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과 채움
비움과 채움
  • 신형환 이사장(성숙한 사회연구소/경영학 박사)
  • 승인 2022.05.1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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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환의 단상(斷想)
신형환 박사.
신형환 박사.

동사 비운다는 ‘① 일정한 공간에 사람, 사물 따위를 들어있지 아니하게 하다. ② 손에 들거나 몸에 지닌 것을 없게 하다. ③ 어떤 일을 위해 시간을 남기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잔을 비운다는 ‘부어놓은 잔의 술을 말끔히 마시다’라는 뜻이다. 바닥을 비운다는 ‘일정한 분량의 것을 남김없이 다 없앤다’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동사 채운다는 ‘① 일정한 공간에 사람, 사물, 냄새 따위를 가득하게 하다. ② 정한 수량, 나이, 기간 따위가 다 되게 하다. ③ 만족하게 하다.’의 의미로 사용한다. 새해를 맞이하여 삶에서 비움과 채움의 구체적인 내용을 돌아보려고 한다.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 영적인 분야에서 비워야 할 것 또는 채워야 할 것이 있다.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려면 먼저 무엇을 버리거나 비워야 할까?

나는 개인적으로 무엇보다도 욕심이나 집착을 버리거나 비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문제의 발단은 욕심과 탐욕, 그리고 집착에서 발생한다. 세상에 보이는 물질과 권세, 명예를 좇다 보면 무리하게 경쟁하거나 남을 중상모략하여 더 큰 낭패에 빠질 수 있다. 분수에 맞추어 살아가며 자족하는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 성과에 집착하여 무리수를 두지 않고 과정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자녀 양육과 교육에서도 부모의 욕심이나 집착으로 자녀를 망칠 수 있다. 자녀의 소질과 적성에 맞추어 자기 계발을 통해 자녀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용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교만과 아집을 비우거나 버리고 겸손과 온유의 옷을 입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나의 주장과 관점을 상대에게 강요하기보다는 먼저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존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물질 문화인 3S 스포츠(sports), 스크린(screen), 섹스(sex) 등에 빠지기보다는 정서를 풍요롭게 하는 음악과 미술, 독서와 여행을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일을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과 동행할 수 있어야 한다. 새해에는 책 읽기를 좀 더 많이 하여 간접 체험으로 정신적, 정서적 풍요로움을 채우면 좋겠다.

나는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고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나의 의지와 집념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고 있음을 감사해야 한다. 나의 방법과 계획까지도 내려놓고 하나님의 방법과 계획이 무엇인가를 깊이 묵상해야 한다. 따라서 매일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읊조리는 생활로 영적 풍요로움을 채워야 한다. 또한 하나님이 나를 향하신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듣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며 세미한 음성에 귀 기울여야 한다. 앞서 행하시는 성령님께서 들려주시는 음성과 인도하심에 순종하며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기 위해 아주 작은 부분부터 희생할 수 있는 마음과 내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마음으로 풍요로움을 채울 수 있어야 한다. 갈등과 대립에서 벗어나 용서와 화해의 길로 나아가는 데 내가 먼저 손을 내밀 수 있어야 한다. 새해에 내가 비워야 할 것은 무엇이고 채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돌아보며 성숙한 삶, 성숙한 문화, 성숙한 사회를 추구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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