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만 해도 국민이면 누구나 부러워하던 대기업의 총수들이 이제 철창신세를 지게 되고 또 도망다니는 자도 있다.
이런 변화를 보면서 우리 사회가 이제 제대로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여전히 우리 사회는 정상이 아니라 거꾸로 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민들은 그동안 아이엠에프 체제와 구조조정을 통해 여태껏 잘 몰랐던 대기업들의 실상을 보다 정확하게 알게 되면서 재벌들에 대한 환상이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보다 더 심한 것은 대기업에 대한 불신과 재벌에 대한 분노감과 증오심이 커졌다는 사실이다.
우리 국민들은 대기업들을 알고 보니 자본보다 빚이 더 많고 결국 속빈 강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국민들을 분노케 한 것은 재벌들의 비리와 부정이었다.
정권과 결탁하여 불법으로 은행돈을 제 돈처럼 갖다 쓰고 또 기업의 돈을 해외로 빼돌려 저 혼자 호화사치 생활을 누리는 자도 있었다.
정부는 기업이 맥없이 무너지면 ‘공적 자금’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돈을 갖다 메꿔 주곤 했다.
모든 손실을 그대로 국민에게 떠넘긴 것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 대기업들은 기술개발과 상품의 질로 기업을 성장시키고 세계 시장으로 진출한 것이 아니라 땅투기와 거짓 회계장부를 만들어 마치 재산이 불어 난 것처럼 정부와 국민을 속여 왔다.
이런 속임수로 기업을 문어발처럼 키워서 결국은 국가 재정을 파탄시켰다.
재벌들은 사실 기업의 모든 빚을 다 갚고 나면 알거지나 다름없다.
아마 재벌들은 가장 빚이 많은 ‘대빚쟁이’들인 셈이다.
그런데 이런 ‘대빚쟁이’가 여전히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니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제대로 된 세상은 아니다.
정권은 국민에게 위임받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인은 국민을 안중에도 두지 않고 권력을 자기 것처럼 휘둘러 댄다.
민주국가에서 모든 권력은 정치인들에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로부터 나온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 현실은 그 반대이다.
공무원들도 국민이 고용한 ‘공복’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공무원이 오히려 국민의 위에서 군림하면서 국민의 편의를 무시한 채 권력자의 손발이 되어 주고 있다.
주인인 국민은 무시되고 국민을 섬겨야 할 권력자를 모시고 있다.
이뿐 아니다. 교회는 모든 이에게, 그리고 세상을 향해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
목회자는 성도들의 주인이 아니라 성도를 주님께 인도해 주는 주의 종이다.
그 종이 섬겨야 할 성도 위에서 왕노릇하고 있으니 교회조차 거꾸로 되었다.
대교회 목회자는 아무나 만날 수 없다.
성도가 목회자를 만나기 위해 찾아다녀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목회자가 성도들을 찾아 다녀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이 모든 상황이 거꾸로 바뀌어졌다.
교회도 정치도 기업도 모두 뒤집혀 있다 보니 우리 사회도 뒤틀려져 가는 것이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인간 교육을 시켜야 할 곳이 자기 개인의 영달을 위한 일류대학병에 걸린 도둑만을 길러내고 있다.
이렇게 교육이란 것도 거꾸로 가고 있다 보니 교육 때문에 이 땅을 떠나는 풍조가 생겨난 것이다.
거꾸로 가는 사회는 반드시 멸망이 그 정착점이다.
지금 우리 사회를 보고 어찌 통탄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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