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께서 심으신 복음의 결실
아버님께서 심으신 복음의 결실
  • 전태규 목사 (감리교 31대부흥단장, 서광교회)
  • 승인 2023.01.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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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규 목사.
전태규 목사.

1975년도 강원도 양구 983에서 군생활 할 때가 생각난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오지가 있었는가. 나는 무슨 죄가 많아 이런곳 까지 끌려왔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만감이 교차 했었다. 요즘 우리 사회는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과거에는 남아선호사상이 지배 했었는데 요즘 통계자료를 보면 여아를 많이 선호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 이유중 첫 번째는 병역이다. 지났으니 하는 말이지, 당사자들에겐 보통일이 아니다.

지금도 잊지 못하는 것은 아버님이 섬기시던 도고온천교회 성도들이 이곳 부대를 방문해 주셨던 일이고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점호를 받을 때면 편지 온 것을 나눠 주는데 내게 온 편지는 일찍 눈에 띄어 이름을 부르기 전에 먼저 알고 기뻐했었다. 왜냐하면 편지 뒷면에 둥그런 도장을 찍으셨는데 내용은 ‘개봉하는 순간부터 영광이 있기를’ 이라고 새겨진 글이었다. 그토록 편지가 그립고 초코파이, 삼립빵, 군용 건빵이 그립던 시절이 있었건만 이젠 북한병사까지도 초코파이를 거절한다니 세월이 많이 변한 것 같다.

나의 아버님은 목회 하시면서 말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일로 심장병을 얻으셔서 수술을 받으셨다. 이후 은퇴 전 10년 가까이 대학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으셨다. 그리고 은퇴 후 4년째 되던 해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셨다. 병을 얻은 이유야 하나님만 아시겠지만 자식된 입장에서 볼 때 짐작은 간다. 그러기에 나는 목회하면서 생명을 내걸고 싸워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만큼은 피하려 애를 쓴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이성봉 목사님이 하신 말씀을 가슴에 새겼다. “남의 눈에 눈물 빼면 네 눈에 피눈물 날줄 알라”는 말이다. 저주같이 느껴지는 무서운 말이다. 이런 일은 하나님께 부름받은 목사가 할 일은 아닌 것으로 믿어진다.

아버님이 중환자실에서 의식 없이 누워 계실 때 내 마음에는 가실 때 가시더라도 2000년은 넘기셨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1달을 남긴 시점에 아버님을 부르셨다. 그때 나는 애써 성경을 해석하였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으라고 하셨으니 하나님은 아버님을 19세기로 마감하게 하신 것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였다.

그동안 나는 개척교회를 시작하여 30년이 넘게 아버님의 뒤를 이어 목회를 해오고 있다. 그동안 기쁜 일도 많았지만 때론 목회가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날 때면 앞서 이길을 달려가신 아버님을 생각하며 늘 존경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내가 해드릴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었다. 못다한 효도에 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아버님 기일을 맞을 때면 과거 아버님께 받았던 사랑을 기억하며 하늘나라에 가계신 아버님께 이메일로 편지라도 보내 드리기로 다짐했다. 금년에는 아버님이 하늘나라에서 무척 기뻐하실 것 같은 확실한 소식이 있어 편지쓰기가 기대된다.

내용인즉, 이호문 감독님을 도와 세계복음화중앙협의회서 일을 한지도 수년이 되었다. 최근 내가 맡은 일은 해마다 11월에 개최되는 각 분야별 시상식이 있는데 나는 금년에 부준비위원장을 맡아 그 일을 진행하게 됐다.
그래서 부흥사 부분에 좋은 분을 찾던 중 평소 가까이 지내는 성결교단 친구에게 연락해 추천을 부탁했다. 그는 나에게 “이상문 목사 교회 후배인데 엄청 뜨는 분입니다”한다. 듣고 보니 나도 신문에서 많이 보았던 바로 우리가 찾는 장래가 촉망한 분이었다.

나는 평소처럼 모르는 후배이나 친구의 소개를 받고 곧바로 전화를 하였다. 그는 내 전화를 받더니 “혹시 전병권 목사님 아들 아니세요?” 한다.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아느냐 물으니 신문에서 내가 쓴 글을 읽고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람 사는 것이 참 신기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나의 아버님이 목회하시던 서천 비인 옆에 있는 도둔감리교회가 모교회라 하면서 어머님이 지금 권사로 섬기고 계시며, 그래서 감리교회만 봐도 반갑다고 하였다. 청년시절 아버님이 오셔서 말씀을 전하셨는데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말씀이 살아서 움직인다는 얘기를 했다. 그러면서 말씀에 은혜를 받고 지금 목회하면서도 그런 신앙으로 목회를 하려 한다고 하였다. 덧붙여 아버님은 신비적인 신앙이 있으셨다고 하였다. 과거에도 몇차례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당년에 곡식을 얻으려거든 곡초를 심고, 십 년에 거두려거든 나무를 심으며, 백년에 거두려거든 사람을 심고 영원히 거두려거든 복음을 심어라’라는 말이 있다. 감춰진 보화를 발견하듯 나는 금년에 아버님이 뿌려놓으신 보물을 12년만에 찾은 것 같아 무척이나 기쁜 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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