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하나님 덕분입니다”
“다 하나님 덕분입니다”
  • 전태규 목사 (31대 감리교부흥단장, 서광교회)
  • 승인 2022.05.2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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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규 목사.

수년 전 결혼기념일을 맞아 제주도를 가려고 지하철을 탔다. 어느 부부가 내 발산역에서 내리면서 내게 어느 장소를 묻는다. 처음 본 이들은 외국에서 온 사람 같은데 얼굴이 선하게 보였다. 나는 옆에 있는 아내에게 말을 하였다. 이들이 외국에서 한국에 들어와 일하는 사람들 같은데 얼굴이 선해 보이지 않느냐고 하니 아내는 순간 빨리 전화번호를 물어보라는 것이다.
나는 아내의 말을 듣고 급히 일어나 명함을 주면서 나는 목사인데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겠냐고 하였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내게 전화번호를 불러주었다.

제주도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나는 그분에게 전화를 하였다. 그는 광명에 살고 있어 우리 교회가 위치한 보라매역과는 가까운 거리였다. 훗날 만나서 이야기를 들으니 하남시에서 일을 하다가 손을 다쳐 지금까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는데 회사에서 치료비가 중단되어 병원에서 나가라 하여 본사를 찾아가던 중에 우리를 만난 것이다. 나는 그를 평소 친분 있는 의사에게 데려가 치료와 상담을 받게 해 주었다. 그로부터 이들 부부가 우리교회를 나와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남편은 집사 임명을 받았다.

새해 들어 그의 큰딸이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나는 교우들에게 외국에서 왔으니 더욱 관심을 갖고 많이 참석할 것을 요청하였다. 평소 다른 결혼식보다는 성도들이 많이 참석하여 축하 하였다. 예식을 보면서 나라마다 약간씩 결혼풍습이 다른 것을 알게 되었다. 중국은 신랑이 결혼예식 비용을 다 낸다고 한다. 또한 예식도 정한 시간보다 2분 전에 시작하며 예식 시간도 10분 전후라니 나는 혼인서약과 주례사만 아주 짧게 하였다. 짧은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하나님은 순간 나에게 고린도전서 13장 13절을 주셨다. 우리 인생이 살아가면서 항상 있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준다. 나는 주례자로 이런 말을 전하였다. 

“외국속담에 거친 바다로 나갈 때는 한 번 기도, 전쟁터로 나갈 때는 두 번 기도, 결혼식에 나갈 때는 세 번 기도 하라고 하였습니다. 여러분은 정말 행복하십니까? 이 물음에 행복하다고 대답한 사람은 17%라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오늘 결혼예식을 하는 신랑 신부가 여기에 들어가길 바랍니다. 성경에는 믿음과 소망과 사랑은 항상 있을 것이라 하였고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주례자로서 결혼생활에 꼭 필요한 행복한 가정의 비결 하나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특별히 신랑은 더욱 깊이 마음에 새기고 결혼생활을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소를 다섯 마리만 키우시기 바랍니다. 신랑만 주례자를 따라 해 보세요.

내가 졌소, 당신이 옳소, 당신 맘대로 하소, 나를 용서 하소, 밥만 주소.”

잘 따라 하던 신랑이 갑자기 미소를 짓는다. 이상 주례사를 마친다고 하니 신부의 아버지가 벌떡 일어나 뒤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면서 박수를 유도한다. 결혼식이 요지경이다. 이번에 깨달은 것은 요즘 현대인들이 좋아 하는 건 무엇이든 짧게 하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보통 충청도 사람은 느리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보통 춤추러 나갈 때 오늘 밤 우리 춤추러 갈까요? 라고 한다. 그러나 충청도 사람들은 짧게 한마디 던진다. “출껴” 이 얼마다 짧고 분명한가! 어째 든 신부 측 부모가 흡족해 하는 것 같아 편안한 마음으로 부흥회를 하러 내려갔다 

첫날 집회를 마치고 문자를 보냈다. 

“이 집사님! 오늘 성대하고 깔끔하게 결혼식을 잘 마치었고 사위도 잘 보셨어요. 식사도 좋았습니다. 가정에 큰 축복이 임하길 기도합니다. 그는 내게 답을 보내왔다. 다 하나님 덕분입니다. 목사님, 교인들 오셔서 더욱 빛이 났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는 결혼식에 참석한 교우들 이름을 알려 달라고 한다.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인사를 드린다고 하였다. 나는 목회자로 부름 받아 돌아보니 전도를 많이 못했다. 그러나 지하철에서 만나 전도한 이 집사 부부 때문에 조금은 체면이 선다.

어느덧 목회 후반기에 서보니 문득 웨슬리 목사님의 말씀이 머리에 스쳐간다. 이 세상에서 그 어떤 것을 했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혼 구원을 위해 얼마나 시간과 물질과 정열을 투자했느냐를 말이다.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구원하기 위해 이제부터라도 더욱 전도에 힘을 쏟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짐해 본다.

“하나님, 이호녕 집사 부부가 한국에 들어와 주님을 구주로 영접하였으니 이제부터 하나님 자녀로 행복하게 살게 하시고 그의 자손들의 다 주님을 섬기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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