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마치시고 가신 거예요”
“잘 마치시고 가신 거예요”
  • 전태규 목사 (감리교 31대부흥단장, 서광교회)
  • 승인 2022.08.0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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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규 목사.
전태규 목사.

공중에 날아다니는 새 한 마리도 하나님의 허락하심이 없이는 떨어지지 아니한다고 하였다.

두 아들이 선교사로 나간 뒤부터 나는 다른 곳 여행 갈 것을 아껴두었다가 13년째 아들 선교지만을 찾아간다. 이유는 여섯 식구가 나가 있으니 필요한 짐도 가져가고 특별히 쌍둥이 손자들이 보고 싶어서다. 그동안 내가 속한 모든 단체는 수련회를 동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유치하게 돼 많은 분들이 한두 번씩은 다녀왔다. 이것은 내 재주가 아니라 자연을 아름답게 만드신 하나님의 오묘하신 솜씨 덕이다. 과거에는 이름정도 기억하는 곳이었으나 최근 들어 방송을 타면서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에 들어갈 정도로 가보고 싶은 지역으로 유명해졌다. 아시아에서 제일 높은 키나발루산이 있고 바다와 원시적인 자연이 보전되어 원숭이들이 사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또한 과거 시골에서 보았던 반딧불의 세계를 볼 수 있어 언제 가봐도 크리스마스 계절의 황홀한 분위기를 맛 볼 수 있다. 또한 세계 3대 석양이 아름다운 지역으로 선정되었고, 여름 과일 두리안의 천국이다.  

얼마 전 내가 속한 동작 지방 회의에 참석하였을 때 구준성 목사가 하는 말이 우리 지방 단합을 위해 우리지방 소속인 모 선교사가 사역하는 곳을 가자고 제안하였다. 그 자리에 있던 임원진 모두가 한마음으로 동요되는 것을 느꼈다. 이에 동작지방 교역자부부 수련회를 현지에서 열기로 결정하였다. 준비를 위하여 국내서는 선교부 총무와 교육부 총무가 중심이 되어 준비하였다. 또한 해외서는 우리가족이 분담을 하여 준비하였다. 장남은 총진행을 나는 남자목사님, 아내는 사모님, 며느리는 여행 중에 필요한 음식을 맡기로 하였다. 그 먼 곳까지 찾아오신 그분들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여행에 불편함 없도록 최선을 다해 섬기는 것 밖에 없었다. 오래 오래 추억에 남는 선교여행이 되길 간절히 바랬다.

그러나 우리 앞길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필리핀에서 불어 닥친 태풍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몰아 쳤다. 여러 번 이곳에 왔었지만 처음 보는 광경이다. 첫날 민속촌은 겨우 비를 피해 구경하였다. 오후에는 장거리 반딧불 투어를 떠났다. 다른 때는 중간지점에서 날씨가 더워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이번에는 폭우로 아이스크림을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그 덕분에 두리안으로 간식을 채웠다. 그러나 기후관계로 다른 것은 보았지만 해지는 석양은 끝내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먹은 김치는 모두를 즐겁게 해주었다. 며느리의 정성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선교부 총무목사가 “이번에 해지는 석양은 꼭 봐야 합니다.”라며 내게 압력을 준다. 물론 내 마음도 굴뚝같지만 날씨는 하나님 몫이 아닌가? 다른 목사에게 무거운 내 마음을 이야기하였더니 그도 “그거야 하나님이 하셔야지 우리가 어떻게 합니까?”라며 다독인다. 어찌어찌 어렵게 첫날 일정을 소화하였다. 

둘째 날은 섬에 들어가는 날이다. 아침부터 비가 쏟아진다. 부득이 일정을 바꾸어 쇼핑과 환전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하루를 보냈다. 셋째 날 아침에 비는 잠시 소강상태가 됐다. 그러나 일기예보는 비가 온다는 것이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서둘러 섬 투어를 하였다. 평소보다 파도가 많이 쳐 마음약한 사모님들은 공포로 떠는 순간이었다. 감리사님 사모님이 두 손을 모으고 파도를 잔잔케 해달라고 기도하신다. 한 사모님은 얼굴을 파묻고 잔뜩 겁먹은 모습이었다. 우리는 사진만 찍고 바로 나왔다. 여객선 부두에 도착과 동시에 퍼 붓는 비는 자연을 주관하시는 분이 하나님 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 학습의 산 교육장이었다. 

수요예배는 현지 교회에 찾아가서 선교사의 보고를 들으며 은혜와 감동의 시간을 가졌다. 지금도 기억하는 것은 현지 대학생 청년이 부른 “당신은 사랑받기위해 태어난 사람” 이라는 노래를 들을 때 마음이 찡하여 우리 모두는 박수를 보냈다. 선교사의 말을 들으니 한국 선교사가 있는데 한국 노래 하나는 불러야 할 것 같아 10명에게 가르쳤는데 9명은 포기하고 한명만 끝까지 배워서 특별찬송을 불렀다는 것이다. 그 청년의 아버지는 적의 목을 베어오는 이반족이었으나 예수 믿고 원주민 교회 목사로 섬기고 있고 아들은 지금 사바대학을 다닌다고 하였다. 복음의 위대함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현지 교우의 집을 방문하기로 했던 일정은 비로 인해 방문만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 시간을 이용하여 마지막 커피타임을 가졌다. 이어 언제나 그러하듯 모든 아쉬움을 뒤로 하고 수련회 일행 팀은 인천공항 발 비행기에 몸을 싣고 아쉬운 작별의 손을 흔들면서 헤어졌다.

돌아와서 피곤한 잠을 자고 일어나니 천둥이 치고 전날보다 비가 더 많이 쏟아진다. 평소 말수가 적은 아들이 한마디 한다. “잘 마치고 돌아가신 거예요.” 왠지 이 말이 오래 가슴에 남는다. 어려움 속에서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또한 참석한 감리사님을 비롯하여 주무 총무님, 또한 동참해주신 동역자들, 부득이 참석은 못했지만 기도하며 마음을 나눈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아울러 어려운 중에도 선교에 힘을 실어주신 지방 사회평신도부와 여러 교회 위에 감사를 드린다. 사랑의 빚은 복음을 전하는 일로 보답할 것이며 이 모든 영광을 살아계신 하나님께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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