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산 작은 거인
금수산 작은 거인
  • 전태규 목사 (감리교 31대부흥단장, 서광교회)
  • 승인 2023.01.3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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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규 목사.
전태규 목사.

얼마 전 선배의 소개로 단양 적성교회에서 부흥집회를 인도했다. 이 교회는 국립공원 금수산 아래 해발350m에 위치한 교회로 6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담임목사는 직장생활을 하다 뒤늦게 목회 길에 나섰는데 이 길을 가려고 할 때 아내는 한번 가면 돌아 올수 없으니 잘 생각하고 선택하라고 하였단다. 경상도 최남단 섬에서 첫 목회를 시작하다가 태풍으로 교회가 사라져 육지로 나와 남해제일교회에서 공부방을 경영하며 사람 키우는 일에 심혈을 기울여 목회하다가 14년 전에 이곳 적성교회로 청빙 받았다고 한다.

이 지역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면 단위로는 초등학교와 다방이 없는 오지이기도 하다. 상황을 모르는 나는 강사숙소를 단양읍에 마련했다 하여 가까운 곳에서 얻지 왜 먼 곳까지 갔느냐고 하였으니 속으로는 얼마나 답답하였을까.

이곳에 머무는 동안 나는 목회가 무엇이기에 안전한 직장을 뒤로하고 이렇게 힘든 길을 걸어야 하나 많은 생각을 하였다. 사랑하는 외아들을 근처에 초등학교가 없어 아침에는 통학차를 태워 보내고 오후에 끝날 때는 학교 가서 태워 온단다. 나는 몇일있는 동안 숨겨진 보배 목사와 이 교회를 세상에 알리고 싶어졌다.

첫째, 목사님의 목회철학과 열정에 감동 되었다. 주보를 보니 신앙지표가 그리스도의 품격(마5:3~12)이고 생활지표는 믿음을 청춘으로!(수14:6~15) 믿음의 거인으로!(삼상17:55~58) 되어 있다. 시골교회로서는 좀 어석해 보였다. 주보 안쪽에는 교회의 비전 3가지!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교회, 하나님의 성령이 운행하는 교회, 하나님의 사랑이 완성되는 교회, 이며 목회비전 3가지! 오늘의 평강한 삶과 내일의 영원한 삶의 완성!(요삼1:2) 성령으로 새로워진 존재!(롬8:1~30) 존귀와 영광을 받는 시온!(사2:2~4) 이다. 이달의 중보기도는 교회부흥! 심령부흥! 가정부흥! 축복 부흥성회를 위해서 기도. 예수님을 깊이 묵상하는 사순절이 되도록 기도. 한해 농업이 주안에 잘 경영될 수 있도록 기도. 이었고 “신앙은 생활”입니다. 라는 문구가 눈에 크게 들어왔다. 

뒷면에는 목회단상으로 ‘후회’라는 칼럼이 두 칸을 차지하고 있는데 중간중간 영어 히브리어 헬라어로 정확하게 적혀 있었다. 교인들 이야기를 들으니 이구동성으로 목사님이 설교 준비를 많이 하시며 설교가 내용이 있다고 하였다. 나는 속으로 서울의 정동이나 상동 교회의 부목으로 사역하면 좋을 것 같았다. 또한 그는 시인으로 다윗이나 모세를 보는듯 하였다. 집회 전 매시간 40~50분 정도 찬양을 드리는데 목사님도 교인도 모두가 존경스러웠다.

둘째는 야긴과 보아스 같은 장로님들이 든든히 서 계시다. 장로는 원로가 세분이고 시무가 두분 이다. 그중 두 분이 여자 장로님이니 균형이 잡혀 있다.

셋째는 사랑이 넘치는 초대교회이다. 농촌교회에 기쁨을 주려고 우리교회 복음가수와 워십팀이 내려가 찬양과 공연을 하였다. 성도들이 모두 좋아하며  그동안 부흥회를 수년간 못했는데 이제부터는 매년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시골서 나오는 농산물을 함께 간 사역자들에게 주니 몹시 기뻐한다. 집에 돌아가 한 분이 문자를 보내왔다. “목사님! 은혜 가운데 집회 잘 마치고 오시길 기도합니다. 적성교회의 사랑이 오래 남을 것 같아요” 라고 적혀 있다. 

넷째로 맡겨진 작은일에 충성하였다. 차량이 불편하여 나는 일찍 교회에 도착해 교육관에서 40~50분 쉬었다 올라간다. 쉬려면 연세가 지긋하신 장로님과 권사님이 매시간 들어오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신다. 나는 솔직히 쉬고 싶은데 이야기를 나누느라 심심이 피곤하였다. 나중에 보니 이들은 강사 영접위원이었다.

다섯째, 여호와 이레의 일꾼들이었다. 남해 쪽에서 오신 김무 장로님, 한옥학교에 전통기술을 배우러 온 집사 부부가 충성스럽게 주님을 섬기고 있다. 그의 말인즉 주일에 누구와 대화할 사람이 없어 식사 후에는 청소하는 일, 찬양 인도하는 일 등으로 봉사한다고 한다. 교인들의 평균연령은 70대가 넘는다. 더러 젊은층이 있어 물어보니 외지에서 온 성도들이라고 한다. 웨슬리가 남긴 말 중에 하나님은 하나님의 사람을 장사 지내어도 그의 일은 계속하신다. 이곳 교회를 바라보니 새삼 주님의 교회임을 깨닫게 된다.

떠나오는 날 담임목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전에 임원 회의를 열었는데 다음번에 다시 한번 모시기로 하였다고 한다. 신학교 졸업식에서 드렸던 찬송이 지금 내 가슴속에 울려 온다.
“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 들고 가오리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리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리다” 

이제 남은 시간은 더욱 주를 위해 살기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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