까!”  

나는 그 문자를 받고는 한동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사람은 기분에 살고 기분에 죽는데 좀더 좋은 말을 하면서 살수는 없을까. 이것이 나의 고민이다. 지금도 남권사가 내게 전해준 ‘우리 목사님은 은퇴가 없습니다’ 라는 이 말이 내게 큰 격려가 된다. 은퇴할 시간은 지금도 가고 있지만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 기대수명이 1970년도 61.9세에서 2014년에는 82.4세로 올라갔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부터 가정과 세상에서 작은 희망을 전하는 사랑의 그리스도인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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